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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체스터 Chester Nov 07. 2021

볼일보러 졸음쉼터 들렀다 사고날뻔...

한국 고속도로 체험.. 창녕 졸음쉼터

아지매하고 여기 저기를 돌아다니다 45번 고속도로에 들어섰다. 고속도로 구간이 얼마 안되기에 고속도로를 벗어나기 전 화장실에 다녀오자고 창녕졸음쉼터에 들렀다. 한국에 와서 졸음쉼터라는 곳은 처음 이용해 보았네..

그리고 잠시 후 고속도로 본선에 합류하며 엄청 놀랐다. 여러 나라에서 살아봤지만 고속도로에 진입하며 가속구간이 너무나도 짧고, 거기다가 샌드위치가 되다니... 나도 모르게 사고가 날만한 상황으로 빨려들어가고 있었다...

이런식으로 도로를 만들어 놓고 통행료를 받아 먹는 한국도로공사는 각성해야 하겠더라고...

이 졸음쉼터를 처음 이용했던 운전자라면 다들 놀랐을거라고 짐작된다.


창녕졸음쉼터가 어떤 모습이고 어떻게 잘못되어 있는지 설명은 유튜브 채널에... 이건 글로 설명하기 너무 어렵다.

https://youtu.be/zsZAng5QnNo


놀라기도 하고 당황스럽기도 하고.. 그 짭은 순간 '이러다 사고나는구나'라는 생각이 머리를 쫘~악 쓸고 지나갔다.

집에 돌아온 후 도대체 어떻게 이런게 고속도로에 있는지 궁금해 한국 도로 매뉴얼과 캐나다 자료를 살펴보았다. 한국 도로설계편람을 보니 역시나 말도 안되는 구조.. 정부가 만들어 놓은 기준을 정부 산하기관이 지키질 않다니.. 그럼 그런 기준을 뭐하러 돈들여 만들어 놓았을까?


열이 나기도 하고 이런걸 그냥 둬서는 안되겠기에 담당 기관인 한국도로공사에 전화했다. 몇 명을 거쳐 한국도로공사 부산경남지사의 담당자와 연결이 되었다.

문제점을 설명하니, 자기가 보기엔 정상이란다. 몇 번을 설명해도 계속 정상이라네...

도무지 거리가 좁혀지지 않아 그 다음 날 도로공사로 직접 찾아가기로 했다.

그리곤 그 다음 날 아침, 도로공사로 출발하려는데 그 담당자에게서 전화가 왔다. 본인이 현장을 가보니 잘못되어 있더라고.. 얼마전 도색업체가 작업을 하며 선을 잘못 그은 듯 하다고 한다. 그러면서 사과를 하니 받지 않을 수 없었다.

통화 후 네이버 거리뷰를 살펴 보았다. 2019년 모습이 실려 있던데 그 때도 지금과 동일했다. 정상으로 되어 있던걸 도색업체가 선을 잘못 그은게 아니라 원래 만들어졌을 때부터 현재와 같이 되어 있었던 듯 하다. 참 정말 대단한 한국 도로이고, 도로공사다. 담당자는 말로 때울려고 했던 듯 하고.


거기다가 이런데가 유료 고속도로라니... 이런데서 사고나면 당연히 도로공사 책임이겠지. 하지만 나같은 "아마추어 전문가"가 아니면 이걸 밝혀낼 한국인이 얼마나 될까? 보험사도 마찬가지고.. 운전자 부주의로 몰고가겠지. 다들 아무런 문제없이 잘 다니는데 왜 당신만 사고를 냈냐고 하며...


한국 도로를 다녀보면 운전자를 위협하는 함정이 무수히 많다. 다닐수록 두려움이 생기는 도로.. 운전을 하지 않으면 가장 좋겠지만 안할수도 없고.. ㅠㅠㅠ 그러다보니 한국에서 운전하면 쉽게 피곤해진다.

함정에 빠지지 말고 항상 안전하게 다니길 열심히 빌어보자~.


한국에서 운전할 때면, 내 손에는 소형 녹음기가 들려 있다. 도로의 이상한 점이 눈에 띌 때마다 그 시간과 내용을 녹음하고 집에 돌아온 후 블랙박스 영상과 비교해 정리해 둔다.

몇 시간만 운전해도 꽤나 많은 녹음을 하게 된다. 100건까지 저장할 수 있는 녹음기인데, 어떤 날엔 그걸 초과하여 녹음이 중단된 경우도 있었다.


도대체 한국에는 도로 전문가가 존재하고 있는걸까? 도로 학회도 있고, 교수 박사님들도 많던데 어떻게 이런 수준을 유지하고 있을까? 더 신기한건 불편과 위험을 인지하지 못하고 다니는 한국의 운전자들.. 정말 신비롭다...


한국 도로체계의 문제점 모음집, 유튜브 발통나드리 채널.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PL_nbMwItYaucUgWhh4jCqeVDBuVB-CIdN


구독자 13명의 대단한 채널이다. 그 중 두 명은 아지매와 딸내미. 지인 몇 명을 포함한 모든 구독자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한국 도로의 실상에 공감한 분들.. 채널 홍보도 하질 않았는데 어떻게들 알고 오셨을까?

통나드리 채널이 영향력을 발휘할 정도로 유명해 진다면 한국 도로기관의 공무원들이 정신을 차릴 듯 한데... 사회적으로 이슈화 되지도 않고 이 분야에 한국인들은 별로 관심이 없어 하니 어쩔 수 없지.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쉽고 편하게 운전할 수 있는데 "자칭" 선진국, 한국에서는 왜 그 반대 현상이 계속 벌어지고 있을까?? 나야 캐나다로 돌아가면 그만이지만, 뭐가 잘못되었는지도 모르며 함정에 빠지는 한국 운전자들이 안타까와 보이고 불쌍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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