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자들의 병, 매독(Syphilis).
권력자들과 천재들과 함께한 매독(Syphilis)에 대해서
세계사를 공부하다보면 쉽게 듣는 질병들이 몇개 있습니다. 페스트도 떠오르구요. 또한 대표적인 질병이 매독(Syphilis)입니다. 조선시대의 여러 왕들도 매독에 걸렸을 것이라고 추측되고 있고요, 1800년대 여러 천재 음악가들, 미술가들도 매독에 고통받다 세상을 떠났죠. 즉, 여러 합병증도 유발할 수 있고, 심지어 죽음에 다다를 수 있는 것이 바로 매독입니다.
페니실린이란 항생제가 발견되면서 매독은 급격하게 전 세계에서 사라지기 시작했어요. 인류는 모두 매독을 정복했다고 믿었고, 더 이상 관심을 두지 않았어요. 매독 대신에 성전파성 질환인 HIV 감염( AIDS, 에이즈, 후천성면역결핍증)이 이슈가 되었죠. 하지만 최근, 사라졌던 매독이 다시 돌아오고 있어요. 구시대의 유물같이 느껴졌던 매독이 현대 사회에서 더 증가하고 있다는 거죠. 아래 우리나라 질병관리청 통계를 보세요. 의학이 발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독은 꾸준히 증가 추세로 보이고 있어요.
지난 10년간 우리나라의 1,2기 매독의 증가 추세를 보세요. (질병관리청 통계)
<2011~2019년까지의 매독환자 발생자 수 및 증감 (질병관리청 통계)>
그렇다면 대체 매독은 어떤 질병일까요. 매독은 Treponema pallidum 균에 의한 전신감염증입니다. 치료받지 않으면 장기간의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는 성매개 질환(성병!)이고요. 성인에서는 1기, 2기, 지연성, 만기로 나뉘며 저희 산부인과 전문의들이 대개 만나게 되는 단계는 감염된 부위에 궤양이 생기는 1기 매독이에요. 매독은 감염자와의 직접 접촉, 즉 음경, 질, 항문, 구강 등에 직접 접촉 (뭐 겠습니까? 성접촉이죠.)함으로써 감염되며, 임산부의 경우에는 태반을 통한 태아에게 수직감염이 가능하기 때문에 더더욱 중요하고 위험한 성매개 질환입니다.
매독은 단계에 따라 다양한 증상을 보이는데, 보통 1기 매독에서는 외음부에 무통성의 둥글면서 경계가 단단하고, 그 기저는 깨끗한 단일 궤양 (chancre) 이 주 증상이 됩니다. 그러나 궤양은 간혹 다발성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궤양이 생기는 부위는 직접 접촉에 의해 매독이 체내에 침투한 부위이며, 무통성이므로 감염자는 감염 사실을 모르고 지나가기도 해요. 이러한 매독성 궤양은 치료 여부와는 무관하게 3~6주 정도 지속되었다가 사라집니다.
궤양이 외음부에 생겼을 때 매독도 반드시 감별을 해야겠죠? 사실 외음부 궤양에서 가장 흔한 원인은 헤르페스 감염(Herpes simplex virus infection)이지만, 매독 감염의 경우 그 여파가 크고 치료도 달라지기 때문에 외음부 궤양이 있을 때는 매독에 대한 혈청 검사를 함께 시행해야 해요.
1기 매독에서 생기는 궤양 Chancre. 감염된 부위 어디에나 생길 수 있어요.그럼 진단에 대해 알아볼게요. 대개 임상 양상에 근거하여 진단하고 치료하는 경우도 많지만 외음부에 궤양을 보이는 경우 헤르페스 바이러스에 대한 배양 혹은 PCR 검사, 매독에 대한 혈청 검사 및 병변에서 채취한 검체에서 Treponema pallidum 균에 대한 암시야 현미경이나 Direct fluorescent antibody testing이 필요해요. 혹은 외음부 궤양을 보이는 환자에서 혈청 Nontreponemal test 에 양성을 보이는 경우에도 진단 추론이 가능한데요, 이 경우에는 가양성의 비율이 높으므로 Nontreponemal test에 양성인 경우 treponemal test로 확진을 해서 진단해야 해요.
이런 매독은 어떻게 치료를 해야 할까요. 1기 매독으로 진단 받은 경우 치료법은 벤자딘 페니실린 항생제 주사, Penicillin G benzathin 240만 단위 1회 근육주사입니다. 한번만 맞아도 되지만 이 주사가 꽤 아픕니다. 한번 맞은 환자들은 잊지 못한다고.. 단, 페니실린에 알러지가 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이런 경우는 탈감작 desensitization 라도 시켜서 되도록 Penicillin G benzathin 을 맞는 것이 좋습니다. 2차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항생제가 있긴 하지만, 페니실린 보다는 치료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