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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리지언니 May 19. 2024

도쿄 중심에 숨겨진 초록의 은신처

SHARE GREEN MINAMI AOYAMA


한적한 녹음, 휴먼스케일, 이국적인 나무들, 유독 탁 트인 하늘, 도쿄의 또 다른 자연


도심 유휴지 활용이나 새로운 상업공간, 도시의 오픈스페이스라는 키워드를 주었을 때 트민 남녀... 팀원에게 자주 검색 되는 곳입니다. 이곳은 국립미술관 근처로 노기자카 역과 야오야마 잇초역 사이에 위치하고, 지하철역에서 걸어야는 곳인데 이곳의 리딩을 위해 이번에 드디어 방문해 보았습니다. 걸으면서 내내 도심 한복판에 이렇게 조용하고 한적한 푸릇푸릇한 곳이 있었네 하면서... 우리로 치면 도심의 남산이나 인왕산자락에 어느 동네즈음 될까 싶은 생각도 들었고요. 빡빡했던 도쿄 나들이 일정가운데 도심 한가운데에 있으면서도 풍부한 녹음과 넓은 하늘에 편안함과 여유를 느껴본 기억에 남는 곳이었습니다.


여유로움 가운데  한편으로는 뭔가 개발 제한에 묶여있나 의심이 들었어요. 도심화가 가속화되는 도쿄의 한 복판에 지금 아직 미개척 땅으로 남겨져 있지만, 자본의 논리와 도시계획의 변화 같은 갑작스러운 개발의 압력으로 다른 새로운 이미지로 곧 변신할 수도 있겠다는 것이 생각이 들기도 했고요. 다른 야오야마 중에서도 그날의 느낌이 계속 유지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사실 더 컸지요.



잔디광장은 반려견과 아이들이 뛰어놀고 있었고, 방문객 각자 휴식하기 좋게 자리를 차지하고 도심의 여유를 누리던 곳 ⓒ Transit Branding Studio




잠정적 개발의 압력이 비켜간 도쿄의 숨겨진 녹색 쉼터


이곳은 야오야마 지역 개발의 일환으로 오랫동안 NTT 도시개발에서 소유하고 있던 땅이라고 해요. 지금까지 이곳은 도시계획공원 구역으로 제한에 따라 대규모의 개발은 할 수 없었서 주차장이나 창고 등으로 활용하는 기간이 장기화되고 있었다고 하죠. 유휴지를 새롭게 기획하여 2018년 말에 오픈해서 지금까지 지역사회에 열려있는 풍부한 녹지 공간을 제공하며 민간기업이 제안하는 새로운 공원활용법으로 이슈를 만들었어요. 물론 그 중심에는 공원과 일체화되어 한량한 분위기에 푸르름 그 자체로 기획된 카페와 샵들이 SNS를 통해 퍼졌고, 저 같은 외국인도 방문하는 곳이 되었네요.


전체 부지면적은 약 16,538제곱미터로 쉐어그린 프로젝트를 위해 할애한 대지 면적은 약 9,419제곱미터 삼천 평 정도라고 보시면 돼요. 기존건물은 1,500제곱미터인 사무소 2동과, 200제곱미터 창고와 300제곱미터 창고로 구성되어 있어요. 중앙의 잔디 광장은 대략 2,700제곱미터라고 해요. 갑자기 숫자를 들이민 이유는 개발 대지 면적 3000평에 비해 건물은 네 개의 테넌트로 대지의 1/5 정도를 채운 상업시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요. 이곳 땅값이 얼마인데 이렇게 구성해서 기대 수익을 채울 수 있을까 처음부터 의문이 들었어요. 하지만 개발의 배경을 알고 나서는 충분히 가능한 게릴라 사업이겠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등지 땅을 소유했지만 놀리고 있던 NTT 도시개발과 손대는 프로젝트마다 이슈를 만드는 크리에이티브 브랜딩 스튜디오 트랜짓 제너럴 오피스에서 이 유휴지의 활용법을 고민했다고 하죠. 주차장이나 창고 등의 시설로 활용도가 낮은 곳을 리노베이션을 통한 활용법을 검토했고, 일정기간의 잠정 이익활용시설로 제안한 것이 공원이라고 해요. 게릴라 공원이라고 이야기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카페와  오피스에도 녹아든 이름 그대로의 쉐어그린이 돋보인 유휴지 활용법을 보여 주었습니다.




