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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널 HQ Feb 07. 2022

내 자식이 맞네..

눈 만들기랑 서두르지 않기를 바라기

#1.

등원길, 아이는 길에서 아직 녹지 않은 작은 얼음 조각을 발견하곤 발로 밟아 깨며

‘아빠, 보세요! 저 눈 만들어요!’

‘아빠, 저기 큰 거 아빠도 해보세요!’

아빠는 조금 일찍 나선 등원길이지만 그래도 마음이 조급해,

‘우리 가면서 또 있으면 해 볼까요?’ 하고 길을 재촉한다.


#2.

신호등을 기다리다….

‘아빠, 근데 우리 어린이집 근처로 이사가면, 아침에 서두르지 않아도 되죠? 늦어도 가까우니까 안 늦죠?’

‘응? 그런가요?’

‘네, 그러면 내가 안 서둘러도 안 늦잖아요’

아.. 아침에 어린이집을 갈 때 마음이 조급해 자꾸 아이를 재촉했나보다.


아빠에겐 차가 없으니, 통근버스 시간을 맞춰야하고 일찍이근 늦게든 정해진 시간안에 가야하는 상황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니, 아이가 받아드려야할 부분이고… 이젠 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닌 듯하니…


#1-1.

사무실 밖에서 서성거리다 나도 모르게 얼음을 밟아서 깨고 있다. 문뜩 아침 아이가 눈을 만든다며 얼음을 깨던 모습이 떠올라 피식 웃고 만다. 그 성격도 참… 내 자식은 내 자식인가보다.


#2-1.

어린시절 집에는 차가 없었다. 늘 대중교통을 이용했는데, 간혹 차가 있는 다른 친구들이 무척 부러웠다. 어디를 가든 서둘러서 차 시간을 맞춰야하고 차를 태워주는 사람의 기분을 맞춰야하고 그러다보니 그 순간 하고픈 걸 하지 못하기도 하고 그래서 속상하기도 하고… 사춘기 땐 그게 싫어서 차를 타고 가야하는 곳은 아예 가질 않았다.

만일 이 부분에서 아빠 성격의 일부라도 닮았다면 쉽지는 않을 듯하다.


(차를 사야하나 고민스럽지만, 전기차는 너무 비싸고… 다른 차는 조금 마음에 걸리고… 아이는 셋인데, 차는 있어야할 듯한데… 어쩌면 좋을지 아직도 고민만 한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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