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길에 가을임을 알려주는 나무들이 있다.
성 둘레길에 서 있는 노란 나무.
언제나 아름다운 황금빛을 출렁이며
가을의 정령을 불러온다.
그리고,
창룡문 광장 가운데 서 있는 빨간 나무.
가을빛으로 물든 잔디밭에서
붉은 기운을 휘감고 서 있다.
두 나무 모두
홀로 서 있는 나무들이다.
넓은 잔디밭에 서 있는 붉은 단풍나무,
성 길 뒤편에 초록의 소나무 가운데
우뚝 서 있는 노란 은행나무.
남과 다른 자신만의 빛깔을 뿜어내며
홀로 시절의 가운데 서 있기에
더 빛나고 아름다울지도.
노랗고, 빨간 나의 가을이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