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상이 찾아간 대체면 맛집―도토리의 진심을 담은 한 그릇 ‘다람이 임자탕’
한 그릇의 면이 꼭 밀가루일 필요는 없다. 새롭게 등장한 ‘대체면 시대’ 속에서, 전통 곡물인 도토리를 앞세워 건강과 풍미를 동시에 잡은 한 식당이 있다. 남양주 별내동, 삼육대 후문에 자리한 작은 비건 식당, 이름부터 정감 가는 ‘다람이임자탕’이다.
입구는 소박했다. 마치 시골집을 닮은 간판 아래, 다람쥐 한 마리가 들깻잎 사이를 오가는 듯한 상상을 불러일으킨다. ‘다람이’는 말 그대로 다람쥐를 뜻하고, ‘임자’는 ‘흑임자’의 임자, 즉 참깨를 말한다. 이곳은 도토리와 참깨, 그리고 들깨, 세 가지 자연 재료를 주인공으로 삼는다. 진짜 채식 한 상이 궁금하다면, 이곳만큼 정직한 식당도 드물다.
다람이임자탕의 메뉴는 도토리 쟁반국수, 도토리 임자탕, 국산콩 청국장, 국산콩 비지찌개, 도토리전, 보리밥, 그리고 여름철 한정으로 콩국수까지 포함된다. 전 메뉴는 고기 없이 구성된 비건 지향 식단으로, 속 편한 한 끼를 원하는 이들에게 최적이다.
이 집의 간판 메뉴는 단연 ‘도토리임자탕’. 직접 만든 도토리 수제비가 고소한 들깨 국물에 퐁당 빠져 있다. 밥은 따로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허전함은 없다. 도토리 특유의 쌉쌀하면서 고소한 풍미가, 들깨 국물의 깊은 맛과 만나 속을 따뜻하게 채워준다. 첫술을 뜬 순간부터 마지막 한 방울까지, 자극 없이 편안한 맛이다. 이건 몸이 먼저 안다.
다만, 만드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임자탕은 정성이 많이 들어가는 음식입니다. 시간이 급하신 분은 다른 메뉴를 권해드립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함께 시킨 도토리쟁반국수는 새콤달콤하면서도 자극적이지 않다. 일반 밀면처럼 강하게 쫄깃하진 않지만, 도토리면만의 부드럽고 촉촉한 식감이 오히려 담백함을 살려준다. 도토리 가루에 밀가루가 혼합되어 탱글탱글한 조직감을 유지하되, 입안에서는 자연스럽게 풀어지는 부드러움이 인상적이다. 고소한 들깨가 곁들여진 콩나물무침, 그밖에 정갈한 반찬들이 차림을 완성한다.
‘다람이임자탕’은 비건 식당을 지향하지만, 식사는 전혀 빈약하지 않다. 청국장에도 고기가 없고, 비지찌개도 국산 콩으로만 우려낸다. 반찬도 달걀을 제외하면 모두 식물성. 한 끼를 마치고 나면, 고기 없이도 충분히 든든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벽에는 도토리의 효능을 알리는 글이 걸려있다. 도토리에 들어 있는 아콘 산이 중금속과 유해 물질을 흡수·배출시켜 준다는 설명이 눈에 띈다. 도토리 속 타닌 성분은 항산화 작용과 염증 완화에도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성질이 따뜻해서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너무 많이 먹으면 변기가 생기고 혈액순환 장애가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는 점도 함께 명시돼 있어 더욱 신뢰가 간다.
다만 아쉬운 점은 주차 공간. 식당 외부에 차량 두 대가 겨우 들어가는 협소한 공간이 있고, 인근 공영주차장이 없어 노상 주차는 ‘눈치 게임’이 필수다. 하지만 한 번 맛을 보면, 그 불편함도 감수할 만하다.
- 주소: 경기도 남양주시 불암로 25-38
- 운영시간: 매일 11:00~21:00 (매주 금요일 15시까지 영업/토요일 정기 휴무)
- 문의: 031-529-9890
�출처: 시각장애인을 위한 월간문화교양지 하상매거진 2025년 6월호 (통권 제16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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