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구너 Aug 30. 2020

고양이 혹은 청둥오리, 사과 또는 꽃, 그리고 강아지

03.  꿈속에서 널 발견하려 애쓰는 나

고양이 혹은 청둥오리, 사과 또는 꽃, 그리고 강아지

꿈속에서 널 발견하려 애쓰는 나


<3화. 아이를 바란다면 공감할 꿈 이야기>


 아... 또 생리가 터졌다. 이번에는 정말 올 줄 알았는데 매번 덤덤해야지 하면서 또 실망하는 날 발견한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꿈에선 예쁜 강아지가 내 품에 포옥 안겼단 말이다. 강아지 한 마리가 다리 쪽으로 와서는 가라 해도 가지 않고 얼굴을 부비더니 똘망똘망한 눈망울로 날 올려다보았다. 그리고 어느새 강아지가 내 품에 안겨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정말이지 이번엔 네가 올 줄 알았다.


 아이를 원하고 나서는 꿈에 동물이나 과일,   태몽이라고 생각될만한 것들이 조금이라도 나오면 혹시 아기가 아닐까 검색창에 '00 태몽', '00이 나오는 꿈' 검색하는 습관이 생겼다.

착상이 실패했을 땐 남편이 귀여운 고양이 꿈을 꾸었다고 했었고, 그 뒤로 나는 청둥오리, 사과, 꽃, 그리고 얼마 전 강아지까지 다양한 꿈을 꾸었다. 하지만 아직 아이는 우리 품으로 오지 않았다.


 엄마에게 들은 나의 태몽은 '뱀과 꽃'이었다. 엄마는 실뱀이 여러 마리 나오는 꿈을 꿨다고 했고, 외할머니는 엄마가 언니를 임신했을 때 들꽃 한아름을 따다 반은 엄마에게 주고, 반은 외할머니가 들고 있어 둘 째도 딸이겠구나 하셨단다. 나는 외할머니가 들고 있던 꽃이라 그랬던 걸까 외할머니 손에 자랐다. 외할머니는 우리 삼 남매의 태몽을 모두 꿨다. 늦둥이인 남동생 때는 크고 잘생긴 개가 나왔다고 했는데 엄마가 40이 넘은 나이라 처음엔 태몽이라고 절대 생각을 못하셨단다. '저리 가. 저리 가.' 해도 싱긋 싱긋 웃는 것처럼 계속 외할머니 옆에 붙어서 떨어질 줄 몰라 혹시나 해서 엄마한테 물어봤더니 늦둥이를 임신한 게 맞았다고.

 꿈을 맹신하는 것은 아니지만 각기 다 다른 태몽이야기는 어느 것이든, 언제 들어도 신기하고 재미있다. 동물, 자연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태몽은 어차피 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해서 다른 꿈들 보다 재미있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다.


 청둥오리도 사과, 꽃, 강아지도 결국 아이를 만나게 되는 태몽은 아니었지만 태몽 비슷한 꿈은 언제나 길몽이라는 것으로 마음을 달래 본다. 다음번엔 좀 더 활기찬 오리와 더 새 빨갛고 동그란 사과와 생생하고 향기로운 꽃과 어디로 도망가버리지 않고 품에 안겨 날 바라보는 강아지를 기대하며 오늘도 난 꿈을 꾸러, 널 찾으러 떠난다.



[이 세상의 난임부부들과 나누고 싶은 말]


※태몽이란?

잉태에 관한 여러 가지 조짐을 알려준다는 꿈. 꿈으로 잉태 여부, 태아의 성별, 장래의 운명 등을 풀이하는 것을 태몽점이라 한다.

보통 검은색, 큰 크기의 동물 등은 남자아이, 작은 동물, 과일, 꽃, 흰색은 여자아이 태몽이라고 한다.


 ※(재미로 보는) 태몽의 종류

과일과 채소가 싱싱하고 탐스러우면 정의롭고 똑똑하고 재능이 많은 아이

싱그러운 꽃은 명예와 동시 선망의 대상이 될 아이

해를 삼켜버리는 꿈은 권세나 명예를 반드시 얻을 아이

달은 다복하고 재주가 많고 효성이 지극한 아이

산은 높은 지위에 오를 아이

좋은 물은 창의성이 뛰어난 아이



이전 02화 우리는 왜 아이를 가지고 싶을까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