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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책 읽기 예찬

책 읽기 편

by 봉봉주세용

200권을 읽었지만 역시 크게 변한 게 없는 것 같았다. 하지만 양치질을 하는 것처럼 책 읽는 것이 자연스럽게 일상생활의 한 부분이 되었다. 의식적으로 시간을 내서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자투리 시간에 자연스럽게 책을 펼쳤다.


누군가와 약속이 있으면 약속 장소에 조금 일찍 가서 책을 읽고, 출장을 가게 되면 이동할 때 열차에서 책을 읽었다. 외출할 때 가방에 책을 두 세권씩 가지고 다녔다. 한번에 책을 다 읽는 것이 아니라 한권을 읽다가 지루해 지면 바꿔서 읽었다. 집 근처에 있는 카페에도 책을 몇 권 맡겨 두고 지나가다가 들러서 잠깐씩 책을 읽었다.


300권

400권

500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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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 읽은 책이 계속 늘게 되었다.


200권이 넘어서 부터는 책을 쌓을 공간이 없어서 책장을 사서 책을 꽂아 두었다. 책장에 책을 꽂고 남은 책은 공간 자투리에 쌓아 두는데 그렇게 해도 더 이상 쌓을 수 없으면 또 책장을 사서 책을 꽂는다. 그렇게 몇 번 반복하니 책장도 놓을 공간이 거의 남지 않게 되었다.


처음에 책을 읽을 때는 100권을 목표로 읽었고 몇 권을 읽었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알고 있다. 몇 권의 책을 읽었는지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말이다. 책을 읽는다는 것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다. 책을 읽으며 느끼는 여러가지 즐거움이 있다.


앎의 즐거움
대리경험의 즐거움
몰입의 즐거움 등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런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책을 100권 읽었을 때 스스로 변한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게 책을 읽으며 생각이 조금은 유연해 진 것 같다.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르다는 것


책을 읽으며 그걸 배웠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는데 다르다는 것이 틀린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 딱딱하게 경직된 사고방식에서 조금은 유연하게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라는 관점에서 사람을 보니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화를 낼 일이 점점 줄어들었다. 선배들은 내 눈빛이 부드러워지고 행동에 여유가 생긴 것 같다고 했다. 책을 읽고 변한 게 없는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이다.


책을 읽으면 인생이 변한다고 한다. 1년에 책을 100권씩 읽는다고 하면 10년이면 1000권이다. 20년이면 2000권, 30년이면 3000권이다. 1년, 2년 사이에는 그 차이가 크지 않을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책을 읽고 안 읽고의 차이가 상당할 것이다. 앞으로도 계속 생활 속에 책을 가까이하려고 한다.


책을 읽을 때의 그 즐거움을 놓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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