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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칠칠 Dec 16. 2020

쌓이다가 끝나버린 브이로그

미국 가버린 브이로그...


    아마 이번 글이 호주 브이로그에 대한 마지막 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아니, 마지막이다. 빌즈 달링허스트점에서 브런치를 먹은 날이 마지막 브이로그를 찍은 날이기 때문이다.


    사실 그다음 날에도 영상을 찍었지만, 점점 편집할 영상이 쌓이자 영상 자체가 부담으로 다가왔다. 편집은 해야겠고, 다음날 일정을 수정하고 입은 옷을 정리하고 내일 무얼 입을지 정하고 씻으면 남은 체력이 쪽 빠졌다. 그 상태에서 그래도 영상을 조금이나마 만지려 침대에 누우면 얼마나 편하고 잠이 솔솔 오던지... 이래가지고는 영상을 편집하러 침대에 간 건지, 쉬려고 침대에 간 건지 구분이 안 될 지경이다.






    아무튼 마지막 브이로그에 대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보겠다. 브이로그는 우리가 아침 겸 점심을 먹었던 빌즈 달링허스트점 먹방부터 시작한다. 마지막 먹방이 된 셈이지만 마지막답게 먹방을 찍는 각도를 조정해봤다. 여전히 화면의 절반이 식탁에 그릇뿐이지만...



    그래도 내가 먹는 모습을 보다 보면 되게 신기한 기분이다. 4배속을 해서 만든 영상이기 때문에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씹고 넘겨서 과식하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그렇지만 먹을 때 표정이 자연스레 풀어지는 걸 보면 얼마나 맛있었는지 다시금 생각난다. 정말이지, 다시 꼭 방문하고 싶다.



    아침을 다 먹으면 그 다음엔 호주 박물관으로 가는 길이 보인다. 가는 길에 버스 정류장이 있었는데, 정류장에 당시 상영하던 스파이더맨 영화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이 영화는 다다음날 보게 되니 그 이야기도 기대해주시길!


    호주 박물관 글에서도 썼듯이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사이즈의 입구를 지나고 나면 서양 분위기가 물씬 나는 입구를 볼 수 있다. 전시관 입구의 웅장함을 지나고 나면 더 웅장한 장면이 화면을 가득 채운다.


    가장 오래된 전시관, 회랑 같은 그곳이다. 회랑을 1층에서부터 3층까지 천천히 화면에 담고 나선형 계단을 향해 천천히 걸어간다. 그런 건축 양식으로 지어진 계단이 얼마나 신기해 보였던지 계단으로 이어진 카펫부터 1층으로 천천히 내려가는 장면을 정성스레 담아뒀다. 1층에서 3층을 올려다보는 장면도 담아뒀는데, 쏟아지는 햇살이 그날의 화창했던 날씨를 말해주는 듯하다.



    그 화창한 날씨는 바로 다음 장면, 박물관 꼭대기 레스토랑에서 확인할 수 있다. 화면 왼쪽에 있는 시드니 타워와 그 아래 첨탑이 세인트 메리 대성당, 성당 앞에 아이스링크장도 모두 한눈에 들어온다.



    다음날 방문할 아이스링크장을 한 번 더 보고 브이로그 속 두 번째 먹방, 스시 인 스탠리 먹방이 시작된다. 어째서인지 내 메뉴는 안 보여주고 알라가 시킨 데리야키 메뉴만 1초 보여준다. 왜 그런 거야, 과거의 나...?


    영상에는 그때 먹었던 연어가 아쉽다는 이야기가 주구장창 나오는데, 동네에 맛있는 초밥집이 있는 사람은 어쩔 수가 없나 보다. 너 연어 맞니...? 라는 자막까지 쓴 걸 보면 그때 연어 먹은 심정이 워낙 아쉬웠나 보다.


연어를 먹는 모습을 마지막으로 브이로그는 끝났다.
그리고 호주 브이로그도 같이 끝난다.


    생각해보면 영상을 마저 편집하지 못한 게 아쉽기도 하지만 영상을 찍을 생각을 못 한 만큼 사진을 많이 찍었기 때문에 생각보다 그렇게 아쉽지는 않다.


    그리고 호주 여행기에서 브이로그를 만든 덕분에 영상 편집에도 슬슬 흥미가 간다. 아마 다음 여행지에서는 영상을 좀 더 알차게 구성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발전하는 브이로그를 언젠가 공개할 수 있기를 바라며, 브이로그는 이제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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