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단의 나무

by 최은규

화단에 조그만 나무 조금만

옆으로 옮겨 심었더니


모든 이파리 떨구고

밥숟가락을 놓았다


일월화수목금토

누가 보아도 완벽한

식생의 조건


나무랄 데 없는 이 화단의

나무는

지금

나무라 할 데 없다



- 2013년 5월








죽은 나무를 보고 탄식했던

고등학생의 나는 어른이 되어

제발로 화단을 몇 번 옮겼다가

자칫 밥숟가락을 놓을 뻔 하였다


네가 왜 그랬는지

이제 조금은 알겠다

편히 쉬렴, 나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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