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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죽은 비를 타고

by 봉봉주세용

비가 오는 날. 칼칼한 국물이 당겼다. 가끔, 아니 자주 생각나는 어죽. 충청도에서는 흔한 음식으로 어탕국수라 부르기도 하고, 생선국수라 불리기도 한다. 충북 옥천군 청산면에는 도리뱅뱅생선국수 거리가 있다.

거기에 있는 허름한 원조 생선국수집. 반지하에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그곳의 생선국수는 감동이다. 왜 이런 곳은 백종원 아저씨가 안 다녀갔을까 싶었는데 젊은 그의 앳된 사진이 빛바랜 채 걸려 있다.

어찌 되었든 충북까지 내려가지 못하니 아쉬운 대로 가까운 곳으로 어죽을 먹으러 갔다. 함께 간 한 동료는 맛있다고, 식당 근처에 강이 있는 것이냐며 지도를 찾아본다. 하지만 오랜 단골로 그 식당을 원래 좋아하는 다른 분은 식당을 나서며 맛이 변한 것 같다고 하신다.

나도 가만히 생각해 봤는데 맛은 변함이 없었다. 주인이 바뀐 게 아닌데 그 맛이 어디 가겠는가. 일 때문에 받은 스트레스로 맛이 제대로 안 느껴진 건 아닌지. 조심스럽게 내 생각을 얘기했더니 맞는 것 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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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죽의 맛은 변함이 없는 것으로.

일체유심조.


#어죽 #어탕국수 #생선국수

#백종원 #일체유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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