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이지만 현실적이지 않은 - 달콤한 인생

장자의 호접몽

by 봉봉주세용

어느 맑은 봄날. 바람에 이리저리 휘날리는 나뭇가지를 보며 제자가 물었다.
"스승님. 저것은 나뭇가지가 움직이는 겁니까, 바람이 움직이는 겁니까?"
스승은 제자가 가리키는 곳을 보지도 않은 채 웃으며 말했다.
"무릇 움직이는 것은 나뭇가지도 아니고 바람도 아니며 네 마음뿐이다."

-영화 달콤한 인생, 프롤로그

장자는 꿈속에서 나비가 되어 자유롭게 날아다니다가 꿈에서 깬다. 나비의 느낌이 너무나 생생해서 그게 현실인지 꿈인지 분간이 안 갔다고 한다. 자신이 나비가 된 꿈을 꾼 것인지, 아니면 나비가 자신의 꿈을 꾸고 있는 것인지. 나비의 꿈이라는 호접지몽(胡蝶之夢).

갑자기 머리가 너무 아팠다. 내 기억으로는 두통으로 약을 먹어본 적이 없는데 처음으로 두통약이라는 것을 먹었다. 집에서 내리 5시간을 자고 일어나니 좀 괜찮아졌다. 왜 그렇게 머리가 아팠을까.

현실이지만 현실적이지 않은 상황이 있다. 분명히 일어난 일인데 자고 일어나면 꿈인가 싶은 그런 시간. 살면서 그런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건 행운이다. 비록 머리가 아플지라도.



어느 깊은 가을밤.

잠에서 깨어난 제자가 울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스승이 기이하게 여겨 제자에게 물었다.

"무서운 꿈을 꾸었느냐?"

"아닙니다."

"슬픈 꿈을 꾸었느냐?"

"아닙니다. 달콤한 꿈을 꾸었습니다."

"그런데 왜 그리 슬피 우느냐?"

제자는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며 나지막이 말했다.

"그 꿈은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 영화 달콤한 인생, 에필로그

#달콤한인생 #영화 #호접몽 #나비의꿈 #이병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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