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상이 찾아간 냉면 & 콩국수 맛집

by 최연신


무더운 여름이면 어김없이 생각나는 메뉴가 있다. 입맛을 살려주는 시원한 냉면과 고소하고 부드러운 콩국수 한 그릇. 찌는 듯한 더위 속에서도 젓가락질을 멈출 수 없게 만드는 여름철 별미다. 여름 입맛을 책임질 냉면 맛집과 콩국수 맛집을 소개한다.


① 함흥냉면 ‘해주냉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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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맛이라면 자신 있다는 ‘맵부심’ 가득한 내가 찾아간 곳이 있다. 바로 ‘매운 냉면의 원조’라 불리는 송파구 잠실 인근의 해주냉면. 이곳은 매운맛 좀 본다는 이들 사이에서 성지처럼 통한다. 1983년 개업 이래 40년 넘게 매운 함흥냉면의 원조로 불리는 맛집이다. 해주 출신 부부가 잠실신천에서 시작한 이곳은 8년에 걸친 연구 끝에 완성한 마법 양념을 바탕으로 매콤한 비빔냉면을 선보이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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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주냉면의 대표 메뉴는 단연 비빔냉면이다. 쫄깃한 면발 위에 붉은 특제 양념이 듬뿍 얹어져 나오며, 진하게 우려낸 한우 사골 육수의 깊은 풍미가 더해져 매운맛과 감칠맛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매운맛은 설탕과 식초를 더해 조절할 수 있어, 각자의 입맛에 맞게 즐기기 좋다. 테이블마다 비치된 ‘냉면 맛있게 먹는 법’ 안내문도 눈길을 끈다. 비빔냉면의 경우 식초 한 바퀴, 겨자 한 바퀴, 설탕 두 스푼을 더하면 감칠맛이 한층 살아난다.


함흥냉면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질긴 면발에도 불구하고 절대 가위를 대지 않는다”는 말이 있을 만큼, 면을 길게 끌어올려 먹는 식감 자체가 해주냉면의 별미로 통한다. 이 집 특유의 쫄깃한 면발은 젓가락으로 감아올리는 순간부터 입안 가득 탄력을 전한다. 혀끝을 강하게 자극하는 특제 양념은 먹는 내내 매운 기운을 퍼뜨려, 어느새 입 안이 얼얼해지고 코끝에는 땀이 맺히기 마련이다.


물냉면은 새콤한 맛과 진한 육수가 어우러지며, 식초와 겨자를 곁들이면 한층 더 시원하게 즐길 수 있다. 해주냉면은 종합운동장 9번 출구에서 도보로 약 10분 거리에 있으며, 매주 일요일과 명절 당일을 제외하고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전 11시 30분부터 저녁 9시까지 운영된다(라스트오더 20:30).


또한 해주냉면은 집에서도 그 맛을 그대로 즐길 수 있도록 밀키트 형태의 비빔냉면 세트를 판매하고 있다. 특제 양념과 한우 사골 육수가 함께 구성되어 있으며, 간단한 조리법으로도 매장에서의 깊은 맛을 구현할 수 있어 택배 주문으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무더운 여름, 매콤한 냉면 한 그릇으로 입맛을 되살리고 싶다면 오랜 전통과 개성 있는 양념 맛을 자랑하는 ‘해주냉면’을 찾아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방문 정보


-주소: 서울특별시 송파구 백제고분로7길 8-16


-전화번호: 02-424-7192


-영업시간: 월요일~토요일 11:30 ~ 21:00 (라스트오더 20:30)


-휴무일: 매주 일요일, 명절 당일


② 평양냉면 ‘필동면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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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동면옥’은 서울 3대 평양냉면집 가운데 하나로 손꼽히며, 평양냉면 애호가들 사이에서 성지처럼 여겨지는 곳이다. 이곳은 평양냉면의 깊은 맛을 고스란히 간직한 노포로써 2대째 가업을 잇고 있다. 단순한 식당을 넘어 서울의 여름을 대표하는 미식 명소로 자리 잡았다. 미쉐린 가이드 서울판에 여러 차례 이름을 올리며 그 품격과 전통을 증명한 바 있는 이곳은, 오랜 세월 냉면 한 그릇으로 묵직한 울림을 전해온 집이다.


