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식증 (冷食症)

by Sung Jong

아그작 아그작

얼음을 씹는다.


금모래에 파묻혀있던

반투명한 수정들,

검정 스트로우로

아- 벌린 입속에 밀어넣는다.


유리틀을 타고

미끄럽게 슬라이드하는,

36.5도의 온도차로

여기지지 않는 친숙함.


간혹 함께 건너들어온

조그만한 것들,

제일 작은 순으로

먼저 잘게 부신다.


그러다-

아주 혼자 남은 별 하나,


찬찬히 감상하고자

혀로,

좌로 우로,

이리저리 굴려본다.


아주 느리게 차오르는 욕조를 보며

괜히 성미가 말라가고,


얄궂은 시간 탓이라며

어차피 소실될 가엾은 아일 잡고

가장 뾰족한 단두대 아래로

기어코- 밀어놓는다.


아랫니의 짙은 마찰력으로

단단히 고정된, 그래, 그 놈.

그 위로 성질급한 윗니가 내려앉고

도도독- 어림잡아 절반으로 갈라진다.


두 개, 세 개, 그리고 다섯 개,

불가피한 폭력의 수열


눈을 질끈 감는다.

아그작 아그작-

다 마신 라떼잔의

얼음을 씹으며.


꾸정물로 뭉갠 어둠 속에서

떨어지던 별 하나.

미처 닿기 전에 이미 녹아

진눈깨비로 흩날렸던 유성우.


무중력의 기억 속에서,

내려앉던 눈꺼풀 사이를 지나

아직 어설픈 힘으로

그 별을 끄집어낸다.


찬찬히, 유유히...

그리고 눈부시도록.


유리잔 바닥에 반사된,

서른 먹은 검은 두 눈동자.


태양열을 먹이로 삼는

저 거칠고 유약한 생물은

가장 바삐움직이는

삶의 계절을 맞아,


과열된 속을 달래고자,


아그작 아그작

별을 씹어삼키는 중이다.


스트레스로 오염된 입속에서

폭발하는 별의 에너지를

그대로 씹어삼킨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얼음들을

하루하루 조금씩 건져네어,


다시, 아그작 아그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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