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겨울을 처음 맞는 길고양이.
다른 고양이들은 추워도 쌩쌩 잘만 돌아다니는데, 이 녀석은 문만 열리면 뛰어들어와서 난로 옆에 착 붙는다.
난로를 틀어주면 다리에 몸을 비벼대며 그릉그릉.
내가 좋아서 이러는지, 난로가 좋아서 이러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릉그릉, 한마디에 넘어가버린 나는 이 녀석이 부디 겨울을 잘 넘기고 오래오래 건강하길 바라게 된다.
온갖 옷을 껴입어도 추운데, 연약한 털옷 한겹 입고 어떻게 버티고 있는지
오늘은 콧물 안 흘리고 굴러가는 나뭇잎 쫓아다니며 씩씩하게 지내고 있는지
전화나 한 통 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