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기괴한 강아지 합법 번식장의 역사

by 송아

동물농장 고발로 이번에 세상에 드러난 이야기.

사실 동물 관련업자로 깊은 곳에 일하면 다 알던 이야기이며 이런 현실을 직시하면서 일을 그만두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우선 해당 영상 유튜브에 올라온 것은 이러하다.

놀랍지 않다.


애견미용학원에 다니면 매일같이 배달되는 실습견들의 생활은 모두 그 정도만 다를 뿐 이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이걸 어떻게 해결할까?


이지경이 된 원인을 알아야 나아질 것이다.

여태 주야장천 사지 말고 입양하라 외쳤지만 안 됐잖은가. 사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유기견 입양만이 아니다.

앞으로 풀어갈 이야기는 이 지경이 된 원인과 한국 개의 역사 그리고 앞으로의 역사를 쓰게 될 당신들이 생각해야 할 일에 관한 이야기이다.



개는 참 신기한 동물이다.


전 세계적으로 인간과 가장 밀접한 관계에 있던 동물이 바로 개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밀접하기만 했게?

인류를 위한 공헌을 한 개들이 얼마나 많은지!


라이카는 최초로 우주에 간 포유류이다.

프리다는 멕시코 지진에서 수많은 사람을 구한 영웅이다.

쿠노는 전쟁에서 총탄을 뚫고 달려 극단주의자에게서 사람을 구했다.


우리나라에도 훌륭한 개가 없지 않다.

천여 년 전 몸에 물을 묻혀 불을 꺼 주인을 구한 오수의 개. 전라남도 남원 오수에 가면 그를 위한 공원까지 마련되어 있을 정도이다.


오수의견 공원의 오수의 개 동상. 이 외에 세계 의견들의 동상이 전시되어있다.

이렇듯 사람과 개가 함께한 것은 정말 오래된 일이다. 요즘까지도 개들은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을 척척 해낸다.


냄새만으로 코비드 19 감염자를 선별해내기도 하고 기계로 찾아낼 수 없는 1기 암 환자를 알아내기도 한다.


이런 개들이 왜 지금 저런 대우를 받으며 태어나고 있는가. 이런 황이 돼버린 건 사실 한국에서 어쩔 수 없는 필연이었다.




우리나라의 개의 패러다임이 변화한 기점으로 가보자.


1984년,

우리나라에서는 개고기 판매가 금지되었다.


잘만 팔고 있고 지금도 개고기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데 무슨 말 이냐고?

아래 영상을 보시라.



우리나라는 정말 미친 듯 빠르게 발전한 나라이다.

정말 어려운 시절 사람도 살기 힘들건만 개를 신경 쓸 여유가 어디 있느냔 말이다.


아주 아주 오래된 과거 기록을 보면 종종 이런 기록도 있지 않던가..

'가뭄에 굶주린 사람이 넘쳐나고 거리에 시체가 쌓이고 사람이 사람을 먹기도.....'


그래서 힘든 시기에 개고기를 먹는 것을 혐오스럽게 생각할 여유가 어디 있겠는가.

나라를 뺏기고 전쟁을 겪으며 사람이 죽어나갔는데 개가 무슨 소용이었던가. 사람부터 살고 봐야지.


그러던 한국이 좀 살만 해졌는지 세계 축제가 열린단다.

이것도 사실 참 씁쓸한 게

88 올림픽이 뚝딱 열린 게 아니다.


원래 아시안 게임을 열려고 했는데 아무런 준비를 할 능력이 안되자 주최 지를 반납하기 이른다. 그런 경험에 이를 갈아 준비해 얻어낸 88 올림픽이었다.


이 얼마나 중요한 국가 행사인가!

온 세계가 88 올림픽에 집중되어 있었다.


그런데 아뿔싸!


외국인들이 글쎄 우리의 88 올림픽을 보이콧을 한단다.


"인간의 친구인 개를 잡아먹는다니! 이를 금지하지 않으면 우리는 한국의 올림픽을 보이콧할 것이다!"


