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에 피해를 주지 않게 관리가 필요해..
왼쪽 옆집인 마이크네는 부부만 산다. 아이가 없지.
백인 부부인데, 남편인 마이크는 대인기피증이 있는 사람이다. 타인과 마주하는걸 될 수 있으면 피하려 한다.
우리가 이사온 후 좌/우 옆집에 와인을 돌리며 인사를 했다.
오른쪽 집에 사시는 노부부는 우릴 아주 반갑게 맞아주셨다. 그런데 당신네는 조만간 다른 곳으로 이사하실거라고 하시네. 연세가 들다보니 집 관리하기가 힘들어지신다고.
왼쪽 집엘 방문했더니 여자(미셸)만 나온다. 전형적인 캐나다식 인사만 하고 헤어졌지.
그 이후 아주 가끔씩 남자(마이크)가 눈에 띄던데 가능한한 이웃이나 낯선 사람을 만나지 않더라고. 마주쳐도 인사도 하질 않고 금방 들어가 버리곤 했다.. 캐나다에서 참 드물게 행동하는 사람이었다.
그 마이크네는 동네 단지의 첫번째 집이라 대지가 코너 형태이고 나무가 꽤나 많다.
그런데 그 부부는 잔듸깎기나 나무 관리를, 우리 동네에서 제일 등한시했다.
우리집의 맞은편 집에서 사는 아줌마는 동네에서 제일가는 정원관리자이다.
여름에는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잔듸를 깎아 항상 짧디 짧게 유지하고, 낙엽이 엄청 떨어지는 가을에는 낙엽 하나만 떨어져 있어도 곧바로 치우곤 했다. 혼자 살아서 일이 없는건지, 집 마당 관리를 위해 사는 사람처럼 느껴지곤 했다.
이 아줌마를 선두로 하여 주위의 이웃들 모두 정원 관리에 돈과 시간을 많이들 투자했다.
그런 동네 주민들에게 마이크네는 눈의 가시였다.
우리가 가게를 하며 바빠, 잔디깎기나 민들레 뽑기, 낙엽 치우기에 종종 늦곤 했었는데 옆집 마이크네가 워낙 관리를 잘 안하니 우리는 상대적으로 나아보였기도 했다. 이웃을 잘 둬야해.. ㅎㅎ
그러던 마이크네가 몇 해 전부터 정원관리에 시간을 더 투자하고, 잔듸도 깔끔하게 하기 시작했다. 굿 뉴스지.
그리고 그 집 뒷마당에 있는 큰 나무를 가지치기까지 하였다. 그 나무는 거의 1/3 정도가 우리집으로 넘어와 있고, 잎이 무성한 나무라 가을이 되면 우리집에 엄청난 낙엽쓰레기를 떨구는 놈이었다.
가지치기한게 2016년이었던 것 같다.
그 집에서 가지치기 하기 몇 달 전, 우리집과 오른쪽 옆집에서 뒷마당 나무들의 가지치기를 했었는데 마이크네가 그걸 보고서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을 수도 있다. 마주하기조차 하지 않는 사람이라 물어볼 수도 없고..
우리 집 뒷마당의 나무는 잘 자라는 애라 거의 5년마다 사람을 불러 가지치기를 해 오고 있다..
마이크네가 가지치기를 한 그 해 가을, 나는 우리집 뒷마당에 솟아있는 굵은 나무 뿌리들을 제거하기 시작했다. 나무들이 워낙 많다보니 그 뿌리들이 땅 위로 튀어 올라와 보도블럭이나 조경돌들에 영향을 주어왔기에..
잘 잘라지거나 캐지지 않는 뿌리에는 근사미를 몇 번 먹여 죽인 후 캐내곤 했다.
마이크네 집과 우리집 사이에도 굵은 뿌리가 하나 있었는데 얘한테도 근사미를 먹였다. 쌩쌩할 때 캐내려면 너무 힘드니.. 물론 이게 어느 나무의 뿌리인지는 알 수 없었다..
그리곤 그 다음 해 봄, 똥깡님하고 아지매가 알려오길, 옆집 마이크네 그 큰 나무에서 새싹이 절반에서만 나오고 나머지 절반은 잠잠하고 있단다..
순간적으로 근사미 먹인 뿌리가 그 나무 것인지 의심이 들기도 했다. 그런데 그러기엔 너무 멀어..
그리고 뿌리에서 전달된 뭔가가 나무의 절반에만 공급된다는 것도 이해할 수 없는 거기도 하고.. 나무 기둥이 두 개로 갈리진 형태도 아닌데..
이리저리 알아보니, 나무도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하네. 오래된 나무에 처음으로 가지치기를 했고, 그 양이 좀 과했던가 보다. 가지치기를 종종 했었으면 나무에게도 익숙했겠건만 그 녀석은 40년만에 생전 처음으로 톱질을 당했으니..
아니면, 근사미의 영향일 수도 있고..
어쨌든, 그 해엔 정확하게 반쪽만 파란 그 나무..
우리집 앞마당의 나무 몇 구루를 과감하게 잘라내고 구루터기까지 갈애낸 걸 봤었는지 마이크네도 그해 가을에 그 나무를 잘라버렸다. 커다란 나무에 가려있던 뒷마당에 빛이 들어오니 우리 집이나 마이크네 집이나 느낌 자체가 확 달라졌다..
나무의 절반이 죽어벼려 시청에서 허가받기에 쉬웠을 듯 했다. 그 나무는 허가를 받아야 자를 수 있는 크기였거든.
진작에 가지치기도 자주하며 집을 밝게 만들고 살지..
어쨋든 안하던 가지치기를 한 후 마이크네는 나무를 잘라냈고 두 집의 뒷마당에는 밝은 햇빛이 자~알 들어오게 되었다.
참, 2년 전 쯤 지역신문인 London Free Press에 Grand Bend에서 어떤 여자가 사망했다는 기사가 실렸었다. Grand Bend는 오대호 중 하나인 휴론호 한 쪽으로 기다란 모래사장이 유명해 온타리오주 서부 사람들이 자주 찾는 휴양지. 그런데 알고보니 그 사망했다는 여자가 바로 옆집의 미셸이었다..
나처럼 미니 쿠퍼를 좋아하던 미셸. 어떻게 사고가 발생했는지는 모르지만 명복을 빈다.
https://www.youtube.com/@allonboard7654/vide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