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담화> Epilogue
안녕하세요.
인터뷰맛집인 화담집和談集의 주인 화和입니다.
책장담화 season1을 마친 두 분 작가님과 이야기를 나눠볼까 합니다.
담화: 능선을 살짝 넘었다는 느낌이네요. 물론 갈 길이 멉니다마는(진짜?) 잠시 앉은 김에 쉬면서 풍광을 둘러보다 가면 좋겠군, 이런 기분이에요. 물론 그 풍광이라 함은 텍스트의 풍광이겠지요… 인생… 생긴 대로 사는 거니까요. 내 인생에서 글자가 사라질 날은 없을 테니까(노래 가사같…)
필화: ‘음… 끝났군.’ 네 정말 저는 시작한 일은 언젠간 끝난다는 주의인지라 덤덤합니다만, 숙제를 마쳤으니 ‘좀 쉬어볼까…’ 하는 마음과 ‘아 이제 뭐 하지..’ 하는 아쉬운 마음이 공존합니다. 아마 다음 주쯤 되면 ‘아 심심하네~’ 할 것 같기도 하고요. 하지만 쓰는 동안 즐거웠습니다.
담화: 이런 거 진짜 듣기 좋으라고 하는 말 같은데 매 순간이 즐거웠습니다. 저는 진짜 글이 안 나오다 못해 모음 하나 자음 낱자 하나조차 착즙 안 되는 순간에도… 누군가는 읽어줄지도 모를 문장 하나를 적는 일이 기쁘더라고요… 물론 그렇게 간신히 몇 줄을 썼는데 두 눈 뜨고 봐줄 수 없는 *레*기만 쏟아냈음을 목도했을 때는 그렇게 비참할 수가 없습니다만 orz
필화: 저는 단연코 담화님의 편지 받을 때가 가장 즐거웠어요. 혼자 막 깔깔깔 웃기도 하고요. ‘아 어쩜 이 사람은 이런 생각을 할까?’ 혹은 ‘아… 이 표현 너무 좋다. 이 책 정말 재미있겠다.’ 이런 생각을 하며 읽었답니다. 아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책을 소개할 때도 설렘이 있었습니다. ‘아 누군가 이 책을 읽어줄까?’하면서 인용문을 발췌할 때 남모를 즐거움이 있었음을 이제야 말씀드리네요.
담화: 우앗 정말요? 기쁩니다! 그런데 제가 그렇게 웃긴 사람인지는 몰랐어요…
필화: 네 저희가 다 낙엽만 떨어져도 까르르 웃을 나이는 지났는데 늘 그러고 있으니까요. 하하하
담화: 누구든 읽어주시는 분이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할 일이겠지만, 이왕이면 어떤 부분에서 “!” 하고 잠시 손 잡고 고개 끄덕일 수 있는 독자가 계시다면 정말 기쁘겠네요. 물론 공감지대는 여러 곳에서 발생할 수 있겠죠. 쉽게는 연령대나 성별, 또는 사회적 포지션, 혹은 정서적 좌표…? 취미도 좋겠고요. 입맛도… 취향도. 많잖아요? 사실 사람은 누구와도 어느 부분에서든 하나쯤 들어맞는 부분이 있지 않겠어요? 아직도 장래(?????) 희망을 말해도 된다면, 만능 퍼즐조각 같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희망사항입니다만.
필화: 글쎄요.. 가능한 많은 분이 읽어주셨으면 좋겠지만, 책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읽어주시면 더 좋겠다… 싶은 생각이 있어요. 담화님 말대로, “야, 나 그 책 읽었어!”
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반가울 것 같아요. 또, “아 이 책 읽어보고 싶었는데!”하는 분들도 반갑게 모시겠습니다. 시즌1이 끝나지만, 나중에라도 언제든 읽어주시고 댓글 남겨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공감대 형성은 소중합니다.
담화: 친구와의 대화이자 세상을 향한 손짓이었습니다. 거창하네요. 그런데 제가 원래 좀 대의명분을 내세우는 걸 좋아합니다 ㅎㅎ 믿지 않으실지 모르겠지만 약간 스트레스 해소의 창구이기도 했어요. 숙취를 떨궈내기 위한 해장술! 그런 거였습니다. 직업적(?) 스트레스를 날리기 위한 수다글! 좋지 아니할 수가요… 혹은, 둔탁해질 수 있는 감수성과 혹시라도 아직 남아있을지도 모를 약간의 지성을 단련하기 위한 장이기도 했지요… 이렇게 고백하고 보니 참으로 넌프로페셔널한 말입니다만, 태도는 프로처럼, 마음은 아마추어처럼. 그러면 꽤 괜찮지 않을까요?
필화: 수다와 숙제, 그 중간 어디메가 되겠네요. 사실 저희가 책장담화를 시작하고 나서 하루가 멀다 하고 전화며 카톡으로 수다를 떨었지만, 책장담화는 그야말로 저희에게 도서관 책상 같은 존재였습니다. 각자 읽은 책을 책상 한 가운테 떡하니 펼쳐놓고서는 이러쿵저러쿵 이야기하는 수다였지요. 책에 대한 대화를 맘껏 풀어놓을 대상이 많지 않았던 관계로 무척 소중한 기회였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담화: 꼬박꼬박 지켜보고 있다는 흔적을 남겨주셨던 분들께 특히 감사드립니다. 그게 얼마나 손이 가는 일인지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한층 더 감사한 마음이 드네요. 아무리 글은 혼자 쓰는 것이라지만, 읽어주는 독자의 존재가 없다면 아쉬울 겁니다. 감사했고, 쉬는 동안 더 부지런히 읽고 열심히 이런저런 재미난 기획을 하면서 지내겠습니당- :)
필화: 그동안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재미없는 글도 있고, 지루한 적도 있으셨을 텐데 모두 저희의 부족함 때문이려니 생각합니다. 그래도 항상 읽어주시고 응원을 아끼지 않는 분들이 계셔서 감사했어요. 책을 사랑하시는 여러분들에게 아주 조금이나마 사이다 같은 시간이 있었다면 더욱 감사하고요.
담화: 내용은… 아직 말씀드릴 게 없습니다! 왜냐면 무성한 기획안만이 씨앗 상태로 여기저기를 뒹굴고 다니는 상태인지라. 훗훗… 이제 두 달 동안 잘 고민하고, 숙성시켜서 그럴싸한 결과물과 함께 빰빠라밤! 하고 재개봉(뭐를…) 하려고 생각은 잘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럴싸한게 뭐죠. 있어보여서 썼는데 뜻을 모르겠네요. 조금 전에 뇌가 깔꼬롬하게 샤워를 마쳤습니다. 캬핫….
앗, 다시 제대로 인사드리겠습니다! 예쁘고 알차게 영글어가는 계절 잘 보내시고, 슬슬 실내에 틀어박히는 게 최고인 겨울에 흰 눈과 함께 will be back. 물-망-초!
필화: 여름에 시작했는데 벌써 깊은 가을이 되었습니다. 저희가 책장담화를 쓰며 보낸 시간과 에너지 그만큼을 똑 떼어 가족들과 함께 하고 푹 쉬면서 한 계절 보내고, 크리스마스에 산타와 함께 돌아올게요. 모두 짧고도 아름다운 가을을 만끽하시며 행복하게 보내시길 바랄게요.
이 인터뷰는
서간문 형식의 독서에세이라는 다소 낯선 글을 접하는 독자분들에게 두 작가에 대한 이해를 돕고,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인사의 한 방법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책장담화>가 이어지는 동안은 종종 이어나가도록 할게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