그래서 위와 같이 보신탕을 금지하고 혐오식품들로 규정했더랬다.


이 일에 생업을 잃은 사람이 얼마나 많았을지? 그뿐인가, 올림픽으로 올 세계 사람들에게 한국을 어떻게든 좋은 모습으로 보여줘야 했으니 흉한 건물들은 철거를 했다. 심지어 사람들이 살고 있는 집들도 때려 부쉈다. 어느 정도였냐면 아이들이 자고 있는 집까지 부수려 들어 아수라장이 따로 없었단다.


개들은 잡아먹지 말라고 하고

사람 사는 집은 부숴버렸다.

그야말로 세계에 보여주기 위해 사람이 개만도 못한 취급을 받았던 것이다.


이런 난리통에 성공적으로 올림픽을 마무리 한 한국이었다. 88 올림픽은 우리나라를 세상에 알린 엄청난 일이었다.


그리고 이 일로 국가가 발전한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이때 한국 사람들은 알게 된다.


"보통 세계는 개를 먹지 않는구나?.."

"개가 인간의 친구라고? 애완견? 애완동물?"


그 옛날에 어느 나라 황실견이니

품종견이니 뭐 그런 이야기가 세계에 있던걸

한국이 아주 모르는 일은 아니었지만


한국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개는 먹을 수도 있는 가축 중 하나였더랬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농경사회로 일꾼 가축은 엄연히 '소'였 기도 했다.

사람도 먹고살기 힘든데 개를 동물권을 생각할 여유가 어디 있는가?


하지만 88 올림픽을 기점으로 한국에서 개의 인식이 좀 달라진 것이 사실이다.


여유가 좀 있는 사람들은 비싼 개를 사들여 키웠다.

사실 과거에도 단란한 가정에 강아지 한 마리쯤은 키우곤 했지만 그때와는 조금 다른 의미가 되었다.


여유 있어 동물을 키울 재력이 되는 모습,

게다가 그 개는 귀한 혈통견.


개를 데리고 시골집에 간 나에게 친척들이 한 말이 기억이 난다. 마당에 매어있던 발바리와 내 개들을 완전 다른 종 취급을 하고 신기해했다. '이런 개들'은 고급 개라는 것이었다.

우습게도 내 개중 한 마리는 완전히 믹스견 그 자체였다.

미디어로 지금껏 반려동물 문화를 접한 사람들도 그러한데, 실제 그 당시에는 어땠을까.


88 올림픽을 기점으로 고급개를 키우려는 부자들이 생겨나고 어디선가 고급개를 구해와야 했다.


그리고 사실 개가 어디 부잣집에서만 기를 수 있는 동물이던가?

가축이 아닌 애완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이제 경제적 발전과 인식 수준이 달라지며 '애완'이라는 말조차 금기시되며 애완견은 반려견이 되지만

이 발전은 너무도 빨리 일어나서

앞서 이야기했듯

아직도 의식이 바뀌지 않은 사람들이 참 많다.


의식이 인식이 어떻든 간에

이렇게 반려견 산업은 산업계에 한몫을 하게 되었고 개를 생산하는 번식업은 단단한 뿌리를 어딘가 불편하게 내리게 되었다.


그런 개들을 수입하고 번식시키고 팔았던 업계는 어떻게 발전 왔을까.

배운 게 도둑질이지 않던가.

그 과거의 개를 가축으로써 키우는 데에 몰두하는 사람들의 단체가 바로 현재 개의 품종을 관리하는 단체의 전신이다.


세계를 따라간다며 진돗개니 하는 걸 견종으로 등록하고 애썼지만 어디 뱁새가 황새 따라가는데 가랑이 안 찢어질 리가 있던가.

그런 국가적 사업을 할 때보다 요즘 인플루언서의 진돗개 소개가 더 효과적이기에 이른다.

(발발이를 견종 등록하고 친근하게 사람들이 키우는 개로써 이미지 마케팅을 좀 하지 이걸 왜 안 하는지? 코리안 숏 헤어를 숙종의 황실 고양이로 왜 못 만드는 거냐? 일본 시바견을 콩시바로 만들어서 온갖 마케팅 하는 걸 좀 배워라...)


