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최동민씨는 한참을 생각하고 입을 열었다.
“지금 유튜브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검색어 중 하나가 퇴사야. 예전에는 힘들어도 참으면서 회사 다니는 게 미덕이었어. 하지만 지금은 퇴사하고 자기 인생을 찾아가는 사람이 늘고 있어. 퇴사하고 나서 어쨌든 다시 돈을 벌어야 하잖아? 돈을 벌기 위해서는 재취업도 방법이지만 창업을 많이 생각한다고.”
“맞아. 최근 유튜브에 부쩍 퇴사랑 창업 관련 콘텐츠가 많이 올라오고 있어.”
강낫또씨가 말했다.
내가 생각한 거는 너랑 나랑 같이
퇴사, 창업을 주제로 영상을 찍는 거야.
“퇴사랑 창업에 관련된 영상은 이미 많이 있잖아?”
강낫또씨가 말했다.
“그치. 보통은 자기가 퇴사한 얘기를 혼자서 하거나 창업 경험담을 얘기한단 말이야. 하지만 자기가 경험한 것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
우리 둘이 퇴사한 사람을 찾아가서 인터뷰하거나 창업을 해서 성공한 사람, 실패한 사람을 찾아가서 인터뷰하고 영상을 올리는 거지. 타겟은 퇴사를 고려하는 30대-40대가 될 수 있고 창업을 준비하는 50대 이상도 될 수 있고.”
“30대-40대, 50대가 타겟이 되는 거고 그들이 가장 듣고 싶어 하는 퇴사와 창업에 관련된 이야기를 콘텐츠로 영상을 만든다? 나쁘지 않은 것 같은데?”
강낫또씨가 흥분하며 말했다.
“나쁘지 않은 게 아니라 잘만하면 완전 대박 날 수 있지. 지금 내 채널 구독자가 8만 명이고 네 채널 구독자가 2만5천 명 이잖아? 내 채널에는 구독자가 많으니까 내용 소개 영상만 올리고 인터뷰 풀 영상은 네 채널에 올리는 거야.
목표는 강낫또 채널에 구독자 10만 명 모으기. 구독자 10만 명 정도면 월 1000만 원 정도는 광고 수익으로 들어올 거야. 수익 배분은 5:5로. 어때?”
최동민씨는 차분하게 자신의 계획을 얘기했다.
“나야 좋지. 그래 해 보자.”
강낫또씨는 신이 나서 말했다. 강낫또씨와 동민씨는 남아있는 막걸리를 잔에 가득 따라 건배를 했다.
다음 날 저녁.
강낫또씨와 최동민씨는 사람이 많은 테헤란로 투썸플레이스 커피숍에 앉아 영상을 찍었다. 커피숍 안에는 퇴근하다가 잠시 들른 것으로 보이는 직장인으로 가득했다.
둘은 커피숍 구석에 자리 잡고 앉아 샤오미 셀카봉 삼각대를 테이블에 설치하고 영상을 찍기 시작했다. 강낫또씨와 최동민씨는 대본 없이 친구와 편하게 대화하는 컨셉으로 퇴사 당시의 심경과 퇴사 후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에 관해 얘기했다. 가끔 커피숍에 있는 사람들이 영상을 찍고 있는 둘을 쳐다봤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최동민씨는 은행에 다니다가 왜 퇴사를 했는지, 퇴사 후 장사를 하다가 망한 이야기, 그리고 지금 생활에 관해서 얘기했다.
강낫또씨는 11년 동안 직장 생활을 하다가 갑자기 명예퇴직해야 할 상황이 되었을 때의 심정, 초보 유튜버로서의 좌충우돌 경험담, 재취업했다가 8일 만에 그만둔 썰 등을 얘기했다.
원래는 20분 분량으로 촬영을 하려고 했는데 얘기를 하다 보니 영상 촬영 시간이 1시간을 훌쩍 넘게 되었다. 그렇게 촬영된 영상은 강낫또씨가 15분짜리 동영상 2개로 편집하여 1편, 2편으로 강낫또tv에 올렸고 최동민씨는 새로 시작하는 콘텐츠 소개 영상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렸다.
‘40살 두 친구의 퇴사 썰(은행, 대기업)’이라는 제목의 영상은 업로드 3일째부터 본격적으로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 초반에는 최동민씨 채널을 타고 온 구독자가 많았는데 좋아요와 댓글이 많이 달리며 추천 영상으로 8일 동안 메인 화면에 노출되었다.
강낫또씨는 유너레이션 밴드에도 영상 링크를 올렸다. 멤버들은 자신이 운영하는 채널에 강낫또씨의 영상을 추천한다는 멘트와 함께 링크를 걸어줬고 그걸 타고 오는 시청자도 많았다.
최동민씨는 물 들어왔을 때 노 저어야 한다며 바로 다음 영상을 찍자고 했다. 강낫또씨는 퇴사하고 창업에 성공한 사람들을 인터넷으로 써칭해서 인터뷰 요청 메일을 보냈고 그중 한 명과 인터뷰를 진행하기로 했다.
첫 번째 인터뷰 대상자는 연 매출 30억대의 여성 속옷 쇼핑몰을 운영하는 40대 초반의 백준혁 사장이었다. 백사장은 나름 잘 나가는 변호사였는데 30대 중반에 로펌을 나와 고생 끝에 대박 쇼핑몰을 만든 사람이다.
인터뷰는 청담동에 있는 백사장의 사무실에서 진행했다. 마른 체형의 인텔리 느낌이 나는 백사장은 인터뷰 분위기를 주도하며 쉬지 않고 말을 이어갔다.
그는 로펌에서 잘 나가던 변호사 시절 받았던 연봉과 그때 받았던 스트레스에 대해 리얼하게 설명했다. 직장인에게는 꿈의 연봉이라 불리는 연 1억 원의 수입. 하지만 그에 비례해 커지는 스트레스와 지옥 같았던 생존 경쟁 때문에 그는 로펌에서 뛰쳐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변호사라는 직업을 버리고 시작한 사업에서 2번의 실패를 겪고 결국 여성 기능성 속옷 전용 쇼핑몰로 대박이 나기까지의 처절한 과정. 강낫또씨와 최동민씨는 백사장의 경험담을 들으며 질문을 하는 것도 잊고 얘기에 빠져들었다. 그렇게 2시간이 지났고 인터뷰는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었다.
두 번째로 올린 인터뷰 영상 제목은 ‘잘나가는 변호사가 연 30억 쇼핑몰 사장으로’였다. 두 번째 영상은 첫 번째 영상보다 빠른 속도로 조회 수가 올라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