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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널 HQ May 08. 2017

여전히 잊지말아야할 것은

생각보다 강한 세력이라는

처음 광화문에 촛불이 모였을 때, 기대는 없었다. 역사적 경험으로 우리 사회의 역사적 죄인이 제대로 처벌받은 적은 없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어차피 그들은 잠시 숨죽일 뿐, 그리고 우리 사회엔 여전히 그들 덕에 이익을 보고 있는 많은 이들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광화문 촛불이 만들어낸 지금 이 상황에서도 난 여전히 두려움과 불안함이 앞선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또는 그 동안 집요하게 파고들었던 적폐세력의 자기변명의 논리가 아직 유효하다는 점은 모 후보의 지지율, 그리고 그들과 연대가 가능하다고 구애를 보내는 후보들에 대한 지지율이 말해준다고 본다.

불편하겠지만 인정할 부분은 인정해야한다. 그 불편함을 제대로 직시하지 않으면 달라지기 어렵다. 지금 나온 후보 어느 누구도 그 임기 내 적폐세력을 처벌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적폐세력은 그 힘이 크다. 심지어 어떤 면에선 내 속에도 그 적폐의 모습이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제 난 조금의 설렘을 갖는다. 한꺼번에 달라지지는 않겠지만 조금씩 차근차근, 자기반성을 함께 하며,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조금 더 사람 사는 세상이 될 수 있도록 할 사람이 그래도 있다는 생각이다.

정권이 교체된다고 끝난 것일까? 정권 교체는 시작일 뿐이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은 그 만큼 그 시작이 어렵다는 의미다. 일단 그 시작을 제대로 할 수 있다면, 그 곳에서, 과정에서, 정확히는 어떤 사람도 최소한의 삶의 질을 보장받을 수 있는, 단순 생명유지가 아니라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해서 살 수 있는 자유를 보장받을 수 있는 그런 기초적 수준의 안전망을 보장할 수 있는 사회가 되도록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다.

사람들은 잊어버렸을 지도 모른다. 적폐세력은 이제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해서인지 다른 이야기를 한다. 어떤 정책도 그 정책을 만들고 수행하는 사람이 제대로 된 사람이 아니라면 공허한 약속에 불과하다. 부족하더라도 미흡하더라도 그 사람이 제대로 되어 있다면 보완해나가며 만들어갈 수 있다.

우리가 또 다시 휘황찬란한 말장난에 놀아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점을 다시 되새겨보는 날이다.

잊지 말아야 한다. 적폐세력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잠시 숨죽이고 있을 뿐이라는 점을.


#후회는그만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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