인간의 사회에 의미니 의식이니 하는 것들은 경제의 발전만큼이나 빠르게 변화하기 어렵다.

결국 돈으로 굴러가서 한국의 반려견 시장의 시작은 가축으로 쓰이던 개와 다른 품종견을 비싸게 판매하는데에서 시작되었고 그 시작에 뛰어드는 사람들은 당연히 기존에 개를 키우던 사람들이었으며 그들은 개를 가축으로써 다루던 사람들로 본래는 사육, 번식, 도축까지에 걸친 업자들이었다. 그들에게 있어서 기존의 판매가보다 단가가 높은 상품이 얼마나 매혹적이었겠는가.


품종견을 비싼 값에 수입해 와서

바로 파는 것보다 새끼를 태어나게 하면 몇 배 돈을 벌 수 있었다.

최대한 새끼를 '뽑아내'야 했다.

새로 수입해 오는 것보다 근친을 벌이는 게 더 단가가 싸게 먹혔다.

이들에게 이는 생계수단이지 학문적인 연구 같은 내용은 뒷전이었다. 요즘에나 근친의 생물학적 위험성을 상식으로 안다. 과거에 그것은 의식적으로 사람에게만 금기시된 것이었다. 생업이지만 전문성은 없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번식장의 문제는 점차 수면 위로 올라왔고 많은 사람들은 이런 번식장의 행태를 비난한다. 하지만 생업을 갑작스럽게 동물학대라며 없애버릴 수는 없었다.


그래서 법을 만든다.

갑자기 법을 만드려니 이와 관련된 전문가도 없고 이런 배경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사람도 없다.

있더라도 그런사람들의 자문을 구하는데에 돈을 들이지 않는다. 돈도 안 들고 간편한 해외 따라하기가 우선시 되는데 이게 잘 될리가 없다. 그 법이 있는 나라의 기반은 우리나라와 너무도 다르다. 88올림픽을 겪지도 않았고 우리나라같은 수준의 번식장은 있지도 않다.

그러니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시설물에 대한 규제이다. 한 마리가 갖는 공간면적 따위를 제제하는 수준이다. 이걸 계속해서 감시할 수 없는 노릇이며 그동안 해 오던 게 있으니 감사가 나오면 그때만 합법적으로 꾸며 통과하고 나면 계속하던 대로 하면 된다.


이런 구조로 싸게 대량으로 번식시켜 판매하는 게 이미 시장에 자리 잡혀있는데

정상적인 윤리 수준으로 번식하면 단가가 맞을 리가 없다.


강아지 번식업을 한국에서는 무조건적으로 눈살을 찌푸리고 본다. 사지 말고 입양하라고만 외쳐댄다.

윤리적인 잣대를 들이대지만 배경이나 뚜렷한 해결법은 없다.


하지만 강아지를 키우고자 하는 사람들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애견산업의 크기는 커져만 가고 있다.


그냥 하지 말라고만 한다.

강아지가 태어나는 곳이 점점 음지가 되어간다.

돈을 벌지도 명예를 얻지도 못하는 브리더로써 자부심을 갖는 제대로 된 브리더를 찾아보기 어렵다.

브리더가 생업인 사람들은 절대 정상적으로 윤리적일 수 없는 구조이다.




세대는 교체되고 있다.

사실 지금은 또 다른 과도기이다.


아직 동물권에 개와 고양이만 동물로 취급하는 자들이 권력을 쥐고 있지만, 이제 한편에서는 철새도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람들은 똑똑해졌고 주리지 않는다. 윤리적 의식 수준은 날로 발달한다.

하지만 또 질척 질척 과거의 산물들이 남아있는 게 요즘이다.


사실 사람 사는데 거기서 거기이다.

현재 내가 거주하는 캐나다에 한국식 끔찍한 수준의 번식장은 없지만 뒤뜰 브리더(Backyard breeder) 문제는 계속되고 있다.

