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잘 될 것 같은 시장은 있단 말이지
(회의전에 써보는) 서브스크립션 2탄
고관여 고객을 만들어 내는 것은 모든 기업의 숙원일 것이다. 그 고관여 고객을 만드는 방식 중 하나가 서브스크립션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서브스크립션을 만들어 내기 위한 플랫폼 혹은 스테이션이 고객에게 있을 경우 서브스크립션은 그 파워풀함이 배가된다.
1. 전자책 시장: 사실 e-ink 베이스의 이북 리더기의 마진은 그리 높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마이너스 마진은 아니겠지만. 기기가 최대한 퍼져야 (그것도 본인 서비스만 활용할 수 있는, 즉 안드로이드 기반이나 루팅이 불가능한 아마존 킨들 처럼) 본인들의 서비스에 대한 고객 관여도가 높아진다. 나만 하더라도 아이패드로 리디북스를 보던 시절과 페이퍼로 리디북스를 보던 시절과의 지출이 판이하게 달라졌다. 기기를 하나 큰 맘 먹고 지르면, 더 큰 지름신이 내 지적 허영을 달래주기 위해 따라온다. 종이 책의 경우에는 뭐가 있을까. 완전 레어하고 예쁜 책꽂이가 있으면 거기에 책을 꽂기 위해 구매가 올라가지 않을까? 역설적으로 교보문고가 이케아랑 콜라보하면 재밌는 케이스가 될 것 같기도 하다.
2. 면도기 시장: 수염이 많이 나는 남자는 전자 면도기로는 제대로 면도를 할 수 없다. 그래서 칼면도를 필히 해야 한다. 영어에도 5 o’clock shadow라고 아침에 면도해도 오후 5시만 되면 다시 거뭇거뭇하게 자라는 다모종 인간에 대한 자조적 표현도 있다. 기본적으로 면도날은 소모품이다. 그래서 모든 면도기 회사들은 (질레트, 쉬크, 도루코 등)은 면도기와 면도날이 함께 있는 start kit은 저렴하게 판매한다. 그리고 면도날만 들어있는 kit의 경우엔 무지하게 비싸다. 박지성이 광고하다 최근에 더콰이엇으로 바뀐 질레트의 경우 면도날 하나에 평균가격 5,000원이 넘는다. 게다가 나는 머리도 빡빡 밀기 때문에, 아무리 아껴써도 2주면 날이 무뎌진다. 여기에서도 면도기라는 하나의 스테이션이 있다. 소비자가 8,000원 정도 되는 이 스테이션에 소비자는 종속되어 더 큰 소비를 해 나간다. 게다가 남성은 한 번 쓰기 시작한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라기 보다는 귀찮음이 강하기 때문에, 계속 ‘별 생각없이’ 그 브랜드를 쓰는 경향이 강하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에 등장한 와이즐리는 매우 만족스럽다. 퀄리티도 좋고, 가격도 좋다. 가능하면 계속 쓰고 싶다. 제발 큰 기업에 인수되어 가격을 올리지 말아 주세요. 면도날의 경우에는 서크스크립션이 아니여도 소모품이기 때문에 자발적 서브스크립션이 되기 마련인 섹터이기도 하다.
3. 화장품 시장: 특히 기초 시장의 경우엔 brand lock in이 강력하다. 태어나면서부터 얼굴과 피부라는 스테이션을 가지고 태어나기 때문에 얼굴에 유분이 많아 지는 시점부터는 본인 피부 타입에 맞는 제품에 대한 지속적 사용이 필수가 되어 버렸다. 그래서 글로시박스, 미미박스, 저스트픽을 필두로 탄생한 여러 화장품 서브스크립션이 있었다. 지금도 화장품 박스는 꽤 괜찮은 아이템 중 하나이나. 마케팅 용도가 더 커버린 섹터가 되어 버렸다. 그 중 본질에 집중한 케이스가 있었으니, 아모레가 투자한 톤28이다. 좋은 화장품을 거품없이 판다는, 그것도 28일 동안 쓸 수 있는 그런 서브스크립션. 아주 섹시한 톤앤매너다. 얼굴이 스테이션이라는 것은 어찌보면 개소리를 똑똑하게 하고자 하는 내 천성이 만들어 낸 궤변일런지도 모르겠다.
4. 유아시장: 유아 시장은 특수하다. 나에게는 좋은 것을 쓰지 못해도, 내 아기가 쓰는 것은 최고급이기를 바라는 것은 모든 부모의 바람일 것이다. 그 중 피부에 직접 닿는 옷은 좀 민감하고, 아이가 커 감에 따라 집안의 자리 차지 비율과 비싼 가격으로 부담이 되는 것이 장난감일 것이다. 레고나 유명 장난감들의 연령별 서브스크립션 서비스 (아! 이름이 생각 안난다.) 역시 최근 많은 사용이 되고 있다고 들었다 (나는 애를 안키우니까) 특히 이 섹터의 경우에는 지자체, 구청, 동사무소 등에서 지원한다고 하니 괜찮은 방향이라 생각한다. 완벽히 소독해서 보내주는 것이 필수이겠다.
5. 반려견시장: 이 시장에 요즘 관심이 많다. 반려견이야 말로 정말 필요에 의해 만들어 지는 스테이션이다. 게다가 경제 수준의 발전에 따라 예전에 집지키던 그런 용도의 반려견이 아닌 “가족의 일원”으로 평가되는 반려견, 반려묘가 이미 보편적 현상이 되었다. 그러면서 유아시장과 동일한 시장 특성을 보인다. 아직까지 우리나라 반려동물의 70%이상을 차지하는 반려견 시장에서 특기할 만한 구독형 서비스는 베이컨박스다. 한 달에 한 번씩 강아지 장난감을 보내주는 서비스인데, 퀄리티가 매우 좋다. 투자도 받았고. 이 시장이야 말로 모두에서 언급한 플랫폼 혹은 스테이션이 고객의 니즈에 의해 형성되었기 때문에, 재화가 투입되기에 매우 적합한 시장 양태를 보이고 있다.
그 이외에도 가사도우미, 세탁 시장 등 하우스홀드와 관련된 시장들도 구독시장에 적합하다. 엔진오일이나 세차 같은 자동차 시장도 잘만 만들면 구독형 모델이 될 수 있다. 일단 우리 모두는 월급 구독형 회사에 다니고 있으니까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