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스드메, 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
벌써 결혼한 지 7년차가 되었지만 난 빨리 결혼한 편이라 친구들은 이제서야 많이들 결혼 하기 시작한다. 그래서 내 인스타그램 둘러보기 피드엔 드레스 사진이 주기적으로 뜨곤 하는데 (친구 결혼식이 있을 때 찾아본 것이 리타겟팅 되거나 나이로 타겟팅 되는 듯 하다) 볼 때마다 드레스를 다시 입고 싶다!
사실 나는 웨딩드레스를 본식 때 밖에 입지 않았다. 그땐 스튜디오 사진들도 정말 비싼 곳이 아닌 이상 좀 촌스러운 느낌이 많았고 그래서인지 스냅사진도 막 유행을 시작하던 시절이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생략해 절약한 것도 아니고 돈은 돈대로 썼다.
뭔가 남들과는 다른, 나만의, 우리만의 결혼 과정을 겪고 싶다는 '오만'에 빠져 드레스를 여러벌 입는 대신 한복을 여러벌 입고 야외에서만 촬영을 한 것이다.
물론 한복 촬영과 그 앨범 자체는 종종 다시 펴 볼 만큼 마음에 쏙 들었다. 하지만 인스타그램에서 자꾸 드레스가 아른거리니 드레스 또한 입어보면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20대 후반이 지나면서 몸무게를 줄이는 일이 한 해 한 해 더 버거워 지는만큼 후회가 된달까...
최근 친한 친구가 결혼준비에 돌입하면서 그놈의 드레스 병이 도졌다. 못 해본 서양식(?) 공주놀이가 너무 하고 싶어진다.
결국 얼마 전 남편에게 우리 10주년 때 스튜디오 사진을 찍자고 말했더니 알겠다고 대답했다. 그 뒤로도 내가 드레스 사진을 보며 '아 이거 너무 예쁘다'며 드레스를 보여주자 그제서야 '구너 진심이네? 그래 진짜 하자! 그럼 백 정도 들겠네.'한다.
오빠 적금들자 나 제대로 찍고 싶거든..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