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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리지언니 Feb 02. 2019

스타필드보다 벨라시타

동네 골목길 가게 예찬론


빵집, 꽃집, 세탁소, 식료품점.....집에서 십 분이면 사는데 필요한 가게들이 적당하게 있는 동네에 산다는 것. 일상의 삶에 활력과 영감을 주는 작고 예쁜 가게들을 만난다는 것은 정말 축복이다. 골목길에 우리 주변의 소소한 삶이 있고 동네와 쇼핑센터를 구분하지 않아도 골목길은 우리의 삶에 필요한 공간들을 이어가며 도시 전체를 모세혈관처럼 연결해 준다.


존경하는 모종린 교수님의 골목길 자본론을 탐독하며 열광해도, 맨땅에 집과 가게와 생활편의시설을 만들어야 하는 신도시 현실은 다르다. 대규모 개발을 하며 자생적으로 생겨난 골목길의 기억과 낭만을 담기에 자본의 논리가 허락되지 않는다. 아파트 단지는 대부분 초입에 상가건물이 독립적으로 들어서 있고, 아파트 단지들이 모여 만들어진 도시 중심에는 상업용지로 구획된 부지에 대규모의 복합 상업이 들어선다. 신도시에 살면 자동차를 타고 스타필드 같은 대형 복합 상업시설에서 쇼핑을 하며 시간을 보내기 최적화된 공간구조를 가지게 된다.


며칠 전 친구와 백석역 근처 일산병원 장례식장에 다녀오는 길에 벨라 시타라는 곳을 함께 가 보았다. 직장동료이자 오랜 친구에게 이것저것 설명해 주다 나의 츤데레스러움을 보게 되었다. 연남동, 익선동을 좋아하면서도 작위적으로 한 번에 만들어진 저곳이 싫지 않은 이유는 뭘까? 혹시 비슷한 상업시설을 기획하고 설계할 일이 생긴다면 나는 이 곳을 어떻게 소개할 수 있을까? 신도시 상업건축은 대부분 키치스럽다. 상업건축에 관해서는 학생 때는 B급 건축이라 배운 적이 없고 실무를 하면서는 병맛이라 피하고 싶었다. 그 키치스러움은 파리 거리를 광교에,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김포에, 베로나를 일산에 옮겨 놓았다. 그런데 나는 가끔 기분 전환으로 브런치를 먹으러, 옷을 사러, 사는 곳 은평구를 넘어 전철을 타고 일산의 베로나로 간다. 근엄 뽀짝스런 이곳에 가는 이유는 뭘까?

서울과 인접한 일산의 초입에 자리한 부지는 지역적, 상징적으로 일산의 관문 역할을 할 수 있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이곳에 주거, 상업, 문화 업무가 한 곳에 구성되는 복합시설이 들어선다면 하나의 작은 도시로서 소규모 도시 라이프 스타일을 새롭게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 보았다. 이를 구현하는 방식으로, 자연과 함께하는 편안한 분위기의 주거환경과 그에 어울리는 특별한 장소성을 창출하기 위해 클래식한 입면을 디자인했다. 특히 저층부 상업시설에는 1930년대 아르데코 스타일이라는 디자인 요소를 활용하여 단지 전체가 화려하고 이국적인 분위기를 담을 수 있도록 계획하였다.