그들은 아마추어 브리더로써 윤리적인 브리딩에 대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

산책이나 기본적인 것들을 제공하지 않고 뒷마당 정도만 오가며 번식만 시킨다고 해서 Backyard breeder이라고 부른다.

층층이 쌓인 철장에만 갇혀 번식만 하고 불법 수술까지 받는 우리나라 개들에 비하면 우스운 수준이긴 하다.


선진국에서는 도그쇼를 도그쇼로써 즐긴다.

도그쇼는 개의 품종의 전문성을 겨루는 대회이다.

가장 그 견종답고 건강한 강아지가 1등을 한다.

그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위해서라면 당연히 전문적인 브리딩을 해야만 한다.

당당히 링을 돌기 위해서는 핸들러와 교감도 필요하다.


어린이 핸들러들도 많고

그냥 도그쇼를 구경하러 오는 가족들도 많다.

단 한 마리를 키우는 개인이 도그쇼에 나가서 상을 받아오기도 한다.


도그쇼를 즐기는 사람들은 그런 쇼장에서 멋진 반려견을 가족으로 맞이하곤 한다.

"당신의 명함을 받을 수 있을까요? 나는 오늘 챔피언의 아이를 입양하고 싶은데요."


견종 동호회처럼 같은 견종끼리 모여 기념사진을 촬영하기도 한다. 실제 친척 강아지 가족을 만나 반갑게 인사하기도 한다.


물론 이들도 유기견을 입양하는 것을 지향하며 때론 유기견을 입양한 나는 착한 사람이라는 유기견 훈장을 치켜세우기도 한다.

하지만 동물권 문제의 해결책으로 유기견 입양만을 외치지는 않는다.


분명 세상에는 유기견이 아닌 개들이 더 많다. 애초에 키워오던걸 버려야 유기견이 생기는 법이다.


유기견이 당장 너무나도 많으니 할 수 있는 일부터 하자 보면 유기견 입양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지만

분명 근본적 해결책은

유기견을 죄다 입양시키는 것이 아니다.

유기견을 모두 입양시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러니까 번식장을 무조건 막는 것이 우선시 되기보다 자신의 일에 전문성을 갖고 윤리적 과학적 지식이 있는 브리더를 육성할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애견산업 자체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 하지만 이미 전반적으로 걸쳐져 있는 문제가 깊은데 이게 얼마나 변화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많은 방송인과 인플루언서들이 유기견을 입양하지 않거나 품종견 품종묘를 키우면 지탄받기도 한다. 나는 그들이 동물을 얼마나 위하는지 그리고 끝까지 지켜내는지 보여주는 것이 유기견 입양만큼이나 선한 영향력이 아닌가 생각하는데 세상은 그러지 않나 보다.


우리나라에서 도그쇼는 그들만의 리그이다.

즐기는 사람도 없고 출전하는 켄넬도 소수이다.

그 의미조차 제대로 아는 사람이 손에 꼽는다.


좋은 켄넬도 분명히 있지만,

결과주의 사회에서 대회 1등을 위해서라면 시험날만 완벽하면 된다. 1등 감 강아지들이 아니면 폐급으로 취급하여 그들에게 윤리적인 기준을 따르지 않아도 1등 강아지가 나온다.


어차피 그들만의 리그인데 무슨 소용이람.


개개인의 지식수준이나 윤리적 의식이 엄청나게 성장을 이루고 세대교체가 되고 있는 만큼 분명히 변해가긴 할 것이다.

이 글을 읽은 당신이 어떻게 생각하던 결국 당신 하나도 또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볼 수 있고 또 다른 한마디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세상은 변해가고 있다.


내가 걱정하는 점은 에두르고 에둘러 먼 길을 돌다 보면 길을 잃지 않을까 하는 점이만, 똑똑한 우리 민족은 또 어떻게 던 우리 방식으로 해낼 것이라 믿는다. 그 길이 조금 더 바르고 곧게 좋은 결과로 향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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