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과 집에 대한 학습된 저의 생각은 기승전 코리빙 이야기를 이어가게 만드는 동력이 됩니다. 미래의 코리빙 거주자 또한 살 집의 디자인에 관여하지 못하고 제삼자에 의해 기획되고 디자인된 공간에서 살아가게 되는데요. 참여는 못해도 누가 기획하고 어떤 의도로 디자인했느냐를 찾아보면서 나름 선택의 기준을 세울 수는 있을 것 같네요. 그런 맥락에서2022년에 세상에 모습을 드러낼 알아두면 유익한 브루클린 코리빙을 하나 소개합니다.
10월 초에 구체적으로 일본 건축가 Sou Fujimoto가 브루클린 Bed Stuy의 상징적인 Slave Theatre 자리에 새로 설계한 코리빙이 언론에 소개되었습니다. 이 건물은 영국의 The Collective에서 미국에 기획한 두 번째 코리빙이고, 소우 후지모토에겐 미국의 첫 프로젝트입니다. 규모는 10층, 면적은 240,000 평방피트로 3개의 동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호텔이야? 레지던스야?
독립된 공간은 스튜디오와 침실이 2~3개 포함된 아파트로 다양한 단위 유형으로 계획되어, 약 440명의 입주자이자 투숙객을 수용할 수 있습니다. 136개의 레지던스와 222개의 호텔 객실로 운영이 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확실히 앞으로의 코리빙은 단기로 머물 때는 공유 숙박의 영역을 장기로 머물 때는 레지던스에 호텔식 서비스가 가미된 영역을 점유하는 대표적인 거주의 형태임이 분명해 보이는데요. 그럼 현재의 코리빙과는 무엇이 달라져야 하는 것일까요? 조금 더 로컬리티를 담는 분위기에 소셜라이징 호텔처럼 북카페나 코워킹 스페이스를 늘리고 지역민을 초대하여 함께 사용하는 공간을 만들면 되는 것일까요?
지역의 라운지 같은 공간이 될 수 있을까? ⓒ The Collective and Artefactorylab
소셜라이징 호텔화 되는 코리빙 공용공간
요즘 등장하는 기업형 코리빙의 저층부 공간 구성을 보면 새로운 경향이 보입니다. 방문객으로부터 보호되는 입주민만의 공용 공간이 있지만, 또 상업시설과 결합되어 지역주민도 드나들며 어울리는 공용공간으로 공간을 구분 지어 운영하는 형태인데요. 사실 누군가 안정되게 살아가는 집이기 때문에 사는 사람의 편의와 입주민간의 커뮤니티를 우선시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아직까지 한국의 코리빙은 소셜라이징 호텔과 같이 지역민과 함께 공유하는 코리빙 커뮤니티 공간에 대해 관대한 편은 아닌 것 같습니다.
소우 후지모토의 코리빙에서 공개적으로 접근 가능한 공간은 극장, 공연, 전시, 공동작업, 레스토랑 및 옥상 바 등의 공간으로 30,000 평방 피트(약 870평)으로 계획되었고, 멤버십 회원은 체육관과 테라스를 포함한 더 많은 편의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소우 후지모토는 Slave Theatre 극장의 정신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다고 말합니다. 사회 모임 장소, 흑인 문화의 중심지, 인권 운동과 교육의 장소 인 슬레이브 극장! 놀라운 유산에서 받은 영감과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주변 이웃에게도 가치 있는 공간을 제공하기로 결정했고, 지역 예술가 및 단체와 제휴하여 운영될 극장과 다양한 모임 공간을 활성화하는 것을 목표로 구체적인 예로는 아티스트 레지던트를 개최하여 매년 6-10 명의 참가자에게 무료 주거 및 스튜디오 공간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세 개의 동으로 위요된 중정은 저층부에서 연결되는 거리의 연장과 같은 생각! ⓒ The Collective and Artefactorylab
극장의 장소성을 이어가는 코리빙 디자인 모티브
주거라는 용도의 건축에 디자인 모티브를 차용하는 것은 사실 쉬운 일은 아닙니다. 집이라는 것이 기능적인 공간이기도 하고 사는 사람이 불편함을 느끼는 공간이 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인데요. 이런 점에서 소우 후지모토가 극장 미학에서 차용한 디자인 모티브는 조심스럽지만 탁월해 보입니다.
그는 외관의 벽돌 표면 사이에 유리로 마감한 계단처럼 내부가 보이는 드라마틱한 부분을 "극장"이라고 설정하고 부릅니다. 내부는 공용 공간으로 외부에서 엿볼 수 있도록 설계되는데요. 비록 주거라는 사적인 공간이지만 공동생활의 한 장면을 연출하고 도시에 표출하는 것이 극장의 장소성을 공간의 모티브로 이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입구 부분도 극장의 무대와 같이 2개 층을 할애하여 캐노피를 달아 사람들을 환영하는 공간으로 만들었고, 확장된 거리의 개념은 실내와 중정까지 연결되며 건물과 도시의 경계를 흐리며 흡수되도록 디자인되었습니다.
디자인 측면에서도 후지모토는 처음으로 지역색을 담은 벽돌로 작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지역에 흔한 붉은 벽돌을 사용한 것이 뭐가 그리 대단한 결정이냐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요 근래의 소우 후지모토의 작품들 특히 ('감자 핫도그' 닮은꼴로 누리꾼들 동공 지진 왔다는 기사를 보고 크게 웃은) 몽펠리에 L'arbre blanc, 파리의 Mille arbres를 보면 순백색의 외장재로 집을 설계했지요. 순백색집은 다분히 그의 조형 언어가 된 것 같으니 유명 건축가로서 고집을 피우자면 가능할 수도 있었을 텐데 말입니다. 그래서 실내는 환한 순백색과 따뜻한 목재로 분위기를 만든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극장 미학에서 영감을 받은 계단 공간과 입구 공간 디자인을 통해 현지 정체성을 유지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 ⓒ The Collective and Artefac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