ⓒTransit Branding Studio



기획할 때부터 지역특성이 강한 오모테산도와 롯폰기에 끼인 입지에 야오야마 잇초메의 가치와 개성을 보다 높여 목적성 있는 장소로 집객력을 높이는 것을 중요하게 봤다고 해요. 오모테산도에는 소규모 상점과 이벤트가, 롯폰기에는 대형 이벤트 공간이 공존하니 이곳은 인근 지역과는 차별화된 이벤트 공간으로 설정했다고 하고요. 이용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중간 규모의 이벤트 공간을 잔디같이 활용도가 높은 조경시설 위주로 계획하여 다양한 이벤트공간으로 말이죠. 기획부터 입지와 동네해석에 따른 포지셔닝에도 치열하게 고민한 흔적이 보여요. 저도 이곳을 오모테산도 힐즈와 하라주쿠를 거쳐서 지하철을 타고 갈 만큼 오모테산도와 롯폰기에서 멀지 않은 곳이에요. 그곳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미드타운 타워가 이렇게 가까이 보이는 구나 감탄이 나올 정도로 정말 숨겨진 도심 속 은신처 같은 곳이지요.





지역민의 호기심과 호감을 통해 개발에 대한 기대감을 올리는 전략! 게릴라 공원


이곳을 개발한 NTT 도시개발은 도시 기능이 공존하는 마을 만들기를 목표로, 전국 각지에서 지역에 근거한 개발사업을 진행 중이에요. 모회사인 NTT는 전기통신성을 공기업화한 일본전신전화공사로 지금은 민영화된 공기업으로 한국으로 치자면 KT와 유사하다고 해요. 본격적인 개발 전의 유휴지를 활용하는 방법으로 지역에 열린 공간을 제공하여 지역 인지도를 상승시키고 본격 개발에 대한 기대감을 양성하는 과도기의 실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듯 보여요. 이 실험을 통해 결과 이어가고 싶었던 두 개의  시도가 있다고 해요.


첫 번째는 수익화할 있는 오픈스페이스에 대한 실증 실험의 장으로 오픈 스페이스에서 수익을 올리고 관리비를 충당하는 모델의 실험적 시도


두 번째는 어반 그리너리에서 일하는 크리에이티브 오피스 사업이나 광장과 일체화된 상업 점포에 대한 실험


과적으로 이 두 가지 실험을 검증하면서 삼천 평의 대지에 1/5도 안 되는 규모의 상업시설을 두어도 오픈스페이스 대관료로 인해 전체 수익성을 확보하는 사업을 목표로 했다고 해요.



ⓒNTT UD


지금까지 지역에 폐쇄적이었던 유후 부지를, 지역에 열린 공간으로 제공하고 이를 통해 지역의 활기를 올리는 개발 사업에  좋은 사례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최대한 현시점의 한산한 이미지를  활용한 외부공간과 상업시설의 컨셉을 잘 만들어 개발 전의 이미지를 어필하면서, 본격적으로 개발이 들어가기 전에 호기심과 관심을 올려 미래에 들어설 시설의 브랜드도 가치를 올리는 일거양득의 전략인 듯싶어요.




초록의 광장 가장자리에 네 개의 테넌트로  운영되는 이국적인 분위기의 도심농장


테넌트는 야외 대여 이벤트 공간인 오픈스페이스 광장을 중심으로 숍과 카페 소규모 사무실, 주차장 등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중심 광장은 카페와 숍을 연결해 일체화된 공간으로 시기마다 계절마다 풍부한 이벤트를 진행으로 윈윈하고 있고요. 카페와 숍은 도심에 있으면서 보기 드문 이국적인 식생이 심긴 초록광장과 일체가 된 공간이에요.


카페는 이곳의 브랜딩을 맡은  트랜짓 제너럴 오피스가 운영하는 리틀 달링 커피 로스터즈로 도쿄시내에서 주차장을 갖춘 이례적인 카페라고 해요. 또 카페의 구조는 반이 손님석 반이 이벤트석인데 이벤트 스페이스를 사용하지 않는 동안은 카페의 손님석으로 활용하고 평소에 청소를 카페에 맡겨 관리비를 줄이는 구조로 서로 상생하고 있다고 하죠.




브랜딩을 맡은  트랜짓 제너럴 오피스가 운영하는 리틀 달링 커피 로스터즈
ⓒTransit Branding Studio



숍은 랜드스케이프 디자인을 담당한 기업에 의해 운영되는 그린숍인 SOLSO PARK와 ALL GOOD FLOWERS가 입점해 있어요. SOLSO FARM의 도심형 GREEN 마켓인  SOLSO PARK는 각지에서 모은 아웃도어·인도어 식물마켓처럼 구입할 수 있는 곳으로 소개하고 있어요. 식물 화분 등 상품은 점내에 그치지 않고 시설 전체에 흩어 뜨려 녹색 공간의 분위기를 연출하고 공원의 일부인 것처럼 보이게 하고, 이벤트 석을 관리하는 카페처럼 공원의 수목 관리를 맡아서 서로 윈윈하고 있죠. 이것이 파는 물건인가 공원 시설인가 싶을 정도로요. 이곳을 보니 3,000평의 부지에 초록초록한 4개의 테넌트로 상업시설을 만들어도 장사가 된다... 이것이 즘 상업시설 트렌드다라는 비약적인 논리보다는 개발의 배경을 이해해야 이곳의 생존 방법을 알게 되는 것 같아요.



