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는 날. 칼칼한 국물이 당겼다. 가끔, 아니 자주 생각나는 어죽. 충청도에서는 흔한 음식으로 어탕국수라 부르기도 하고, 생선국수라 불리기도 한다. 충북 옥천군 청산면에는 도리뱅뱅생선국수 거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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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있는 허름한 원조 생선국수집. 반지하에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그곳의 생선국수는 감동이다. 왜 이런 곳은 백종원 아저씨가 안 다녀갔을까 싶었는데 젊은 그의 앳된 사진이 빛바랜 채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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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되었든 충북까지 내려가지 못하니 아쉬운 대로 가까운 곳으로 어죽을 먹으러 갔다. 함께 간 한 동료는 맛있다고, 식당 근처에 강이 있는 것이냐며 지도를 찾아본다. 하지만 오랜 단골로 그 식당을 원래 좋아하는 다른 분은 식당을 나서며 맛이 변한 것 같다고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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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가만히 생각해 봤는데 맛은 변함이 없었다. 주인이 바뀐 게 아닌데 그 맛이 어디 가겠는가. 일 때문에 받은 스트레스로 맛이 제대로 안 느껴진 건 아닌지. 조심스럽게 내 생각을 얘기했더니 맞는 것 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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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죽의 맛은 변함이 없는 것으로.
일체유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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