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꽁꽁 언 골목, 발밑을 조심하며 걷다가 무심코 앞을 보니
투명하고 커다란 젤리가 눈앞에!
눈을 깜빡이고 다시 보니 배수구에서 흘러내린 물, 지붕에서 떨어진 물이 얼어
<보건교사 안은영> 속 젤리처럼 둥그런 모양이 된 거였다.
내가 안은영이었다면 젤리가 나타난 줄 알고 칼을 뽑아들었을 것 같은 순간이었다.
며칠동안 녹지 않는 얼음젤리를 볼 때마다
칼을 윙 뽑았다가 “아 뭐야 ₩&@! 젤리인 줄 알았네” 투덜대며 돌아서는 안은영이 눈앞에 보이는 듯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