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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보 May 19. 2022

데굴데굴은 좋은 것이다

여행이 주는 좋은 것

이전에 이야기를 했지만 제가 쓰는 말버릇 가운데 하나인 데굴데굴은 이런저런 곳을 돌아다닌다는 뜻과 실제로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는 생활습관이 엮이면서 정착된 단어입니다.


다른 카테고리에서 이야기를 했지만 홍대 다니던 동갑내기 친구가 졸업여행으로 유렵을 다녀오자고 하기에 덩달아 따라갔습니다.

지금은 나름 유행하는 컨테이너 여행으로 화물선 컨테이너 운반선을 타고 싸게 이동해서 유럽으로 가는 배편으로 간 후에 자전거를 타고 유럽을 돌아 영국에서 비행기 타고 돌아오는 코스였습니다.

약 80여 일 정도 걸렸는데 그중 대부분은 인도를 거쳐 터키, 그리스 쪽으로 향하는 배 안에서 지냈습니다.

실제 전체 일정의 절반 가량이 그것이었기에 자전거 타고 유럽 다녀왔다고 말하기도 좀 뭐하기는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80년도에 유행했던 자전거 붐에 편승해서 좀 타고 다니다가 다른 형태로 유행하던 시대감각 때문에 자전거를 멀리하는 사람이 많았던 1990년대에 자전거 타고 유럽 다녀보자는 생각을 한 것은 '싸게 먹히는 여행'이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가난한 한국 학생 신분에 유럽 대중교통을 마음 놓고 타고 다니기에는 너무 비용적인 부담이 컸으니까요.


그래도 그런 경험이 조금 사회생활을 하는데 추억이 되고, 그리고 바탕이 되어 이후 적당한 윤활유 역할을 했다고 하겠습니다.

해외 일정 때문에 돌아다닐 때도 급하면 바로 자전거 구입하거나 빌려서 타고 다녔던 것은 은근 그런 부분이 잘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도 뉴런던에서 뉴욕까지 자전거 타고 다닌 것은 확실히 무식하니까 가능한 일이었지만요.



무식은 무지함이기 때문에 용감할 수 있었지요.

다만 그 용감함도 안전한 곳이라면 괜찮지만 총이 휴대 가능한 곳에서 혼자 마구 돌아다닌 것은 정말 무지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지요.

아직 인터넷이나 지역 안내 등이 원활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말 바보 소리 들을 정도로 위험했던, 그러나 나름 아름다운 추억이었다고 말할 수 있는 지금이 있기 때문에 즐거웠다고 할 것 같습니다.


일과 취미가 어우러져서 해외여행을 많이 했지만 대부분 여럿이 단체로 움직이는 구성이 기본이다 보니 혼자 다니는 매력은 자전거를 통해서 즐기게 된 것 같습니다.


작년 말에 사회인에서 일반인으로 전환되었고 이것을 기점으로 다시 열심히 놀러 다닐 생각을 했지만 코로나 시즌이라 그냥 밀린 독서, 게임, 영상 감상으로 시간을 보냈습니다.


3월이 되어 따스한 기운이 샘솟으니 저절로 몸이 들썩이게 되고 결국 다시 자전거를 들고 나갔습니다.

대략 생각을 해보니 올 해는 그냥 서울을 중심으로 과거에 돌았던 코스들을 기록으로 남기면서 체력을 조정하고 봄여름 가을 겨울을 다 찍어두는 것을 목표로 하고 싶었습니다.

이후 좀 체력이 안정되면 내년 정도에 전국일주를 해볼 생각을 하고, 이후 조금 더 체력이 괜찮아지면 이전에 다녔던 나라들을 다시 돌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21세기에 들어 유럽은 주로 일로 다녔고 틈틈이 동네를 조금 돌아다닌 것이 전부이기 때문에 조금 아쉬웠지요.

그런 의미로 과거 찍은 사진을 조금 요새 스타일로 HDR보정을 해서 올려봅니다.

개인적으로는 너무 미화된 구성이라 그때의 사실과는 다른 느낌이지만 은근 이런 것도 시대 기준에 맞추어 조금씩 다르게 보이게 만들어 두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뭐 그런 이유 등을 떠나 생각해 보면 대한민국 전국을 돌고 유럽을 지나 북아프리카, 그리고 미주 대륙 정도는 돌아서 다시 돌아온 후에 아시아 지역을 돌아볼 생각을 해보기는 합니다.

과거와 달리 대단히 여유롭게 시간 잡고 돌아다닐 수 있으니까요.


참고로 사진 비교를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이렇게 3장을 놓아봅니다.

이것이 찍은 원본에 가까운 JPEG 변환 파일입니다.

RAW -> JPEG에서 트리밍만 한 컷입니다.

찍은 곳은 독일 하이델베르크 고성입니다.

아침에 가까운 시각이다 보니 아직 안개가 있었습니다. 덕분에 좀 오묘한 사진이 되었지요.



기존 사진에 일반 랜드스케이프 보정, 업무용 프로 필터를 넣은 것입니다.

보통 방송이나 일반 사진자료용으로 나갈 때는 이 정도 수순을 거칩니다만 콘트라스트가 보정되는 정도라는 점과 함께 은근 디테일이 바뀌는 것도 있어서 블로그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편입니다.

대신 선명도는 조금 달라 보이지요.



이쪽은 요즘 자주 사용되는 HDR 세팅에 샤픈 보정이 +2 되어 있는 컷입니다.

확실히 자연스러운 색감은 아니지만 여름철이 다가오는 독일 동네 느낌이 조금 더 살아있는 합니다.

물론 먼 산과 하늘 색감은 조금 과장되어 있지만 나름 보는 맛은 최신 구성에 맞는다고 하겠지요.


저는 최신 카메라를 사용하는 것도 아니고 여행 기록도 대충 남기는 편이지만 그래도 일찍부터 SLR 카메라를 사용해서 좀 쓸 만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래도 1000만 화소 아래 일 때와 2000만 화소 이상일 때는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은근 여행을 다니면서 전부 다시 찍어두고 싶다는 생각도 합니다.

일과 여행 일정 속에 맞추어 다니는 것보다 조금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것 말입니다.

젊을 때는 그게 가능하지만 나이가 있으면 어느 정도 세상 물정을 접해버린 탓에 조금 더 조심스러워지는 점도 있습니다.

특히 여행에 필수 요소인 안전이라는 문제가 떠오르기 때문이지요.

30여 년 가까이 유럽 지역을 오갔지만 근래만 큼 거센 기운을 느끼기는 어려워서 지방 지역을 여유롭게 혼자 다니기에는 좀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취미 친구들은 대부분 처자식 부양하느라 바빠서 그런 무모한 여행에 동참하기는 어렵다고 하니 결국 기획은 혼자 해야 할 것 같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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