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파리지언니 Jun 11. 2020

사표 내지 않는 여자들을 위한 야망 안내서

'야망있는 여자들의 사교클럽'


일터에서 언니들은 사라지고 오빠들만 남게 되는 요즘! 그 오빠는 절대 해 줄 수 없는 공감 포인트 있잖아요. 

그냥저냥 요즘 나의 갈증을 풀어준 언니들의 대화에서 얻은 힐링을 나눠요.




그 언니라면 나에게 어떤 말을 해줬을까?


롤 모델이 필요했다. 그러나 먼저 간 사람에게 길을 묻자니 길이 너무 많이 변해버렸고, 같은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에게 묻자니 나와 엇비슷하게 헤매고 있었다. 젠장, 롤모델도 없다니. 오늘과 내일이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서는 롤모델이 아닌 딱 한 발자국 먼저 간 '언니'가 필요했다. p5


사막은 모래 바람이 불 때마다 지형이 너무 심하게 변해 지도가 무의미하다고 한다. 그래서 사막에서는 대신 하늘을 본단다. 별자리를 더듬어 길을 찾는다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대에서 누군가에게 해법을 내놓으라고 떼를 쓰는 건 소용없는 일이다. 롤모델이 없는 시대라고 하지만, 누구도 이 시대를 먼저 살아보지 않았기에 하늘을 봤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그들의 이야기가 기억에 바래 조금 흐려졌을지라도 원망할 필요는 없다. 그들도 우리와 같은 여행자일 뿐이니까 p67




쌓인 말들에 화병이 났을 때. 나의 감정을 솔직하게 써 내려가는 것으로 숨통이 트이다가도 조용하게 괴물이 되는 것 같은 느낌은 뭐지?


은유 작가에게 글쓰기란 직업이라기보다는 삶의 자세 혹은 수련에 가까워 보였다. 그는 글쓰기가 교회에 가서 기도를 하거나, 법당에 가서 백팔배를 하는 행위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자신을 성찰하면서 고통을 해결하는 방법이다. 상처를 받은 후에는 어디를 다쳤는지, 어디가 아픈지 정리하고 마주 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의 상처가 왜곡되어 타인에게 투사되고, 내면의 분노가 약자를 억압하는 방식으로 나타난단다.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문제를 직면하는 것이 그래서 중요하다. p22




왜 병이. 왜 화병이 났는데?


마음껏 욕망하는 것은 무언인가를 이루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면 아무것도 이룰 수가 없지 않을까? 나는 이런 일을 원한다고 이런 형태로 이럼 사람과 일해보고 싶다고 말해 보자. 목소리를 밖으로 내자. p35




저렇게 살기는 싫은데.....


조금만 고개를 돌려도 닮고 싶지 않은 사람 투성이었다. 명예 남성이 되어 승승장구하는 것도, 유리 천장을 깨는 성공신화를 만드는 것도 내 길이 아닌 듯했다. 그런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빙고 게임하듯 지우다 보면, 마지막엔 아무 단어도 남아 있지 않곤 했다. p4


경력이 쌓이면 여성은 사라지는데 남성은 다른 지위로 올라간다. 남성에게 40대는 꽃피는 시기다. 편집장, 감독, 위원장을 한다. 이미 만들어진 남성들의 판이 있고 , 그곳에는 보이지 않는 네트워크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p34





나는 아닌 줄 알았는데 나도 착한 여자 귀신이 붙은 건가?


내가 왜 이렇게 여성으로서 많은 억압을 느끼고, 스스로 내 안의 가부장을 모시고 살았을까 생각해보니, 남성의 책을 너무 많이 읽었더라. 좋아하는 작가들이 다 남성이다. 이성복, 기형도, 김수영 시인. 다 남자다. 남성의 생각, 가치관, 언어를 내면화한 거라고 생각하니까 무서웠다. p20





대장놀이를 하자는 것이 아니거든요......


이전 시대의 야망 역시 지금의 그것과는 다르다. 열심히 공부해서, 이름난 조직에 들어가, 평생 충성을 다해 은 자리에 오르는 세상은 끝났다. 여성들의 야망은 보다 개인적이며, 깊고, 혁신적이었다. "여성이여 야망을 가져라"는 그저 "더 놓은 자리에 오르라"는 말이 아니었다. 당신의 야망이 무엇인지 먼저 파악하라는 말이었다. 나의 야망은 무엇일까? 당신의 야망은 무엇인가? p78


이서현 대표가 말하는 야망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던 그 "야망"과 달랐다. 돈을 많이 벌고 사람에게 명성을 얻는 야망만은 아니다. 자신이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일을, 규모가 작은 곳에서 일지언정 직접 제 손으로 일구는 것. 그 야망은 더 이루기가 어렵다. 아무도 똑같은 길을 걸어본 적이 없기에, 노하우가 담긴 책도 없고 정답이 담긴 해설서도 없기 때문이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여성들은 대개 '자랑할 수 있고' '물리적으로 부피가 큰'야망보다 '내실 있고' '의미 있는'야망을 꿈꾸기를 즐겼다. 사회적 인정보다 자신만의 만족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듯 보였다. 그녀들은 처음부터 그랬던 것일까? p68





인터뷰를 하고 돌아가는 길, 은하선 대표가 참 특이하고 솔직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대담하고 재치 있는 말 덕분에 많이 웃었지만, 그녀가 한 말은 오래 남아 내게 따라붙었다. "인생이 계획한 대로 되지 않아서 계획하는 걸 멈췄다." "직위나 직함 대신 그 사람이 사는 삶을 치열하게 보아야 한다." "성공한 여성이라는 이미지를 만들고 편집해서 효과를 보는 이가 있지 않나" "야망이라는 단어는 너무 신자유주의스럽지 않은가?" 답을 얻으려고 시작한 인터뷰는, 보다 많은 질문을 던지게 하는 방향으로 흘러갔다. 분명 목표한 바와 멀어지고 있는데 묘하게 만족스럽다. 답을 얻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제대로 된 질문을 던지는 것이라고 한다. 나는 제대로 된 질문을 던진 걸까? p101







당연하게 내 길을  수 있나?

밥벌이를 포기하지 않으면서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일을  수 있나?

언제나 꿈을 이룬 사람처럼 당당하게 말하고 행동할 수 있나?

딱 한 발자국 먼저 간 '언니'가 필요한 당신에게


야망이랄 것도 없어요. 그냥 그 주도권은 내가 가져와야겠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