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 소설
슈퍼 히어로 영화를 볼 때 느끼는 희열 중 하나는 찌질이로 보였던 주인공이 셔츠를 벗었더니 슈퍼맨 쫄쫄이를 입고 있다는 것. 안경 하나 벗었을 뿐인데 갑자기 잘생겨지고, 세상의 영웅이 된다는 설정.
⠀
빛의 제국은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중년 남성이 알고 보니 남파 간첩이라는 설정이다. 아내가 있고, 딸이 있고, 직업이 있는 대한민국의 평범한 가장. 북에서 자신을 잊고 있는 줄 알고 평온하게 살고 있었는데 갑자기 돌아오라는 연락이 온다.
⠀
소설의 재미는 이런 것이다. 일상에서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일이 소설에서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일어난다는 것. 등장인물 중 누구 하나 평범하지 않고 각자의 스토리가 있다는 점. 조금 억지스러운 설정도 있으나 그게 김영하 작가의 스타일.
⠀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읽기 좋은 소설이다. 시원한 에어컨 밑에서 빛의 제국에 빠져 보는 재미. 개인적으로 김영하 작가의 소설보다는 에세이를 더 좋아한다. 하지만 이 소설은 좋다.
⠀
⠀
#빛의제국 #김영하 #문학동네 #책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