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비가 올 예정이라고 한다. 하루 종일. 그 전에 걷고 싶었다. 급한 마음에 이른 아침부터 걷기 시작했다. 풀벌레 소리와 풀내음 가득한 가을 아침. 생각해 보니 10월이다.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약하게 시작된 바람은 점점 강도가 세졌다. 들고 있던 겉옷을 걸쳤는데도 추위가 느껴졌다. 갈대가 흔들리고 나무가 흔들렸다.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를 틀고 들으며 걸었다.
바람 소리와 노래가 섞였다. “세상은 어제와 같고, 시간은 흐르고 있고 나만 혼자 이렇게 달라져 있다.” 바람에 묻혀 가사가 희미하게 들렸다. 노래가 끝날 때 쯤 바람도 멈췄다. 그렇게 강한 바람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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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은 스쳐 지나간다.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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