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은 어떻게 확인하는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작작 프로젝트에 참가합니다.
성장은 어떻게 확인하는가.
두 가지 방법이있다.
어제의 나와 비교하거나 목표했던 타인과 비교하거나.
고등학교 시절 고등학생이 즐길 수 있는 몇안되는 유흥시설인 노래방과 오락실을 열심히 다녔었다. 노래방에서는 친구와 누가 높은음을 잘내는지 배틀을 했었고, 오락실에서는 누가 철권을 잘하는지 내기를 했었다.
변성기 이후 목소리가 굵어진 나는 도저히 높은음을 잘 낼 수가 없었다. 그래서 당시 유행하던 조성모 노래를 매끄럽게 소화하던 친구의 미성은 따라잡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철권은 웨이브나 초풍신(아 추억돋는다...)을 못하는 곰손이라 계속 지기 일쑤였다.
대학 때도 곧 잘 학교 앞 노래방에서 하루종일 노는 날도 있었다. 노래방 시간을 낮에는 무제한으로 주다보니 과 친구들과 방 하나를 잡아 놓고 친구들과 번갈아 가며 수업 듣고 와서 한곡씩 부르곤 했었다. 그 때 즈음에 야다나 김경호 같은 고음 가수들이 유행하긴 했지만 김동률과 윤종신 같은 조금은 톤이 낮은 대신 굵직한 목소리를 가진 가수들의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래도 여전히 나의 성장은 누군가의 높은음과 얼마나 근접한지에서 찾고 있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고음보다는 내가 편안하게 부를 수 있는 음색을 찾으려고 했고 군대에서 오랜 기간을 보내고 취업을 준비하다보니 주변의 속도를 쫒아 가면 도저히 내 삶을 살 수 없음을 깨달았다. 그 때 즈음부터 스스로의 목소리를 찾는 것에 집중했던 것 같다.
그리고 다시 몇 년 후 오늘 내 이름으로된 음원을 갖게 됐다. 비록 여전히 고음은 자신없지만, 스스로가 어떤 음색을 잘 내는지는 알게 된 것 같다. 이처럼 나 자신에 대해 어제보다 조금 더 알게 된 것이 진정한 성장아닐까.
어제의 성장을 오늘 바로 확인하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1년 후 3년 후, 또는 10년 후 돌아보면 얼마나 성장했는지 알 수 있다. 올해도 꼭 매달 작작을 내면서 나는 지난달에 비해 얼마나 성장했는지 확인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