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액 먹어도 되나요?

세상은 넓고, 정액보다 맛있고 영양가 넘치는 것도 많습니다. 

  우리는 여러 성적 판타지를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대부분 포르노에서 연출된 내용들이 많은데요. 그 중 특히 남성의 성적 환상 중에 여성이 정액을 먹는 장면들이 있어요. 포르노에서도 종종 그런 장면들이 연출됩니다. 그렇다면 정말 정액을 먹어도 문제가 없을까요? 정액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이 생긴다는 소문도 있는데 과연 그건 괜찮을까요? 

 정액은 정자와 그것을 포함하는 점액질의 회백색을 띈 액체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정액의 5%는 정자가 포함되어 있고 나머지는 물로 이루어져 있는 체액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대부분의 경우에서는 정액을 구성하는 성분들은 섭취해도 안전합니다. 입으로 들어온 정액은 일반적인 음식이 소화되는 방식으로 위로 들어가게 되고 위산에 의해 소화가 됩니다. 그러나 매우 드문 상황에서는 정액에 대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사람들도 있어요. 이를 ‘정액 아나필락시스’라고 하는데 매우 드물지만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으로 인해 죽을 수도 있는 상황을 만들기도 해요. 말씀드렸다시피 매우 드물기 때문에 대부분의 여성에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 

  ‘단백질이 풍부해서 괜찮다.’라는 말도 있더군요. 그러나 우리가 섭취할 수 있는 여러 음식들에 더 양질의 단백질이 있기 때문에, 굳이 단백질을 섭취하기 위해 정액을 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또한 단백질 포함량은 매우 적어요. 전체 사정된 액체의 20분의 1 정도죠. 실제 정액에는 물과 정자 뿐 아니라 포도당, 나트륨, 구연산염, 젖산, 마그네슘, 칼륨, 요소, 아연 등, 여러 미네랄이 포함되어 있어요. 이렇게 영양소가 있지만 실제 칼로리는 높지 않습니다. 평균 사정액에서의 정액은 약 5~7kcal 정도입니다. 

  정액은 사람에 따라 맛이 조금씩 다를 수 있어요. 그 사람이 어떤 음식을 먹는지, 건강한지에 따라서 맛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pH 7.26~8.40의 고알칼리성이기 때문에 쓰고 짠 맛이 날 수밖에 없어요. 그러나 파인애플, 오렌지, 파파야, 계피 등이 정액의 맛을 좀더 달게 만들 수 있다고는 합니다. 

  즉, 정액을 먹어도 되지만, 간혹 무방비 상태의 믿을 만하지 않은 파트너와 섹스를 했을 때 클라미디아와 같은 성전파성질환(STI)에 감염된 파트너일 경우에는 정액을 먹음으로써 균에 감염이 될 수 있으며 헤르페스와 같은 피부 접촉으로 인한 피부 감염도 발생할 수 있으니, 실제 정액을 먹는 것을 그다지 추천해드리고 싶지는 않네요. 여러분의 파트너가 마지막으로 언제 검사를 받았는지, 주기적으로 검진을 하는지에 대해서도 자주 이야기를 나눠 보시는 것이 좋겠지요. 

  또한 드물게 정액 알레르기로 인한 아나필락시스 반응이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보통 섹스 후 또는 정액 섭취 후 20~30분 이후에 나타나며 질 주위의 국한된 소양감, 발진, 두드러기와 같은 국소증상부터 시작하여 안면부종, 복통, 호흡곤란 등과 같은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증상까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치료는 섹스를 하지 않는 잔인한 방법인 회피 요법과 콘돔 사용이 있어 왔으나, 최근에는 탈감작법(Desensitization)으로 정액 아나필락시스 반응을 잠재우는 성공적인 치료 케이스들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알레르기 반응은 매우 드문 케이스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경우에서는 두려워하실 필요는 없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피부에 양보하라는 말들도 있지만, 실제 단백질 함량도 생각보다 낮고 피부에 쓸 좋은 품질의 마스크 제품들이 나와 있기 때문에, 굳이 정액을 먹거나 피부에 바르는 것이 더 좋을 거라는 믿음은 잘못된 것으로 보입니다. 취향에 따라서 플레이를 할 때 시도를 하는 것은 나쁘진 않지만 굳이 좋을 것도 없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정말 사랑하는 파트너라면 원할 경우 해줄 수 있겠다하시는 분들만 시도 해보시기 바랍니다. 어디까지나 개인 취향에 따른 것이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