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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리지언니 May 16. 2024

Tokyo! 2024 새로운 도시 공간들

도시는 누가 만들어 가는 것일까?


5년 만에 도쿄 앓이 중


팬데믹과 올림픽 이후의 도쿄는 서울과의 격차를 느끼게 하는 새로운 도시의 공간이 눈에 보였습니다. 이번 여행에도 테노하 다이칸야마는 꼭 가봐야지 했던 계획이 부끄러웠고, 밤늦게 까지 술 마시며 놀던 그 시절 추억의 장소였던 코뮨 세컨드가 사라져 허망했으며, 너무 빨리 완성형 빌리지가 되어버린 아자부다이 힐즈에서 느낀 놀라움이 가장 기억에 남았습니다. 도쿄는 생물처럼 성장과 퇴화의 대사를 진행하고 있었어요. 5년 전 여행에서 꽤나 기억에 남았던 추억의 장소들이 바뀐 것은 너무나 당연한 도시의 대사과정이었을 텐데요. 다음에 방문할 도쿄는 또 어떻게 변해 있을지 지금  기록을 남겨놔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른 어떤 도시보다도 우리가 가장 쉽게 벤치마킹하는 도쿄! 너무나 당연하게 서울의 공간에 카피되고 있기에 가능하면 매년 방문하여 기록을 남겨볼까 싶은데요.


이렇게 도시의 공간들이 바뀌는 것은 우리가 원하는 삶이 도시의 공간을 바꾸기도 하겠지만, 깊숙이 들어가 보면 개발자들이 어떤 논리와 철학으로 도시민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공간을 만들어가는지에 대해 알아가는 것이 더 중요해 보입니다. 사용자와 개발자의 의중을 알려 이것저것 찾아보며 조각조각의 정보들을 모으다 보니 그 중심에는 역시 디벨로퍼들이 있었습니다.


사실 박희윤 작가님이 쓰신 도쿄를 바꾼 빌딩들이란 책이 여행을 떠나게 만든 기폭제가 되었어요. 힐즈시리즈 중심의  모리빌딩의 철학에 흠뻑 빠졌다가..... 그럼 다른 더 규모 있는 디벨로퍼는 어떻게 매력적인 도시를 만들려 노력하나 그 사정 하나하나가 궁금했습니다. 낮에는 그곳에서 늦은 봄의 햇살을 즐겼지만... 밤에는 폭풍검색으로 여행이 깊어 갔네요. 도쿄의 특정구를 중심으로 지역을 대표하며 매력적인 동네를 만들어 가는 주체에 대해 알아가며 눈에 보이는 공간의 스케일과 디테일도 중요하지만 보이지 않는 탄생비화를 알아가는 것도 한편으로는 흥미로운 일이었습니다. 이번에는 어떻게 이런 도시의 공간을 기획하고 만들어 내고 운영하며 지속시킬까 궁금했던 곳, 그리고 방문 시 신선함을 느꼈던 몇 곳이야기할까 해요.


우선 도쿄의 디벨로퍼에 대해 잠깐 이야기하겠습니다. 도쿄의 5대 디벨로퍼는 신기하게도 도심의 중심 다섯 구를 구씩 책임지는 대표 도시재생사업자로 오피스 임대사업을 중심으로 성장했습니다. 분류는 아래와 같아요.


옛 재벌계열

미쓰이부동산 - 주오구

(니혼바시, 야에스 재개발) 

미쓰비시지쇼 - 지요다구

(마루노우치, 오테마치 재개발)

스미토모부동산 - 신주쿠구

(신주쿠, 롯폰기 재개발)

철도회사 계열

도큐부동산홀딩스 - 시부야구

(시부야 재개발)

독립계 디벨로퍼

모리빌딩 - 미나토구

(롯폰기, 토라노몬, 아자부다이 힐즈 재개발)


이렇듯 일본의 부동산 회사들은 특정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한 경우가 많습니다. 미쓰이 부동산은 니혼바시, 미쓰비시지쇼는 마루노우치, 모리빌딩은 롯폰기 일대를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또 사철이 발달한 일본은 민간 철도 회사들이 역세권 주변에 소유한 땅을 개발하면서 대형 부동산 회사로 성장하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요. 1922년 철도 회사로 시작한 도큐 그룹의 계열사인 ‘도큐 부동산’이 대표적이에요. 이름 앞에 붙인 번호는 기업 경영실적 순서입니다. 기업의 개요, 사상, 도시개발역사, 주력개발지역, 개발철학, 사업모델, 포트폴리오 및 매출 수익구조는 일본도시의 역사와 디벨로퍼의 변신이란 제목으로 대신증권에서 발간한 리포트를 참고해 주세요. (인터넷 검색하시면 다운 가능하고요 너무 친절하게 잘 정리되어 있어요.)  저는 이번 여행에서 방문한 최신 개발 사례를 통해 디벨로퍼의 사업모델과 개발철학이 담긴 도시의 거점들을 사용자 입장과 개발자의 관점으로 아래의 프로젝트들을 짚어 볼 예정입니다. 




