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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노의하루일기 Jan 13. 2019

동심장착! 헬부른 동물원

헬부른 궁전을 둘러보다가 동물원이 있다는 사인을 보고, 동물원으로 갔다. 우리나라 동물원을 생각했는데, 이럴수가. 우리나라랑 차원이 달랐다. 우선 넓은 부지가 있고, 동물과 사람사이의 거리가 굉장히 가까웠다. 그리고 몸집이 큰 동물들, 약간은 위험해보이는 동물들 조차도 담이 낮아서 약간 무서워지기도 했다. 동물원만 거의 2시간 넘게 걸었다.


굉장히 신기한 경험이었다. 동물원이라고 하면 사실 초등학생, 유치원생들을 위한 공간이라는 생각이 컸다. 워낙 어릴 때 갔었던 동물원의 기억은 그닥 신기하다는 느낌은 별로 없고, 냄새나는 공간일뿐이었다. 그리고 조금 자각이 생긴 후 갔던 동물원은 동물들이 불쌍하다는 생각 뿐이었다. 저렇게 좁은 우리에서 살아야만 하다니. 그리고 몇몇 동물원의 동물들은 너무나도 말라서, 안쓰러운 생각까지 들었었다.

 

그래서,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갈만한 곳을 찾아보면서도 '어 사람들이 의외로 동물원을 많이갔네?' 정도의 생각이었고, 굳이 동물원을 찾아갈 생각은 없었다. 어쩌다보니 궁전 안에 있어서 떨떠름하게 가게 된 케이스였는데... 안갔다면 후회했겠다 싶을정도로 좋았다. 엄마도 같은 반응이었다.  시큰둥하실 줄 알았는데, 어린아이처럼 좋아하고, 신기해하셨다. 역시 엄마와 하는 여행은, 엄마가 행복해할 때, 기쁨이 3배, 4배, 100배가 된다.  

 

우리나라 동물원은 인간들의 세계에 동물이 갖혀있는 느낌이었다면, 오스트리아의 동물원은 동물들의 세계에 사람이 다닐 길이 하나 마련되어있는 느낌이랄까. 사자, 재규어, 표범 등등 이렇게 가까이서 보긴 처음이라 생소했다. 아, 그리고 오스트리아는 개들도 사람도 모두 온순한 느낌인데, 여기의 맹수들마저 온순한 인상이여서 놀라웠다. 재규어 발바닥을 만져도 안물것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들만큼, 순하디 순한 인상의 동물들이었다. 스트레스를 안받아서 그런걸까.


넋을 놓고 둘러보다가, 헬부른 궁전에만 5시간-6시간정도 있었다는걸 깨달았다. 잘츠부르크의 다른 관광지들도 구경해야한다는 생각에, 헬부른 궁전에서 나왔다. 동물원이 워낙 넓고 방대해서, 걷는데 힘들기도하고, 시간이 나도 모르는 새에 휙휙 지나가서 돌아오는 길은 조금 초조하게 느껴졌다. 그렇지만, 또 다시 오스트리아를 방문하게 된다고 해도 동물원을 일정에 넣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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