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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리지언니 Mar 05. 2020

미래의 어느 날을 위한 처방전

지나치게 일하는 지식노동자에게


마감에 마감.....일만 하면서 살던 어느 날 거울속의 괴물은 삶의 허무함을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일상의 나로 돌아오기 위한 급처방으로 당장 실행가능한 마음 챙김을 내립니다.




백 미터를 전력 질주하듯 마라톤을 완주하겠다는 무모한 생각처럼 마감이 이어지는 삶은 때론 허무하다 못해 수명이 줄어드는 느낌을 줍니다. 깃털처럼 가볍게 느껴지는 하루들이 모여 아름다운 인생을 이룬다는 것을 잊은 채 열심히 일만 하는 묵직한 날들이 이어지는 요즘. 크게 행복할 날이 별로 없어 행복하다는 느낌을 구체적으로 모르는 마음이 허한 상태는 내 삶에서 무엇인가 결핍되었다는 신호를 주지만 애써 무시하고 살아가게 됩니다.


실제로 내 삶을 유심히 관찰해 보니 소소한 행복은 내 안의 질서들로부터 만들어지는 것이 참 많더라고요. 그중에 좋은 습관을 이어가며 살아가고 있을 때 기분 좋음과 평안함을 행복하다고 느낄 때가 참 많은 것 같습니다. 나만의 좋은 루틴들을 이어 갈 때 행복하다고 느끼는 반면 좋은 습관을 이어가지 못하는 결핍의 날들이 오면 상대적으로 불행한 감정을 느끼는 것. 그뿐이겠지요. 그래서 잠들기 전에 무엇인가 결핍되어 행복하지 않다는 느낌이 또다시 드는 미래의 어느 날에 나를 위한 처방전을 남깁니다. 저 또한 뿌리가 튼튼한 건강한 사람. 한결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작은 기대와 소망을 담아서 말이죠



야근이 이어지는 바쁜 날들에
마음 챙기기 위한
별 것 아닌 나만의 몸무림



1. 무엇인가 반복해서 읽기


오직 한 권의 책만 탐독하며 내가 기대하고 있는 정서적 감동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것도 좋고, 시간이 없으니까 책이 아니더라도 짧은 문장이지만 위로와 평안을 주는 성경말씀이나 명언들을 반복해서 읽는 것은 참 유익합니다. 반복해서 읽다 보면 마음도 안정되며, 여러 번 읽는 글이 주는 여유 속에서 다른 생각에 집중할 수 있게 해 주니까요.



2. 가끔 요리하고, 가끔 굶기


일주일간 세상 음식에 동화된 내 몸의 디톡스 시간. 누군가 요리는 지적 생활의 기초를 이루는 일종의 과학이라며, 영양학적으로 적합한 음식을 만들고, 적당량을 섭취하는 것은 최선의 지적 생활을 이어가는 방법이라고 말합니다. 과장하자면 머리를 많이 쓰는 지식노동자들의 최선의 지적 생활은 무엇을 먹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며 영양가 풍부한 요리를 권장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라면을 꼬들하게 끓여 먹고 탄수화물 분해제와 비타민과 영양제를 먹는 날이 흔하지요. 그래도 집에서 조용히 먹는 한 끼의 식사는 마음을 너그럽고 평안하게 만들어 주기에 그 시간은 참 소중해요. 생각보다 머리를 많이 쓴다고 생각해서 많이 먹지만 가끔 굶어서 힘을 빼는 것이 유익할 때도 있어요. 많이 먹어도 결국 위염에 걸려 굶기로 힘을 빼는 시간이 오니까요.



3. 운동화 신고 한 정거장 더 걷기


건강도 실력일진대 수명이 줄어드는 느낌 속에서 야근을 강행하며 몸을 망가 뜨리는 일로 불합리한 현실에 저항하는 일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너무 늦으면 택시를 타기 때문에 적당히 야근하는 날에나 가능한 걷기. 걸으면서 이 일이 끝나는 상상과 앞으로 뭘 할지 생각도 해보는 찰나의 생산적 시간입니다.



4. 수첩에 무엇인가 빼곡히 써보기


일과 병행하는 최고의 지적 활동, 특히 글을 쓴다는 건 준비된 자료와 나의 생각을 하나로 융합해 새로운 무엇인가를 창출해내는 거창한 과정으로 고도의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시간입니다. 지금도 그렇고요. 그리고 중요한 것은 비슷한 일을 할 때뿐만 아니라 비슷한 상황에 처할 때 전에 정리한 메모와 글들은 새로운 생각을 정리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는 것입니다.



일은 죽어야 끝나!


어차피 해야 하는 일이라면, 피할 수 없는 강행군을 하게 되었다면 긍정적으로 지혜롭게 끝내고 나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도 힘이 되는 사람이 되면 참 좋을 것 같은데 말이죠. 야근하며 흘러간 시절을 돌이켜봤을 때 가장 씁쓸한 것은 일만 생각하느냐 내 마음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 뭔가 건강하지 않은 마음에 대한 진단처방없어서 속박된 삶을 살았다는 것을 깨닫고 후회하게 될 때입니다. 그리고 이런 시간들로 인해 감정을 관장하는 나의 뇌의 일부가 굳어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불온한 상상을 하게 됩니다. (뭔가 공감하지 못하고 짜증이 올라오는 순간들을 마주 할때면요.) 참 바쁜 와중에도 퇴근길에 퇴근 후에 그리고 가끔 쉬는 주말에 네 가지 행동지침을 생각하며 루틴을 만들어 가며 잘 살고 있다고 느낄 즈음, 저는 위염에 걸려 하루를 꼬박 앓았습니다. 역시 생각대로 안 되는 것이 인생이네요.






이 글을 쓰면서 읽었던 책 목록

P.G해머튼 지음 김욱 편역, <지적 생활의 즐거움>, 리수|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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