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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선화 Oct 29. 2021

곰팡이가 질염을 일으킨다고?

<칸디다 질염>에 대해 알아봅시다.

  혹시 외음부 성기가 가렵거나 따가움(작열감), 두부 으깨놓은 것 같은 덩어리진 흰색(또는 초록색, 회색)의 분비물이 관찰되는 질염을 걸린 적이 있으신가요? 많은 여성들이 이런 증상들을 겪어보셨을거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무리해서 피곤하고 몸 컨디션이 떨어질 때 더 자주 발생했던 것 같지 않나요? 이는 바로 캔디다라고 하는 곰팡이(진균)가 원인인 <칸디다 질염, 외음부 및 질 칸디다증>으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외음부 및 질 칸디다증(Vulvovaginal candidiasis>은 1849년 Wilkinson에 의해 처음 보고된 것으로 현재 여성 질염의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에요. 냉이 나온다고 호소하는 비임산부 중 10%, 그리고 임산부에서는 약 1/3의 빈도를 차지합니다. 최근에는 발생 빈도가 점점 증가하는 추세에요. 

  우리가 가장 걱정되는 것은 바로 "칸디다 질염도 성관계로 전염되나요?" 아닐까요? 



칸디다 질염은 성병(성전파성질환)이 아닙니다!!!!
a.k.a. 파트너 치료 필요 없음!


  우선 안심하시고 좀더 알아보죠. 외음부 및 칸디다증의 가장 흔한 원인균은 Candida albicans로 85~90%를 차지합니다. 그 외 칸디다 패밀리인 Candida glabrata, Candida krusei, Candida tropicalis 등도 질염 증상을 나타낼 수 있으며 이런 경우 치료에 내성을 보이는 경향이 있어요 (자주 반복되는 경우를 겪어보신 분들 있으실 겁니다). 

  칸디다는 형태적으로는 분아포자(Blastospores)와 균사체(mycelia) 두 형태로 존재하는데요 분아포자는 무증상 감염과 균체이식 및 증식을 일으키며, 분아포자로부터 발생한 균사체는 조직 침투를 촉진시킵니다. 무증상 칸디다증보다는 통상 증상을 가진 환자에서 균수가 많게 관찰되요. 


   이게 증상이 매우 독특합니다. 하부 생식기관의 상피세포의 침범 정도에 비하여 소양감과 염증이 광범위한 영역에서 일어나게 되는데 아마도 '세포외 독소 or 효소(extracellular toxin or enzyme)'이 이 질환의 병리에 관여하고 있다고 보고 있어요. 또한 이에 대한 과민반응도 외음부 및 질 칸디다증에 관련된 자극성 증상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김재욱, 1986). 


원인

  칸디다증은 쉽게 생각하면 '내 면역력이 떨어지는 상태'에서 잘 발생한다고 보시면 되요. 그래서 재발이 잦은 분들 같은 경우 만성피로 상태나 면역저하 질병이 있는 상태들이 많아요. 그럼 그 원인들은 뭐가 있을까요? 


1. 임신 : 남성, 타인의 유전자가 포함된 아기를 몸 안에서 키워야 하는 상태라 면역이 대체로 저하되어 있어요. 

2. 당뇨병 : 전신 질환 중 대표적인 질환이죠. 당뇨 환자들은 면역이 저하되어있어서 온갖 감염에 취약해요. 

3. 광범위 항생제의 남용 : 내성이 생기니 곰팡이들이 활개치겠죠. 

4. 질의 위생상태 불량 : 당근 위생이 불결하면 더 잘생깁니다. 

  1) 칸디다가 존재하는 대변에 의한 오염!!! (윽!) : 똥 싸고 앞에서 뒤로 잘 닦읍시다. 

  2) 구강 : 오럴 섹스로도... 

  3) 남성 성기 : 남성도 칸디다에 감염되어 있을 수도 있죠. 뭐 성병이라 하기에 칸디다는 거의 우리 피부에 다 있다고     생각하심 되요. 

  4) 질 세척 : 너무 깨끗해서 질 내부 유산균들이 다 죽어버릴 수도 있어요. 

  5) 속내의 : 잘 갈아입읍시다!!! 

  6) 수건 : 이것도 위생이... 글구 칸디다 감염이 있는 사람이 음부 닦고 내가 쓰면 .... 

5. 남성 요인 : 남성과의 성관계 자체가 질 내부의 pH를 변화시킬 수도 있고, 이게 성병은 아니지만 칸디다가 뭍을 수도 있고 그래요. 


