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칠칠 Dec 06. 2020

슬슬 밀리기 시작하는 브이로그

아마 여행기가 끝날 때까지 쭉 비공개할 것 같은 브이로그

    여행기 10화가 지나고 나서야 브이로그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결과적으로 밀렸다. 쉴 새 없이 밀렸다.


    중학교 때 과학을 포기해 고등학생 때 이과가 존재하지 않았던 사람인 나는 예체능과는 이과보다 거리가 더 멀었다. 코로나로 유튜브를 보는 시간이 늘어나지 않았더라면 아직도 책과 종이 신문, 종이 잡지를 보고 있었을 사람이다.


    그렇지만 사진과 글로만 남기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해 브이로그를 제작하기해 멜버른에서는 정말 열심히 영상을 찍고 편집을 했다. 하지만 게으른 사람의 본성은 어디 가지 않고 딱 붙어 지내는가 보다. 시드니에서는 매일 영상 편집하는 게 지쳐서 카메라를 들고 다니기만 하고 찍는 걸 잊어버리기 시작했다.


    다행히도 하버 브릿지를 다녀온 7월 7일차 브이로그는 찍어서 편집해뒀으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하지만 이제 남은 브이로그는 단 하나 뿐이다. 멜버른, 시드니 빼고도 두 도시나 더 남았는데, 그곳에서 찍은 영상이 하나도 없다니... 돌아보니 내 게으름이 아쉬워진다.







    7일 브이로그를 돌아보면 이때는 브이로그 어플의 여러 가지 틀이나 데코레이션을 이것저것 다 써봤을 때라서 손에 웬만큼 디자인이 익었을 때다. 오프닝도 고민해봤을 때라서 하이드 공원을 지나가는 모습을 오프닝으로 써봤다. 호주에서 보내는 엽서 느낌도 내보고 싶어서 고른 오프닝 틀이다.


    영화 컷 효과도 사용해보고 록스 마켓 뒤편에서 앞쪽으로 이동했다. 뒤편에서 길거리 공연하시는 분들 소리도 함께 담겨서 영상 브금에 맞지 않는 노랫소리가 들린다. 영상 자체의 소리를 좀 줄이고 편집할걸.



    록스 마켓 앞쪽으로 이동했는데 정작 매대의 물건은 잘 찍지 못했다. 이때 영상에 블러 기능을 사용할 생각을 못 하기도 했고, 허락 없이 카메라를 들이댔다가 상인들이 불쾌해할까봐 2m 정도 떨어져서 겨우겨우 찍었다. 우리가 갔던 날이 정말 날씨가 좋았다는 걸 말해주듯이 영상에 사람들이 가득가득 담겼다.


    그리고 서큘러 키로 가는 중에 영상에서 크게 들리는 “안 하면 손해야!” 라는 내 목소리가 들렸다. 영상을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인데, 이상하게 나는 평소 목소리랑 녹음된 목소리 차이가 크더라.



    록스 마켓을 다시 거쳐 하버 브릿지로 가면 영상을 거친 소리가 가득 채운다. 바로 차들이 옆에서 슝슝 지나가는 소리다. 소리가 거칠게 담겨서 영상을 볼 때마다 더 무서운 것 같다. 난 쫄보다, 쫄보.







    하버 브릿지 다음으로 먹방을 찍었는데 또 알라를 향해 찍었다. 먹방 유튜브에 유튜버 2명이 있고 그중 메인이 알라라고 할 걸 그랬다. 그럼 알라 원샷 각도를 좀 더 잘 선택했을 텐데.



    보다 보니 저 때 가격이 88달러라고 하는데 지금 환율로 계산하면 7만 원이 좀 넘는 가격이다.


    여행 가서 가끔 돈 계산 머리가 일을 안 하는 때가 있는데, 저때가 그때였나보다.


    1인분에 3만 5천 원인 셈인데... 뭐가... 적절하다는 거지...? 보다 보니 헛웃음만 난다.


    알 수 없는 감상을 끝으로 7일 브이로그는 끝을 맞이한다. 이제 고작 하나 남은 브이로그. 이 브이로그가 담긴 8일은 얼마나 알차게 보냈는지 다음에 알아보자.



작가의 이전글 시드니 교통을 책임지는 오팔 카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