그래서인지 이른 점심시간임에도 가게 앞엔 대기줄이 끝도 없이 이어졌다. 길게 늘어선 줄은 잠시 멈칫하게 만들었지만, 회전율이 빨라 생각보다 오래 기다리지 않았다. 손님 대부분이 냉면 한 그릇을 앞에 두고 조용히 식사를 마치고 자리를 뜨는 덕에, 줄을 선 지 30분 만에 무사히 입성할 수 있었다. 내부는 소박하지만 정돈된 분위기였고, 주방에서 뿜어져 나오는 메밀 향과 은은한 육수 냄새가 식욕을 더욱 자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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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동면옥의 물냉면은 한눈에 봐도 깔끔하다. 투명에 가까운 육수는 얇게 기름 띠조차 돌지 않고, 국물 위로 동그란 메밀면이 차분히 자리 잡고 있다. 달걀 반쪽, 편육 한 조각이 가지런히 올려져 있어 군더더기 없는 정갈한 비주얼을 자랑한다. 그 위에 잘게 썬 대파와 고춧가루가 살짝 흩뿌려져 담백한 육수에 칼칼한 숨결을 더한다. 고명 하나에도 허투루 손이 닿은 흔적이 없다. 곁들여 나오는 무절임은 시원한 뒷맛을 책임지고, 식초나 겨자를 더하면 각자의 방식으로 냉면의 풍미를 확장시킬 수 있다. 육수는 심심할 만큼 담백하면서도 은은한 육향을 머금었다. 입안에 넣는 순간 서늘함이 먼저 밀려들고, 이어지는 깊은 감칠맛이 맑은 여운처럼 길게 남는다. 면은 메밀 특유의 부드러운 탄력을 살려 뚝뚝 끊기지 않고, 육수와의 조화 속에서 은근한 고소함을 드러낸다. 별다른 양념 없이도 완결된 맛을 전하는 그릇, 바로 그 정수가 여기에 있다. 개인적으로는 메밀향이 조금 더 짙게 배어 있는, 평양냉면 특유의 투박한 질감을 기대했기에, 다소 정제된 맛이 아쉽게 느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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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빔냉면은 물냉면과 같은 메밀면을 사용하지만, 그 위에 붉은 고추장 양념이 얹히며 전혀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보기만 해도 식욕을 돋우는 매콤한 빛깔의 양념은 과하지 않게 면에 스며들어 있다. 맛은 의외로 자극적이지 않다. 첫 입에는 약간의 단맛과 은은한 감칠맛이 어우러지고, 뒤이어 서서히 올라오는 매운 기운이 메밀면의 고소함과 맞물린다. 특히 양념장의 짠맛이나 단맛이 절제돼 있어 자극보다는 조화에 가까운 맛을 선사한다. 필요에 따라 식초나 겨자를 가미하면 한층 입체적인 풍미로 확장된다.


두 그릇은 서로 다른 매력을 지녔지만, 공통적으로 ‘필동면옥’만의 단아하고 절제된 미감을 담고 있다. 특히 육수의 깊은 맛과 메밀면의 질감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더운 날씨에도 입맛을 잃지 않게 만드는 힘이 있다. 매장은 충무로역 1번 출구에서 도보로 약 4분 거리.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 30분까지 운영되며, 오후 3시부터 5시까지는 브레이크 타임이다. 일요일은 휴무이며, 주차 공간이 협소해 대중교통 이용이 권장된다.


한 그릇에 담긴 전통과 미감, 그리고 오랜 시간 축적된 손맛이 그대로 전해지는 곳. 무더운 여름, 입맛을 되살릴 냉면을 찾는 이들에게 ‘필동면옥’은 단순한 선택이 아닌, 하나의 경험이 된다.


-방문 정보


-주소: 서울특별시 중구 서애로 26


-전화번호: 02-2266-2611


-영업시간: 월요일~토요일 11:00 ~ 20:20 (브레이크타임 15:00 ~ 17:00)


-휴무일: 매주 일요일


③ 콩국수 ‘진주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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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에는 60년 넘게 전통을 이어온 콩국수 전문점이 있다. 바로 ‘진주회관’이다. 1962년 문을 연 이곳은 여름철 별미로 손꼽히는 콩국수의 명가로 자리 잡아 왔다. 진주회관은 경남 진주에서 시작된 ‘삼호식당’을 전신으로 하여, 1965년 서울 서소문동에 자리를 잡은 뒤 지금까지도 3대째 가업을 이어오며 전통과 품질을 고수해왔다. 서울시로부터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되며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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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의 콩국수는 강원도에서 재배 계약을 한 국산 황태콩을 사용해 만든 국물과 콩가루를 섞은 반죽으로 만든 쫄깃한 면이 특징이다. 걸쭉하고 진한 국물은 고소한 풍미를 머금고 있으며, 그 자체로 깊은 인상을 남긴다.


콩국수에 고면을 올리거나 얼음을 넣으면 순수한 콩국 맛을 해치기 때문에 고명을 생략한 채 면과 국물로만 승부를 보는 담백한 스타일이지만, 그 속에 깃든 정성과 노하우는 결코 단출하지 않다. 얼음을 넣지 않았는데도 한입 머금는 순간 이가 시릴 만큼 서늘한 맛이 퍼지며, 제대로 냉기 밴 콩국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양도 푸짐하지만, 한 숟갈 두 숟갈 떠먹다 보면 어느새 그릇 바닥이 훤히 드러날 만큼 자꾸만 손이 가는 맛이다. 국물 한 방울까지도 아까워질 정도로, 고소함이 입안에 오래도록 맴돈다. 함께 제공되는 김치는 직접 담가낸 것으로, 콩국수의 고소한 맛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곁들이기 딱 좋다.


진주회관은 여름철이 되면 하루 4,000그릇 이상의 콩국수가 판매될 만큼 높은 인기를 자랑한다. 특히 점심시간이 가까워지면 가게 앞에는 이미 긴 대기줄이 형성되곤 한다. 그만큼 이곳의 콩국수는 무더운 여름날, 한 그릇으로도 충분히 위로가 되는 맛이다.


가게는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11길 26에 위치해 있으며, 지하철 1·2호선 시청역 9번 출구에서 도보로 약 2분 거리에 있다. 평일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 토요일은 오후 8시까지 운영하며, 일요일은 휴무다.


진주회관은 단순한 맛집을 넘어, 한 세대가 지켜온 맛의 전통과 철학을 품고 있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만나는 정직한 콩국수 한 그릇, 여름날 더위에 지친 이들에게는 더없이 고마운 한 끼가 아닐 수 없다.


-방문 정보


-주소: 서울특별시 중구 세종대로11길 26


-전화번호: 02-753-5388


-영업시간: 월요일~금요일 11:00 ~ 21:00(라스트오더 19:30)/ 토요일 14:00 ~ 15:00 (브레이크 타임 14:00~15:00)


-휴무일: 매주 일요일



�출처: 시각장애인을 위한 월간문화교양지 하상매거진 2025년 7‧8월호 (통권 제16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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