1. 쉐어그린 미나미 야요야마

2018년 여행 이후에 생겨서 그렇지 최신 사례라고 하기엔 몇 년 시간이 흘렀고, 도쿄의 5대 디벨로퍼의 사업도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너무 편안하게 도시의 푸르름과 여유를 즐겼고, 커피가 맛있었던 곳이라서 소개합니다. NTT UD (Urban Development)라는 디벨로퍼가 개발했고 모회사인 NTT는 일본 최대 통신사업 기업으로 사업분야나 자국 업계에서의 지위, 민영화된 공기이라는 점 등에서 한국의 KT와 유사하다고 해요. 뭔가 공기업 같은 대기업에서 만든 노잼의 공간이라 짐작하실 수도 있겠지만, 생각보다 브랜딩이 잘 되어 세련되었고, 빡빡한 도시 속에 여유로운 외부 공간에 대한 인사이트를 보여주는 곳입니다. 혼자만 알고 싶은 이런 공간이 기획되어 탄생하기까지 흥미로운 개발사가 있었습니다.



2. 포레스트게이트 다이칸야마

테노하의 자리에 들어선 도쿄의 사운즈 한남 같은 곳이었습니다. 구마겐고의 디자인이기에 봐야겠다 생각했지만 예전의 테노하가 더 그리워지는 이유는 뭔지요. 어떤 자본의 논리로 개발의 압력에서 테노하 매장이 사라졌을까 궁금했지만 알고 보니 이 사업은 도큐부동산관계되어 있었습니다. 이곳에 간 날 도큐플라자 하라주쿠 하라카도를 같이 가봐서인지 도큐부동산의 도심 상업시설 전략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네요.



3. 아자부다이 힐즈

근래 도시 프로젝트의 레퍼런스로 안 쓰이는 사례가 없는 너무 핫한 이 동네는 전 세계에서 도쿄에 온 관광객들도 빨아들이고 있었습니다. 모리빌딩이 추구하는 도시개발의 철학과 개발과정에 대한 공개된 정보도 많아서 학습효과가 컸고, 실제 방문해서 눈으로 확인하며 모리빌딩의 완성된 힐즈를 볼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헤더이 설계한 상업시설과 국제학교는 디테일에 대한 일본인의 섬세함이 더해진 훌륭한 작품이었습니다.  작년 11월 오픈 이후 있던 동네 같이 너무 빨리 도쿄에 녹아든 시그니쳐 빌리지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 해요.



4. 미야시타 파크

미쓰이 부동산에서 개발했고 설계는 니켄세케이에서 진행한 공원재생 프로젝트입니다. 요즘 서울시가 건물 상부에 공원을 허용하는 입체 공원제도로 이슈가 되고 있는 사례이죠. 저 개인적으로는 후지와라 히로시의 주유소 컨셉의 스타벅스에 꽂혀서 가보게 된 곳이에요. 유휴지 공원 도시개발의 의미는 좋았는데 뭔가 사용자 입장에서 헛헛함이 남아 있는 곳이었습니다. 밤에 찾아갔을 때 요코초 유흥의 활기와 MZ세대가 우글거리던 풍경이 인상적이었어요.



5. 도큐플라자 하라주쿠 하라카도

도큐플라자 오모테산도 (지금의 공식 명칭은 뒤에  '오모카도'가 붙음) 대각선에 위치하여 다음 버전의 도큐플라자처럼 진화한 새로운 상업공간이 들어섰습니다.  뭔가 볼륨과 형태가 비슷해 보이면서 도큐플라자의 오모테산도에서 아쉬웠던 점을 더 과감하게 디자인한 것 같았어요. 이런 표상적인 차이 말고도 운영사인 도큐랜드의 새로운 상업시설의 전략을 깊게 들여다보면 도시적 맥락의 큰 그림안에서 두 도큐플라자의 시너지까지 꽤나 흥미로워요. 비록 우리는 그 곳에서 독특한 샵과 찐 맛집에 마음을 빼앗기지만요...


6. AKI-OKA STREET - JR 동일본 도시 개발

7. 그레이터 시부야 - 도큐부동산

8. 마루노우치 - 미쓰비시지쇼

9. 니혼바시 -미쓰이부동산






올 해 도쿄를 갈 계획은 없지만 내년 봄에는 가보고 싶을 것 같아요. 처음 기획서처럼 써 본 글이 크게 의미 없어보여 마지막 글로 붙였는데... 가보고 싶은 곳이 생기면 적어놓고 찾아 놓으려고요.  또 떠날 생각을 하니 삶에 약간의 활력이 스미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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