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과 함께 조금 이른 달맞이를 나갔다.
아직 완전히 채워지지 않은 둥글어지는 달
하루, 이틀이란 시간이 비워있는 달.
그 달을 보며 어딘가 조금씩 비워 보이는
내 삶의 그림자를 확인하며 걸었다.
그래도 예전처럼 조급해하지 않는다.
비워지고 채워지는 달처럼
나의 삶도 채워지고 비워지는
오늘의 모음이라는 것을 알기에
또 비워있는 그 사이로
어제와 내일의 바람을 맞을 수 있느니
비워진 오늘을 웃으며 바라볼 수 있다.
오늘 밤
온전히 채워진 달을 보며
비워지고 채워지는 나의 오늘을
웃으며 걷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