ⓒTransit Branding Studio
ⓒSHARE GREEN



광장은 가장자리 공간과 중심의 공간의 성격을 명확히 구분하여 시설을 배치하였고, 가장자리 공간이 상업과 연결되어 중심의 공간을 관조하고 즐기는 최적의 휴먼스케일을 갖춘 것 같았어요. 크기나 쓰임새 같은 부분들이 잘 계획된  이국적인 감성이 더해진 도심농장은  이렇게 공원에 잘 녹아들어 있네요.



ⓒNTT UD



오피스는 일, 휴식, 놀이가 일체화된 리에이터나 스타트업을 위한 스몰 오피스예요. 1층 천장고를 시원하게 확보하여 리노베이션을 했어요.  셰어오피스로 NTT에서 운영하는 브랜드 오피스예요. 주변의 미드타운이나 힐즈시리즈가 보이는 빡빡한 도심에서 더 여유롭게 일하고 싶은 디지털 노마드에게 제격인 오피스가 아닐까 싶어요.



NTT가 운영하는 브랜드 오피스 LIFORK ⓒSHARE GREEN





이곳의 성과와 성공 포인트, 그리고  앞으로의 과제


이곳의 오픈스페이스 운영실적은 2019년 하루 시설 방문객 1,419명으로 주중 평일 아침에는 반려견 산책과 아이와 함께 온 엄마들이 즐기는 곳으로, 휴일에는 SNS를 보고 먼 거리에서 찾아온 MZ세대까지 합세하여 활기를 띠게 되었다고 해요.


수익이벤트 유치 실적은 95일간 58건, 마을 만들기 관련 이벤트는 28일간 22건 정도로 대략 2일에 1건은 수익을 창출하는 이벤트나 촬영 등의 유치에 성공했고 기대한 수익달성했다고 하죠. 시설주최 이벤트는 아이를 대상으로 한 이벤트나 요가 등 지역주민에게 쉽게 어필할 수 있는 으로 시작했다고 해요. 꾸준하게  오픈스페이스 대관 수입은 증가하여 유지비나 세금 등을 충당하기에 충분했고 마을 만들기 행사 비용으로도 사용가능한 수익구조를 만들었고요.



초창기 설정된 오픈스페이스 대관료...ⓒNTT UD
ⓒTransit Branding Studio




마지막으로 NTT 도시개발은 이곳의 성공의 포인트를 크게 세 가지로  이야기하고 있어요.


첫 번째는 광장(오픈 스페이스)을 코어시설로 하고, 계획 당초부터 이벤트 유치를 염두에 둔 플래닝과 광장의 조닝, 전원, 배수, 반입동선, 하중 등을 고려하여 계획한 점


두 번째는 기획의 시작 시에 프로젝트 멤버 (카페, 숍입주자, 운영회사)를 선정해, 공동 창출하는 개발 프로세스에 의해, 각각의 시너지나 메리트를 극대화하면서, 자신의 시설이라고 하는 마음으로 만들어 낸 점 (저 또한 이 부분이 이런 사업의 성패를 가르는 키 중에 하나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런 입지를 선호할 타겟을 캐치하고 디자인과 사용방법을 SNS에 홍보하여 광고비를 거의 들이지 않고 집객 하는 데 성공한 점


그리고 앞으로 오픈 이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신선한 맛이 희미해지는 가운데, 현재의 집객, 이벤트 유치 상황을 지속하는 것에 대한 고민도 이어지고 있다고 해. 이곳의 디벨로퍼인 NTT도시개발은 쉐어그린을 포함 진행하는 프로젝트에서 마을 만들기라는 주제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데요. 개성 풍부한 지역사회가 주역이 되는 앞으로의 마을 만들기 실현을 위해 NTT어반솔루션을 창설해 이런 사업을 확장할 예정이라고 해요. 홈페이지를 보니 디지털 매거진으로 흥미로운 주제를 연재하고 있었어요. 올해 4월 10일부터 매주 수요일 '작은 마을을 만드는 방법'이라는 제목의 6부작 디지털 잡지 시리즈를 계속 선보이고 있고요.


시간이 흘러 개발의 압력이 가해지면 NTT 도시개발은 이곳을 어떻게 해석하고 어떤 마을 만들기로 새롭게 개발할지 쭈욱 지켜볼 곳이 생겼네요.




https://share-green.com/about/













ⓒ파리지언니 2024년 4월 30일


이곳도 언제가 뮨 세컨드나 테노하처럼 사라져 버릴 수도....도쿄여행을 하시게 되면 이곳의 여유를 즐기고, 산미가 적당한 리틀 달링 로스터즈 커피를 마셔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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