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모시던 팀장님이 지방에 있었다. 한번씩 생각이 나면 저녁에 그냥 내려갔다. 그리고 도착하면 전화를 한다. “야 이놈아 미리 전화 좀 하고 와라. 내가 다른 일정이 있으면 어떡하려고.” 만약 만나지 못하면? 괜찮다.
시간이 맞으면 보는 거고, 아니면 내 나름의 시간을 보내고 온다. 근처 구경을 하고 밥을 먹고 그렇게. 어쨌든 웬만하면 미리 약속을 잡지 않으려고 한다. 만약 약속을 잡아도 메뉴와 식당은 정하지 않는다.
그날의 상황과 기분에 따라 만났을 때 즉석에서 결정한다. 고향에 내려갈 때도 그렇고, 친구를 만날 때도 그렇고, 일상이 그렇다. 고요한 일상의 서프라이즈. 이런 노매너를 이해해주고 즐거워 해주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더 고맙고 생각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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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할 말이 있을 때?
그럼 만나야죠.
언제?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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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지금만나 #당장만나 #장기하와얼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