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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보 May 12. 2016

내가 버는 돈이 얼마인데

이 정도를 못쓰겠냐?라는 생각으로 지갑을 열기 시작하면....

간단히 말해서 저같은 꼴이 됩니다.

만보라는 취미인은 대한민국 남성으로 독신으로 살고 있습니다.

독신을 유지하는 것은 결혼의지가 있다 없다고 하기 보다, 결혼과 가정을 통해서 소모되는 비용을 감당할 자신이 없는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하겠지요.


사회생활을 통해 수입을 만들게 되었을 때, 가장 기뻤던 것은 내가 번 돈으로 내가 사고 싶은 것을 마음껏 구입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었습니다. 내가 번 돈으로 내가 사는데 그 누가 뭐하고 하겠는가?

라는 것입니다.

부모의 용돈을 통해 무언가를 구입해도, 눈치를 보면서 살아야 했던 것과 달리, 내 인생의 의미를 많이 다르게 보여준다는 것이 큰 매력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무계획에 가까운 소비생활은 그 수입으로 버텨야 할 기본생활 체계를 망가트리지요.

한 몇 달간 그것 때문에 고생을 하기도 했습니다.

해외에 있을 때, 60여 일 가까이를 싸게 묶어서 파는 레트로 식품으로 버텨야 했던 것을 생각하면 여전히 끔찍한 경험이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저는 수입 대비 지출이 거의 90~100%에 달합니다.

예, 저축을 못해요.

인생에 있어서 어느 정도 비축된 자금이 필요한 이유는 많이 있습니다. 가족사라던가, 급한 병환이 발생하게 되면 이런저런 비용이 지출되지요. 어르신들 말씀처럼 남는 돈은, 아니 절약을 해서 절반가량은 저축해서 쌓아두라는 말씀을 정말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제가 돈을 조금 모은다고 해도, 그것은 소비할 일이 있기 때문에 그 돈을 맞추기 위해 모아두는 것일 뿐입니다. 그리고 그 목표금액이 모이면 바로 (속칭) 지르는 거지요. 거의 그런 식이다 보니 당연히 아슬아슬한 인생을 즐기고(?) 있다 하겠습니다.




주변을 돌아보면 취미생활 수십 년간 여러 가지 인생사를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취미로 알게 된 친분이지만 그것 이상으로 많은 것이 보이지요.

가장 큰 것은 역시 경제적, 사회적 여건에 대한 이해와 접근입니다.

유명한 비유가 있지요.

뱁새가 황새를 따라가려면 가랑이 찢어진다

입니다.


자신의 분수에 맞게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인데 많고 좋은 의미를 담고 있으면서도 취미 세계에서는 참 적용하기 많이 어려운 문구이기도 합니다.

저는 제 분수, 환경적 요인을 잘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정말 쓸데없이 소비를 했지요.

정확한 판단 이유가 아니라 그냥 즉흥적인 부분도 많았고요.

누구 말대로 돈을 쓴 만큼 현명해진다 라는 농담도 들을 수 있었지만 아무리 돌아봐도 사용 대비 효율이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었다고 하겠습니다.



가끔 보면, '내가 어떤 사람인데…….'부터 '내가 얼마나 돈을 쓰는데…….'라는 식으로 자신의 사회적 입지를 강하게 어필하는 부분을 많이 보게 됩니다. 이것은 인지상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번 깔보이면 이래저래 피곤해지니까요.

저는 이런 것으로 이루어진 사람의 태도변화나 이해관계가 굉장히 다르게 느껴진다는 것을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사회적 이해관계를 처음 만나보는 입장에서 바로 알아차리기란 어렵습니다. 아무래도 행색이나 지갑을 열고 닫는 씀씀이를 통해 그것을 이해하려고 하지요.

저는 이런저런 일로 다양한 계층에 속한 사람들과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일반인 기준으로 보면 좀 많은 사람들을 만났지요. 그리고 해외도 돌아다니면서 자국 나라 사람들과 해외 현지인의 인식, 문화 차이를 제법 많이 보게 됩니다. 그리고 그 변화가 몇십 년 정도 지나 보면 양쪽이 다 이해할 수 있는 영역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렇지만 그 당시에는 그런 모습들에 대한 이해보다 불만이 더 많았다고 하겠지요.


그것을 해소하기 위해서 쓸데없이 지출이 늘어나기도 했습니다.

나 자신의 가치가 어떤 형태 로건 더 높아지기를 바라는 심리였다고 하겠습니다.


약 30여 년 정도 취미를 같이 경험했던 이와 술자리를 해보면 그때 일들이 묘하게 다시 떠오르면서 얼굴이 화끈해지기도 합니다.

물론 아예 의미가 없지는 않았습니다. 제 자아성찰에 아주 눈곱만큼 공을 들였다고 자위할 수 있으니까요.



그래 봤자 취미입니다.

취미인데 어느새 정신 차려보면 지갑이 텅텅 비어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그러면서 내가 그렇게 무모한 짓을 했으니 결코 타인에게는 그런 후회를 주지 않기 위해서 잘~~ 설명, 설득해서 좋은 방향으로, "한방에 지르고 끝나게 해야겠다."라는 경험담을 권유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저런 싸구려, 안 좋은 것을 통해서 얻는 경험치가 없이 그냥 바로 좋은 것, 비싼 것을 통해서 확실히 고생을 줄여간다는 것이 좋은 방법론이기는 합니다.

그런데 언제나 그러하듯, 그게 잘 먹히지 않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 것을 보면 스스로 경험해서 얻는 축적된 이해력을 바탕으로 사물을 바라볼 수 있게 하는 것이 진정한 취미교육이라는 말도 하게 됩니다.

취미이지만 현실과 많이 밀접한 현상을 보게 되는 것도 그런 것 같습니다. 결국 취미 하면서도 다양한 공부를 하게된다고 말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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