증상

   앞에서 이야기 잠깐 했지만 칸디다는 매우 매우 가렵고 작열감이 심할 수 있어요. 이게 대표적인 증상이구요. 그 외에도 치즈 형태 (두부 으깨놓은 것 같은) 질 분비물, 성교통, 배뇨 통증 등이 있습니다. 진찰해보면 질의 홍반과 부종도 관찰 할 수 있어요. 분비물 색깔은 흰색에서 녹색, 회색까지 좀 다양해요. 

치즈 떡진 모양.. 덩어리로 냉이 나와요.


진단

  기본 증상을 듣고 내진을 하여 질 분비물 양상을 확인하고 여러 검사들을 합니다. 

치료

  외음부 및 질 칸디다증은 증상이 있을 때만 치료가 필요할지, 또는 무증상 질염도 치료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아직도 논란이 있습니다만, 임산부에서는 칸디다 질염이 발견되면 신생아의 진균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치료를 적극적으로 시행합니다. 국소 치료(질정)으로 7일간 시행해요. 그 외의 경우의 치료제는 국소치료제(연고, 질정)과 경구 투여제(먹는 약)가 있습니다.



1. 젠티안 바이올렛(Gentian Violet)

  1~2% 용액을 2~3일 간격으로 질점막, 질전정, 음순에 염증이 없어질 때까지 도포하는데 보통 2~3회면 충분합니다. 숙련된 의사가 판단하고 도포해야 하는데 때로는 심한 화학적 외음질염이 발생하거나 환자 속옷에 착색되는 단점이 있어서 현재는 거의 사용 안해요. 


2. 마이코스타틴 (Mycostatin, Nystatin)

  1955이래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미다졸(imidazole) 유도체의 약들이 합성되기 전까지는 가장 효과적인 약으로 각광을 받았었죠. 크림, 연고제, 또는 질정으로 되어 있으며 주로 질정이 많이 사용됩니다. 1일 1회씩 10~14일간 장기간 질정을 사용해야 하는 단점이 있어요. 치료율은 60~90% 정도로 보고되구요 현재는 이미다졸 제제로 대체되는 실정이에요. (저도 잘 안써요.)


3. 이미다졸 (Imidazole) 제제

   1971년 이미다졸 유도체인 미코나졸(Miconazole)이 개발된 이래 현재에는 여러 종류의 '~아졸(~azole)' 의 이름을 가진 이미다졸 유도체가 합성되어 사용되고 있어요. 이들 아졸(azole)제의 치료율은 83.5~96.7%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 약들은 국소 및 경구 투여 둘 다 가능하며 치료율이 높고 재발률이 낮으며 부작용도 거의 없어서(완전 perfect!) 현재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어요. (저도 아졸 계열을 사용합니다.)


  임신 시 질염의 증상이 없을 때는 치료가 필요 없지만, 증상이 있을 때는 태아의 선천성 기형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Pursley et al. 1996) 경구용 플루코나졸(fluconazole)제는 피하고 국소적 요법(질정, 연고)으로 Clotrimazole, miconazole, butoconazole, terconazole, nystatin 등이 모두 이용 가능해요. 경구용제는 또한 모유수유하는 분들에서도 금기!!! 진균, 즉 곰팡이는 성관계에 의해 전염되는 성병이 아닙니다. (모두 마음 놓으시길) 성적 파트너에 대한 치료까지는 일반적으로 하지 않아요. 



4. 국소 스테로이드 보조 요법

  외음부 자극 증상이 너무 심할 시에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되요. 하지만 언제까지나 이는 보조적인 것!




  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지속되거나 증상 발현 후 2개월 이내에 재발할 경우 다시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아요. 1년에 최소 3회의 임상적, 검사적 칸디다 질염이 발병하면 이 때는 '만성 재발성 외음부 및 질 칸디다증'으로 정의할 수 있고 주로 면역이 억제된 상태의 분들에게서 잘 재발합니다. 그래서 주로 현재 갖고 있는 질환 치료를 잘 하거나 또는 먹는 약들을 바꾸거나 끊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해요. 종종 내과가 아닌 산부인과에서 당뇨병을 진단해주는 경우가 있어요. 그래서 저는 칸디다 질염이 자주 발생하는 환자들에게서는 특별히 당뇨 검사를 시행합니다. 이럴 때 당뇨로 진단되서 내과에서 치료를 시작하게 되는 경우도 있어요. 

  칸디다 질염, 가렵고 따끔거리고 리코타 치즈(먹을 때마다 생각날 지도 모르겠네요)같은 냉이 나오면 의심해보고 너무 걱정 마시고, 산부인과 진료를 꼭 받으시길 바랍니다. 재발이 잘 되니깐 평소에도 건강을 잘 챙겨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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