사진과 글의 출처는 일산 요진 Y-CITY 정림건축 홈페이지

http://www.junglim.co.kr/works/design/10/view

굳이 먼 거리를 찾아가지 않아도 쇼핑을 즐길 수 있고, 쇼핑의 피로감을 줄일 수 있도록 핵심 콘텐츠 중심으로 필터링하고 그러면서도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쇼핑몰, 이것이 바로 ‘벨라시타’가 추구하는 쇼핑몰의 모습이다. ‘벨라시타’는 요진건설산업이 건축한 초고층 복합 주거단지 ‘일산요진와이시티’ 내 상업시설로 지하 1층~지상 2층에 연면적 8만 5,800㎡ 규모로 들어섰다. 이탈리아 베로나의 아름다운 건축물과 거리를 디자인 모티브로 한 광장형 라이프스타일 쇼핑센터를 추구한다. 요진와이시티는 6개 동의 주상복합 아파트와 2개 동의 오피스텔이 들어서 있어 약 2,700가구가 상주하고 있다. 또 맞은편에 대형 오피스텔 단지가 형성되어 있어 주변 상주인구만으로도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하고 있다. ‘벨라시타’는 이들을 겨냥한 주거뿐 아니라 업무, 쇼핑, 문화, 레저 등 원스톱 생활이 가능한 자족도시를 만들기 위해 이를 충족시키는 테넌트 MD로 구성했다. 때문에 패션 의류 매장뿐만 아니라 F&B, 슈퍼마켓, 영화관, 서점, 은행, 키즈카페 등 꼭 필요한 상업 시설을 유치해 원스톱으로 제공하고 있다. 박병철 영업 이사는 “최근 대형 유통 업체들이 백화점, 대형마트가 결합된 대형 복합 쇼핑몰을 오픈하고 있지만 우리는 반대의 전략을 펼친다. 대형 복합 쇼핑몰은 이동 시간이 있기 때문에 주로 주말 고객이 월등히 많지만 ‘벨라시타’는 편안하게 매일 찾아올 수 있는 데일리 라이프스타일 쇼핑몰을 추구한다. 때문에 데일리 라이프에 꼭 필요한 매장들을 함축적으로 구성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또 건물 내 자연채광이 들어올 수 있게 디자인을 설계했고 외부 광장의 잔디밭과 내부에도 자연 조경을 대거 설치해 친환경적인 쇼핑 시설을 조성했다”라고 말했다.

글의 출처는  FASHION CHANNEL 2017 JANUARY호 데일리 라이프스타일 쇼핑몰 ‘벨라시타’ 오픈

http://www.fashionchannel.co.kr/main09/news.php?table=papernews&query=view&uid=75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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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는 키위 미디어님의 네이버 블로그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7874444&memberNo=2118358


3킬로도 더 넘는 3차 상권에 속하는 내가 구매자 입장에서 이 곳에 오는 이유


첫 번째는 중앙 광장이다. 날이 좋은 날 평화롭게 커피 한 잔 마시기 좋은 곳이다. 사진처럼 장삿속으로 하는 이벤트일지라도 광장의 모습은 쇼핑몰이 아닌 지역밀착형 커뮤니티 장소가 된다. 상업시설 전체를 내부로 보는 건물이 아니라 광장으로 의도한 것이라면 눈에 보이는 작위스러움은 용서가 된다. 그 외부 광장은 입구에서 보이지 않으며 브런치 집을 미끄러지듯이 살짝 돌아야 마주하는 적당한 스케일을 가진 앙탈스러운 공간으로 방문자의 기분을 좋게 하는 만든다. 백석역에서 걸어가다 보면 에스켈레이터가 있는 선큰 광장을 만나고 지하에 오픈 마켓이 열리는 시원한 시야와 층고를 가진 내부 광장으로 이어진다. 속내를 숨기고 우리를 야외광장으로 실내 광장으로 친절하게 초대한다.


두 번째는 접근성이다. 차가 없이도 전철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작정을 하고 쇼핑을 하려고 오기에 편리한 곳이다. 대형 복합 상업시설이나 아웃렛은 차를 가지고 가서 대량으로 쇼핑하기 좋은 곳이지만 이 곳은 뚜벅이로 와서 소량으로 물건을 사기에 좋은 곳이다.


세 번째는 현재 나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MD구성이다. 가족과 어린 자녀 중심의 복합 상업시설에서의 쇼핑보다. 오피스텔에 사는 젊은 층을 고려한 매장 배치와 상품 구성은 한 곳에서 물건을 사기에 적당한 곳이다. 부양하는 가족도 아이도 개도 없는 나는 이곳에서 살 것이 많다.




이런저런 이유로 쇼핑공간 상업건축도 우리 삶에 너무나 필요하고 중요한 시설이다. 작품이라기보다 수익형 부동산에 더 가까운 자본의 공간들을 어떤 생각과 철학으로 기획하고 설계해야 되는지 고민이 많은 것도 현실이다. 빠르게 변하는 유통과 소비 트렌드 속도를 상업건축이 담아내지 못하는 현실을 보기도 하며, 작은 가게들이 도시재생의 주인공으로 한 동네를 놀랍게 변화시키는 현상을 보기도 한다. 스케일의 차이는 있지만 상업건축에 관한 진지한 생각과 기획들이 도시를 더 활력 있고 풍부하게 만드는 것은 사실이다. 더 큰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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