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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널 HQ Apr 17. 2023

모두 똑같은 어린이야..

생긴게 달라고 행동이 달라도 생각이 달라도 똑같은 사람...

어떻게 하면 아이들 조금 더 잘 키울 수 있을까? 당장 눈 앞에서 벌어지는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하나 모르는 것 투성이다. 한 드라마의 대사대로 '부모가 처음이니까'로 위안을 삼아보지만 뭔가 내가 더 노력하면 더 좋아질 수 있는데, 그렇지 않고 있는 것 같아 아이에게 무슨 문제가 생기면 내 탓인 듯 자괴감, 죄책감이 들기도 한다.


인터넷을 검색하고,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여러 책을 읽고 있지만 개선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우연히 아이에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부모에게) 집중하는 책을 만났다. 언제부턴가 집 책꽂이에 있었는데 다른 책에 가려져 있었던 그 책을 우연히 만났고, 그렇게 또 집 책꽂이를 뒤지기 시작했다. 읽겠다고 사놓고 읽지 않았던 책, 읽었지만 지금은 그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 책들이 많다. 그 중에 아이가 없었던 시절에도 난 아이에 대한 책들을 모았었나보다. 생각보다 아이에 대한 책이 많았다.


그 중 지금 읽고 있는 책은 '창가의 토토(구로야나기 테츠코 글, 김난주 옮김, 프로메테우스, 2003)'라는 책이다. 아이의 입장에서 삶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어쩌면 조금은 독특한 생각과 성격을 갖고 있는 아이의 시각으로 삶을 바라보는 듯해 빠져들었다. 그러다 문뜩. 읽고 있던 책에 대해 뭔가 기록을 남기고 싶었다. 


141쪽. '토토는 일본사람이고 마사오짱은 조선이란 나라의 사람이란다. 하지만 너도 마사오짱도 똑같은 어린이야. 그러니까 절대로 '저 사람은 일본인'이라든지 '저 사람은 조선인'이라든지 그런 걸로 구별하면 못쓴다 .어느 나라 사람이라고 해서 그것만으로 욕을 먹어야 한다니... 얼마나 슬프고 또 좋지 못한 일이니..'


아이에게 닥칠 아픈 미래, 고통스러울 미래를 미리 고민해 아이에게 이를 대비할 수 있도록 하는게 맞나?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예상이 되기에 미리 준비하면 덜 아프고, 덜 고통스러울 수 있으니 필요한 것도 같은데, 또 한편에선 그런 상황이 언제 닥칠지도 모르고 닥친다고 해도 삶에서의 그런 아픔과 고통은 자기 스스로 극복하고 이겨내야하는 문제인데, 아직 오지도 않은 그 상황때문에 아이가 스스로 극복할 수 있을 수도 있는데, 부모의 판단, 아이가 못 이겨낼꺼라는 생각으로 아이의 현재를 두렵게 만들 필요가 있을까? 그저 그런 상황이 왔을 때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버팀목이라는 걸 알려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물론 그런 상황이 닥치고 아이가 스스로 극복하지 못하면 미리 알려주지 않은 나를 탓하겠지만... 


살아가면서 어떤 이유에서건 차별을 경험할 수 밖에 없을텐데, 그 상황을 막아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또 아이가 차별을 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도 없는데....이 역시 사전에 막을 수는 없을테고... 결국 사람은 사람으로 태어났다는 것만으로 존중받아야 하고 사랑받을 가치가 있고, 생김새가 다르다거나 하는 말이 다르다거나 생각이 다르다는 것으로 차별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려주는 게 최선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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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조차도 꼭 어느 나라 출신이냐를 떠나, 내 기준에 어떤 합리적이라는 이유를 들어 사람을 차별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설사 그 사람을 배려한다는 명분으로 차별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반드시 안 한다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애써 의식하고 그렇지 않으려 노력하겠다는 다짐은 할 수 있다. 결국 내 인식의 문제겠지..


아이에 관한 책을 보면 나 스스로를 되돌아보게된다. 내가 진정 아이들에게 무엇인가 이렇게 저렇게 해야한다고 가르치거나 이야기할 자격이 있을까? 그렇게 말하는대로 나 스스로 살고 있을까를 고민한다. 그렇다고 실천할 수 있는 것만 이야기해야하는 건 아니지만, 최대한 말하는대로 살아가려고 노력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문장 하나를 읽고 수많은 생각이 스쳐간다. 정리가 되지도 않지만 또 안되는 것도 아니지만... 왠지 이 문장을 읽고선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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