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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L Nov 30. 2022

리더십과 팔로워십

두 글자 이름을 가진 음료수는 강하다고 했다. 콜라와 환타, 소주와 맥주는 맛있다. 리더와 팔로워 중, 리더가 뭔가 멋져보이는 이유에 짧은 이름이 주는 카리스마가 어느정도는 영향을 주지 않을까. (아니다.)


리더는 태어나지 않고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리더가 되었거나 되기를 바라는 사람들은 배워야 하는 바가 많다. 부적격한 리더만큼 우스운 게 없다. 우습지 않기 위해서라도 공부하고, 학습해야 한다. 멋져보이는 이름 탓인지, 혹은 성취감 때문인지, 공부와 학습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좋은 리더십은 무엇인지를 고민한다.

운 좋게도 최소한 내가 보기엔 나의 보스들은 좋은 리더십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공부하는 사람들이다.

리더이자 팔로워인 내 입장에서, 팔로워십을 가지고 배워야 하는 면이 많다. 모든 부분에서 동의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좋은 사람이 좋은 리더가 아니라는 것만큼은 인이 박히도록 배우고 있다.


선 자리가 다르면 보이는 풍경이 다르다 했다(웹툰 송곳에 나오는 대사다). 한때 팔로워였던 내가 봐도 내가 리더로 인정할만한 자격이 있는 사람인지를 항상 고민한다. 리더십을 공부하려고 보는 책들에서 팔로워십을 배운다. 좋은 팀원을 고르기 위한 방법에서 내가 좋은 팀원인가를 고민한다. 재미있는 일이다.

리더는 리더이기 이전에 팀원이다. 좋은 팀원이 가져야 하는 모습에서 내가 좋은 리더의 자격이 있는지를 배운다.


리더와 팔로워는 호혜적인 관계다. 사람 간의 관계는 무 자르듯 자를 수 없기 때문에, 어느정도는 내가 하는 만큼 상대도 부응하리라 기대할 수밖에 없다. 내가 먼저 보인 좋은 리더십이 상대를 좋은 팔로워로 만들고, 내가 먼저 보인 좋은 팔로워십이 상대를 좋은 리더로 만든다.

상대가 부응하지 않는다면, 역설적으로 자신이 좋은 리더나 좋은 팔로워가 될 수 있는 역량이 없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관계에의 주도권은 리더가 쥐고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그 책임은 리더에 있다. 극단적인 예를 제외하면, 좋은 팔로워십의 배경은 리더가 만든다.


좋은 리더를 가지지 못한 팀원의 한탄을 들었다. 속상한 일이다. 욕심 많은 그의 성향을 잘 알기 때문에 감히 ‘당신이 팔로워십이 없는 게 아닌지’라고 이야기할 수 없었다. 자신의 학습 기회가 박탈당하는 듯한 느낌을 가질까 걱정된다. 나와, 나의 보스와 함께 일했던 순간이 더 유익했다는 듯한 이야기에 조금은 뿌듯했다. 한편으론 그의 진지한 걱정을 듣는 와중에 이런 기분을 느낀다는 게 부끄러웠다.


그가 자신의 리더에게 가지는 정당한 불만에서 나는 자유로운가를 생각한다. 나의 팀원들에 나는 좋은 리더십을 보이고 있을까. 나는 그저 좋은 이야기만 하는 사람은 아닐지, 정작 나의 팀원들에게는 함량 미달의 사람으로 비춰지는 것은 아닌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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