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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체스터 Chester Apr 13. 2022

뱅기에서 끼끽거리는 소리가 나요

비행 이야기: A320/321 항공기가 지상에서 돌아다닐 때 나는 소음

비행 근무하던 어느날, 비행기에서 왜 소음이 나느냐고 승객 한 분이 질문하셨다며 그게 뭔지 객실매니저(사무장)가 물어왔다. 특히나 날개 연결부 쪽에 앉으면 크게 잘 들린다고 덧붙였다.

아, 맞어.. 그쪽에서 끼끽끼끽거리는 소음이 날 수 있지. 모터식 유압펌프를 작동시키면 나는 소리인데 승객에겐 거슬릴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에어부산은 에어버스(Airbus)의 A320, A321 항공기를 운영한다. 얼마전부터 새 비행기 냄새가 물씬 풍기는 신형 A321 항공기가 도입되었다. 신형 항공기는 NEO라는 약자가 붙여져 A321NEO라고 부른다. NEO는 New Engine Option의 약자로 신형 엔진이 장착되어 연비가 무척 좋아졌다. 그 반대로 NEO가 아닌 기존의 항공기에는 CEO라고 부르기도 한다. CEO는 Current Engine Option으로 기존 엔진 장착을 의미한다.

에어부산에서 운영하는 CEO 항공기에는 IAE사에서 제작한 V2500 계열의 엔진, 그리고 NEO 항공기에는 CFM에서 제작한 LEAP 엔진이 장착되어 있다.

A321CEO 항공기. 엔진 모양이 좁고 길다. 이미지 출처: The Korea Herald
A321NEO 항공기. 조종실 유리창(빨간색 표시)이 조로나 너구리를 연상시킨다. 엔진 직경이 CEO에 비해 크다.


비행기가 연료를 절약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최단거리로 날아가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겠지만 현실적 항로에는 굽은 구간이 있게 마련이다. 그럴 때 관제사에게 요구하여 지름길(Shortcut)로 비행하면 최고지만 항상 허용되지는 않는다. 그 이외에도 여러 방법이 있는데 그 중 하나로, 착륙 후 활주로에서 터미널로 이동하며 엔진 하나를 끄는 Single Engine Taxi가 있다. (참고: 비행기가 지상에서 움직임을 Taxi라고 한다.) A320/321 비행기에는 엔진이 두 개 달려 있는데 터미널로 돌아올 때는 엔진 하나만으로도 충분하기에 엔진 한 개를 끄게 된다. 그럴 경우 전기 모터식 유압펌프(Hydraulic Pump)를 가동시켜 혹시나 유압 계통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에 대비해 준다. 평상시의 유압펌프는 엔진에 달려있어 기내로 유압펌프 소음이 전달되지 않지만, 이 전기 모터식 유압펌프를 작동하게 되면 유압펌프 특유의 끼끽끼끽 소음이 발생하게 된다. 특히나 비행기의 착륙장치(Landing Gear)가 접혀 들어가는 부분에 유압펌프가 위치하고 있어 소음이 객실로 잘 들어오게 된다. 그래서 날개 부근의 좌석에서 가장 크게 들린다.


Single Engine Taxi를 하면 좋은 점 다른 하나는 지상에서 움직이는 속도를 낮출 수 있다. 특히나 CEO 항공기의 경우가 여기에 해당되는데, CEO 항공기는 지상에서의 아이들(idle) 파워가 어느 정도 되기에 증속이 쉽게 되며, 좌회전/우회전할 때 속도를 낮추려고 브레이크를 많이 사용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조종사는 다리, 특히 무릎에 부담감을 받아 힘들어 한다. 과장을 좀 섞으면, 국내선처럼 하루에 여러번 비행하는 경우엔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

연료도 절약하고, 브레이크도 덜 사용하기 위해 종종 사용하는 Single Engine Taxi 방법. 다 좋은데 전기 모터식 유압펌프가 내는 소음 때문에 쾌적감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제작사인 에어버스社에서 여기까지는 신경을 쓰지 않는 듯 하다. 아쉽게도..


비행기가 비행 중 소리를 내는 다른 경우도 있는데 이는 다음 기회에 다뤄보기로 한다.



https://www.youtube.com/@allonboard7654/vide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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