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그 사랑의 힘으로 모든 것을 극복할 수 있다고 합니다.
벌써 한참 지난 이야기지만 정의감에 경찰이라는 직업을 택한 취미인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친구는 경찰이 되고 보니 가장 많이 해야 하는 것이 남을 의심해야 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경찰이라는 직업이 가지는 괴리감에 고심을 합니다.
정의를 집행한다는 만족을 위해서 많은 사람들을 의심의 눈초리로 보고 경계해야 하는 것을 보면서 말입니다.
아버지뻘 되는 사람과 마주하고 싸워야 하는 경우도 있다 보니 마음에 많은 것이 남았던 것 같습니다.
겉으로 보던 때와 달리 그 일, 취미에 접근해보니까 전혀 다른 형태로 보이는 것에 마음의 고통을 제어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이런 부분은 주변에서 굉장히 많이 보게 됩니다.
금수저에 가까운 환경에 명문 학벌을 가지고 있는데 입사해서 하는 일이 너무 한심하다는 이야기도 듣습니다.
일반 생활을 잘 살기에 하고 싶은 것은 거의 다 마음대로 해왔던 취미인이지만 정작 사랑이라는 부분에서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큰 좌절의 폭을 경험하게 되는 경우를 봤습니다.
취미라는 작업, 특히 프라모델이나 개라지 모델을 어느 정도 만지작거리게 되면 제법 잘 만들어서 폼나게 가지고 놀고 싶어 집니다. 저는 좀 특이한 경우지만 어렸을 때 못 사는 환경에 장난감을 만져보기 어려워서 과학사에 알바를 뛰면서 잘 사는 아파트촌 애들에게 대신 제작을 해주는 형태로 조립을 즐겼더랍니다.
저는 비싸서 만져보지도 못하는 물건들을 아파트에 사는 애들이 와서 수표를 내고 만들어달라는 것을 보면서 내심 부러웠지만, 저는 만들어보고 논다는 것에 의미를 두었기 때문에 좋았습니다.
약간의 돈도 벌고, 스킬도 늘릴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다만 당시 여자 친구가 몸에서 본드, 신나 냄새가 난다고 해서 후다닥 접게 되었지요.
마스크나 안전장비 없이 마구 제작하던 때라서 그때 '사랑'이 아니었더라면 흐느적거리는 인생이 되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지금은 안전한 환기시설과 마스크를 사용하지만 이제 많이 만들어보지는 않습니다.
연말연시가 되면 조금씩 감정적인 부분들이 살아난다고 하는데 오늘처럼 비가 주룩 주룩 흐르는 모습을 보면 뭔가 모르게 그 비 냄새와 함께 과거에 있었던, 까먹고 있었던 기억들이 불현듯 떠오르게 됩니다.
삶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수십 년을 살아보아도 제대로 말할 수 없는 시대에 살면서 과연 우리들은 사랑이라는 것으로 모든 것을 극복하면서 살아나갈 수 있었는지도 생각해봅니다.
취미심도 일종의 사랑이라고 하는데 사랑하는 대상에 대한 연민, 애증, 집착, 소유욕구 등이 어떤 형태 로건 좋은 방향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그래도 우리들은 언제나 자신이 사랑하게 되었던 그것을 위해서 자신의 삶이 앞으로 나갈 방향을 결정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