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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리지언니 Oct 20. 2019

지금 살고 싶은 집에서 살고 있나요?

전지적 싱글 시점 일곱 가지 질문


혼자 산다는 것은 싱글이나 독신으로 산다는 의미가 아니에요. 더불어 살아가는 삶 속에서 고유한 자신만의 즐거움과 아름다움을 온전히 누리고 나만을 위한 시간을 가장 많이 쌓겠다는 의미라고 말해야는데......언제인가부터 목소리가 작아지고 얼버무리게 되죠. 그래서 자신감에 넘치는 모나 숄레의 가장 완벽한 삶의 공간을 향한 7가지 인생 질문으로 목소리를 내봅니다.




책을 펼쳐서 책 등을 위로 향하게 할 때 만들어지는 조그만 지붕은
가장 안전한 안식처 가운데 하나



‘집에 관련된 거의 모든 그녀식 현대판 인문학’을 파헤치며 거침없이 써 내려가는 이 책의 작가는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기자이자 에세이 작가로 활동 중인 모나 숄레입니다. 모든 출처에서 지식을 캐내며 집에 관한 우아하고 일리 있는 이야기를 이어 가는데 문학, 예술, 철학, 사회학, 영화, 잡지, 드라마, 다큐멘터리 기사, 통계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보여줍니다. 지식 추구는 차분함과 고독을 요구하는 일로 그녀의 집은 파리의 비좁고 복잡한 아파트가 아니라 자발적인 지적 유배의 장소라는 상상마저 들게 됩니다. 왜냐면 작가는 지금까지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 적도 아이를 원한 적도 한 번도 없고, 어렸을 적부터 품었던 가장 큰 꿈은 자신으로 부터 무엇인가 창조해 내고 (좀 더 정확히는 글쓰기), 삶을 충분히 즐기기 위해 되도록 자유로운 존재로 머무는 삶을 동경한다고 말했기 때문입니다. 몇 시간 동안 읽기와 쓰기를 한 뒤 거리로 나가 군중 속에 섞여 걷는 것을 좋아하고 도시에 대한 사랑, 도시의 활기참과 생동감, 도시의 무질서와 들끓는 삶에 대한 행복감을 예찬하다가도 갑자기 뜬금없이 언젠가 파리를 떠나고 싶다는 바람을 밝히기도 합니다.


가장 완벽한 삶의 공간을 향한 7가지 인생 질문은 싱글의 관점에서 여성의 관점에서 던져진 것입니다. 이 부분에 공감하면서 서평을 쓰신 분은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이야기들은 사실 너무 양이 방대하고 챕터가 길어 긴 호흡을 해야 합니다. 어느 독자는 소제목으로 묶인 단락 각각은 괜찮은데 그 주제 간의 관련성은 크게 있어 보이지 않아서 단락을 넘어갈 때마다 다른 책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고 서평을 남기도 했습니다. 갑작스럽게 브런치 북을 발간하듯 처음에 주제는 있었지만 어떤 명확한 기획의 지도를 가지고 글을 썼다기보다는 10년간 써온 방대한 원고를 분류하고 추려서 7가지의 내용으로 엮었다는 느낌도 듭니다. 정말 7권의 브런치 북을 읽는 느낌입니다.


저자는 게으름을 피우고, 잠자고, 공상에 잠기고, 읽고, 곰곰이 생각하고 무언가를 만들고, 놀고, 혼자 고독을 즐기거나 지인들과 어울리고,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어 먹는 것을 좋아하는 하는 프랑스 젊은 여성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에세이 작가입니다. 사실 이 책은 한국에서는 크게 인기를 얻지 못했지만 저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많은 영감도 받았고요. 이 책을 보다 더 잘 읽을 수 있는 꿀팁을 드리자면 서문을 유심히 읽고 시작해야 이야기의 큰 흐름을 잃지 않고 소소하지만 방대한 이야기들에 귀 기울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집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들여다보는 종횡무진 오디세이라는 표현만큼 요약이 어렵고 질문과 답을 이야기하기도 모호하지만 해박한 지식과 발랄한 작가의 입담이 흥미로운 책입니다. (번역의 힘도 크겠지요!)일곱 개 장의 큰 이야기 흐름은 아래와 같이 주관적으로 요약해 보았습니다.



1. 처음에는 집에서 홀로 보내는 시간, 오로지 나만을 위해 존재하며, 내게는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주변의 몰이해나 비난을 불러일으키는 시간을 옹호하고 싶은 마음에 대해


2. 집에 콕 틀어박혀 칩거하기의 장점에 대한 묘사 (자그마치 27페이지)


3. 드디어 집이라는 공간이  우리가 당면한 가장 논란이 많은 사회적 문제와 관련이 있음을 이야기

(민주주의의 퇴보, 급락하는 혼인율과 상승하는 이혼율, 갑질 문제, 사회 계층과 세대 간의 이중 격차, 근로 노동 시간 논쟁, 가정 형태의 변이, 건축 방식의 문제 모두 ‘집’에서 시작되거나 관련이 있다는 것)


4. 우리에게 공간 못지않게 부족한 것은 시간으로 자기 시간의 주인이 되는 법에 대해


5. 집안일을 하는 주체에 대해 하인 제도가 사라진 19세기 이후부터 가정부 또는 대부분 여성의 몫으로 간주된 불합리함에 대해


6. 여성이 자신을 꽃피울 수 있는 유일한 장소인 집에 대해


7. 집콕을 공간적이고 물질적인 영역에서 이야기하며 집에 대한 꿈을 이야기




오늘날 우리에게 ‘가장 완벽한 삶의 공간’을 찾기 위해
던진 전지적 싱글 시점 일곱 가지 질문



1. 집은 ‘누구’와 사는 곳인가?
2. 집에서 ‘시간을 보낸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3. ‘집’이라는 시공간은 우리에게 어떤 이점을 주는가?
4. 노동 없이 집을 유지할 수 있는가?
5. 초연결사회는 공간과 사람의 관계를 어떻게 바꾸었는가?
6. 우리가 살 ‘공간’은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7. 오늘날 우리에게 ‘이상적인 집’이란 어떤 곳인가?







그녀의 호기심은 저에게 현기증이었습니다. 이 책에서 해답을 찾는 것은 각자의 몫인 것 같습니다.


(본문 텍스트는 아래 링크 출판사 서평을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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