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아침은 온다, 반드시

소설

by 봉봉주세용

강주민 사장은 말을 멈추고 잠시 멍하니 있었는데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마치 개업 첫날 여학생들이 눈앞에서 핫도그를 먹고 있는 것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럼 그때 핫도그 가게가 대박 날 것을 예감하셨어요?”


최동민씨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아이고. 아니요. 대박이 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어요. 정말이에요.”


강주민 사장이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는 물을 한 모금 마시고 다시 말을 이어갔다.




근데 정말 기적이 일어났어요. 손님이 하나, 둘 오기 시작하더니 12시부터는 긴 줄이 생기더라고요. 오후 5시가 되어서는 핫도그를 먹기 위해 기다리는 손님 줄이 50미터 정도까지 이어진 거예요.


오후 6시가 됐을 때는 재료가 떨어져서 팔 수 없었어요.


아내가 가게 밖으로 나가서 줄 서 있던 손님들에게 재료가 다 떨어졌다고 일본어로 얘기했는데 사람들이 어찌나 아쉬워하던지. 일주일 치 팔 재료를 쌓아두고 장사를 시작한 건데 하루 만에 다 팔린 거예요. 정말 기적 같은 일이었죠. ”


“대단하네요. 그렇게 도쿄에서의 핫도그 전설이 시작된 거군요. 요즘 도쿄여행 브이로그 영상 보면 다들 핫도그 하나씩 들고 있더라고요. 신기하다고 생각했어요.


강주민 사장님께서는 학원, 커피숍, 피자집도 운영하셨는데 그건 잘 안 됐잖아요? 핫도그 집은 대박이 났고. 4번째 창업 만에 성공한 비결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강낫또씨가 물었다. 강주민 사장은 한참 동안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제가 생각할 때 핫도그 가게가 성공한 것은 순전히 운 때문인 것 같아요. 특별한 비결은 없어요. 핫도그 가게로 이렇게까지 대박을 터트릴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어요?


운이 좋았던 거죠.


아. 하나 생각나는 건 자기가 좋아하고 잘 아는 걸 해야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이 조금은 더 올라간다는 거예요. 학원이나 커피숍, 피자집은 사실 제가 잘 몰랐거든요. 시작하기 쉽고 왠지 손해 볼 것 같지는 않아서 가벼운 마음으로 차렸는데 만만치 않더라고요.


제가 은행에서 15년 동안 일했으니까 조그만 가게 정도야 쉽게 할 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자만심이 있었던 거죠. 사실은 완전히 다른 건데 말이에요. 핫도그야 제가 워낙 좋아하는 거고 많이 먹어봤으니까 소비자 관점에서 어떤 핫도그 맛에 끌리는지 알고 있었거든요. 그게 도움이 됐어요.


핫도그에 뿌리는 소스가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상당히 중요하더라고요. 저희 가게 핫도그에 뿌리는 소스는 전부 제가 직접 개발한 거예요.


강주민 사장은 소스를 보여주며 말했다.




인터뷰 중간에 강주민 사장이 팔고 있는 핫도그를 하나씩 먹으며 인터뷰를 이어갔다. 강낫또씨와 최동민씨는 핫도그를 먹으며 감탄했다.


“우와. 이거 정말 굉장한데요? 오이시이! 핫도그 맛이 어떻게 이럴 수 있죠? 겉으로 보기에는 특별한 것이 없는데 막상 한입 먹어보니 씹는 느낌이 독특한데요? 소스와 핫도그의 조화도 일품이구요. 이 정도면 식사 대신 먹어도 괜찮겠어요.”


강낫또씨가 말했다.


옆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강주민 사장은 웃으며 콜라를 한 캔씩 까서 강낫또씨와 최동민씨에게 건네줬다. 뜨거운 핫도그에 차가운 콜라가 입안에서 섞이며 기분 좋은 쾌감을 줬다.


“진짜 맛있다. 인터뷰 끝나면 하나 더 먹어야겠어요.”


최동민씨가 말했다.


강주민 사장은 1호점에 이어 신오쿠보에 2호점, 3호점까지 핫도그 가게를 오픈했고 도쿄 전역에 ‘도톰 감자 핫도그’ 매장 12곳을 더 오픈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다.


강주민 사장은 도쿄에서 오픈하는 핫도그 가게가 성공하면 앞으로 5년 안에 일본 전역에 핫도그 가게 50여 곳을 더 열 계획이라고 했다. 이미 투자는 받았고 속도를 조절하고 있는 단계라 했다.


강주민 사장과 인터뷰를 진행하며 강낫또씨는 많은 부분에서 용기를 얻었다. 3개의 사업에 실패하고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순간. 강낫또씨도 그렇고 대부분의 보통 사람은 포기하고 말았을 것이다.


하지만 강주민 사장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아마 그랬기 때문에 ‘도톰 감자 핫도그’ 대박의 행운이 강주민 사장에게 가지 않았을까.


강주민 사장과 인터뷰는 3시간 동안 신오쿠보에 있는 한국 커피숍에서 진행했다. 좌석이 200개가 넘는 대형 커피숍이었는데 다양한 국적의 관광객이 끊임없이 왔다 갔다 하며 활기가 넘쳤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중간중간 강주민 사장을 알아보고 인사하며 지나가는 이도 많았다. 인터뷰 내내 강주민 사장은 유쾌한 분위기를 이끌었다. 강주민 사장은 인터뷰 마지막에 이렇게 말했다.




“혹시 지금 이 영상을 보시는 분 중 퇴사를 생각하고 있거나 창업 후 잘 안돼서 힘들어하시는 분이 있다면 이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지금 캄캄한 밤에 있더라도 아침은 옵니다.


어두운 밤에 머물고 싶다고 해도 아침이 오는 것은 막을 수 없어요. 혹시 지금 너무나 힘들고 괴롭다면 곧 올 밝은 아침을 생각하며 마음을 편하게 먹으려고 노력해 보세요. 곧 아침이 옵니다. 반드시. 그걸 잊지 마세요.”


인터뷰를 마치고 강낫또씨와 최동민씨는 핫도그를 손에 들고 한국 아이돌 그룹 사진으로 도배된 신오쿠보 거리를 걸었다. 저물어 가는 거리에는 뜨거운 핫도그를 손에 들고 걷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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