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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큥드라이브 Oct 10. 2023

<기억이 잊은 이야기를 기록하는 예술가>

페로탕 갤러리 - 타바레스 스트라찬

-칼 세이건은 이렇게 말했다.”우리는 별의 물질로 이루어졌다. 우리는 우주가 스스로를 알아가는 한 방법이다.”  억겁의 시간동안 만들어진 별에서 채 100년도 못사는 인간으로 태어나 추석 대이동의 행렬에 끼어 조상님께 감사드리러 국토횡단 중. 머리에 맴도는 작가는 바로 타바레스 스트라찬이다. 지금 페로탕갤러리에서 전시하고 있고, 작년 프리즈에서 맘에 들었던 작가다.


-타바레스 스트라찬은 지구마불에서 빠니보틀이 갔던 바하마 섬의 수도 나소에서 1979년 태어났다.

(구글에서 나소 사진을 봤는데 진짜 아름답게 생겼다.) 어린 스트라찬은 학교가 답답했던 아이였다. 카리브해 지역에서 자라는데 왜 유럽의 역사를 배우는지 의문을 품으며 자신의 기원을 더 깊이 파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자신의 모습과 똑같이 생긴 매튜 헨슨이라는 사람이 1909년 북극 최초 성공 원정에 참여하여 세계 정상에 처음 올라섰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는 이렇게 숨겨진 이야기들에 주목해서 ’Encyclopedia of Invisibility’라는 아주 두꺼운 사전을 만드는 예술 작업을 진행한다. 이 프로젝트는 전통적인 역사에서 간과된 사람들의 이야기에 주목하고 있고, 여기에 ‘매튜 헨슨’과 ‘로버트 헨리 로렌스 주니어’ 역시 담겨 있다. 내가 정말 멋지다고 생각했던 건 2018년 LACMA(로스엔젤레스 카운티 미술관)아트+테클놀로지 랩의 지원을 받은 후 발사한 인공위성 프로젝트 ENOCH이다. 최초의 흑인 우주비행사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작품을 우주로 보낼 생각을 하다니..!


-최초의 아프리카계 미국인 우주 비행사로 선발된 로버트 헨리 로렌스 주니어는 현재의 우주 셔틀 착륙의 중요한 기술을 개발했다. 하지만 훈련중 사망했다. 그의 업적은 NASA에 의해 인정받았지만, 현재는 잘 조명받지 못하는 인물이다. 타바레스 스트라찬은 로렌스를 기리기 위해 24K금으로 만든 카노푸스 항아리와 뚜껑엔 로렌스의 흉상을 제작하여 이를 위성 궤도로 보내는 프로젝트를 실시했다. (카노푸스 항아리는 고대 이집트인들이 죽은 자의 장기를 보존하기 위해 사용된 것이다.) 에녹 이란 이름 또한 성경에 등장하는 인물로, 죽지 않고 승천한 인물이기도 하다.


-또 알래스카 강에서 4.5톤짜리 얼음덩어리를 잘라내어 나소의 초등학교에 페덱스로 보내어 태양 에너지로 돌아가는 유리 냉동고에 보존한 ’The Distance Between What We Have and What We Want’ 작품도 스케일이 대단하다. 한 기자의 어떻게 이런 작품을 만들게 되었냐는 질문에 “매튜 헨슨은, 자신의 설명에 따르면 세계 정상에 서있는 최초의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학교에서 매튜 헨슨에 대해 배우지 못했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역사에서 간과된 사람들, 특히 흑인들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법을 찾아왔습니다.” 라고 이야기 했다.


-우리가 별의 물질로 이루어져 있듯 타바레스 스트라찬도 자신을 이루는 원소들을 하나하나 모으는 작업을 한다. 작품의 제목이 self portrait가 대다수인 건 그 이유일 것 같다. 나는 연결되어 있다. 엄마의 그리고 엄마의 엄마에게 잊혀진 이야기들을 듣는 따뜻한 명절을 보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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