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 프롱칼라와 초크 체인이 금지되었다고요?

by 송아

나는 어린 시절 동물이 나오는 TV 프로그램들을 애청했었다. 방송에서는 말 안 듣는 강아지를 훈련사가 뚝딱 고쳐냈다. 목줄을 잡아채는 방식을 많이 이용했는데 목줄을 확확 잡아채면 마법처럼 순해졌다. 목줄은 항상 가는 쇠사슬로 되어있었다. 올가미처럼 만들어져 확 잡아당기면 조여지는 구조의 초크 체인이었다.


'강아지는 저렇게 가르치는 것이군!'

아마 내 동년배들 많이들 이렇게 생각했을걸?

나도 그렇게 성인이 되었다.


물론 강아지를 키우기 시작하며 그런 목줄이 개에게 고통을 준다는 것을 인지하기는 했지만 말 안 듣는 개를 고치기 위해서는 그래도 된다는 인식이 기저에 깔린 뒤였나 보다.

나는 과거 훈련을 위해 초크 체인도 썼었다.

아주 오랫동안 후회하는 부분이며 직접 겪었기 때문에 어떤 문제가 어떻게 일어나는지 사무치게 알고 있다. 이 이야기는 추후 다시 자세히 다루려 한다.


국제인증단체들이 꼭 이야기하는 규칙이 있다.

“least intrusive, minimally aversive.”


앞글자를 따서 LIMA라고 한다.

쉽게 설명하자면 동물을 가르칠 때 최소한의 자극을 주고 최대한 불쾌하지 않게 하며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전기충격 목걸이, 초크 체인, 프롱칼라는 금기시된다. 허용되는 줄은 하네스, 일반 목줄, 홀터 독 칼라 같은 것들인데, 더욱 선진화된 단체에서는 홀터 독 칼라도 논쟁의 대상이다.


몇 나라에서는 이런 국제인증 단체들이 금기시하는 목줄을 판매하고 사용하는 것을 법으로 금지했다고 한다. 프롱칼라에 대해서 검색하면 쉽게 찾을 수 있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그렇게 금지했다는 나라 중 캐나다가 껴있었고, 나는 곧 캐나다에 갈 것이었다. 나는 캐나다를 막연하게 선진국이라고 생각했고 많은 사람들이 강아지의 천국이라고 내게 이야기해주고 있었다. 그러니까 솔직히 기대를 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지.


마침 캐나다 비자 수속 이야기 중 꼭 등장하는 LMIA는 LIMA와 꼭 닮은 모양새의 글자라서 나는 한인 커뮤니티에 LIMA에 대한 이야기를 던져보며 프롱칼라에 대해 물어봤다.


돌아오는 답은 잘만 팔고 있다는 것이었고, 이미 그것을 사용하던 사람들은 날 선 반응을 보여왔다. 캐나다의 아마존에 검색해보니 전기충격기도 쏟아져 나온다.

알아보니 금지는 일부 지역에 한정된 것이었다. 금지를 했다가 철회되기도 하고 아주 난리인가 보다.



사실 불쾌감과 고통을 줘서 훈련시키는 도구들을 금지시키는 건 어려운 일이다. 가장 큰 원인은 경찰견 등의 사역견에 있다. 일을 가르치는 데에 이미 초크 체인이니 프롱칼라같은 걸 써서 가르쳤기 때문에 그걸 안 써버리면 일을 시킬 수가 없다. 계속해서 그런 도구로 훈련을 하던 사람들은 그것을 쓰지 않고 개를 사역견으로 가르치는 방법을 모른다.

당장 사역견을 써야 하는데 문제가 생기는 상황.


그래서 법으로 저런 목줄을 못쓰게 할 수 있는 나라들은 동물과 제대로 소통하고 폭력 없이도 가르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실제로 법제화된 나라들을 살펴보면 동물에 관한 부분이 매우 선진화되어있음을 크게 느낄 수 있다.


그러면 한국은?

아서라, 이런 걸 논할 때냐. 뭣이 중헌데.

TV에서 떡하니 프롱칼라를 권장하고 개를 잡을 때나 쓰는 올가미를 훈련도구라며 들고 나오는걸.

도구를 안 쓰면 안 쓰는 대신에 밀치고 땅에 내리꽂고 목을 옥죄면서 이 정도는 괜찮다고, 엄하게 가르쳐야 하는 상황이라고 하는 걸.


개에게 있어서 산책 줄은 마치 우리가 산책할 때 신는 신발 같은 것이다. 여러 매체의 영향으로 마치 공식처럼 어떤 줄이 좋은 줄이며 어떤 상황의 개에게는 이런저런 줄을 써야 한다고 알려졌는데 마치 이런 느낌이다.

'축구를 할 때는 축구화를 신어야 해. 일반 운동화로는 축구를 할 수 없어.'

돼지 오줌보 공으로 맨발로 축구하던 시절도 있었더랬다. 물론 좋은 신발을 신으면 좋기야 하겠지만, 축구화를 신었다고 갑자기 조기축구회 회원이 국가대표처럼 축구를 할 수 없다. 일반 운동화를 신었다고 해서 국가대표가 축구를 못하지도 않고, 축구화를 안 신고 운동화를 신었다고 축구를 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산책 줄에도 권장 사항이 있지만 절대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산책 교육에 도움이 된다는 줄을 했다고 해도 제대로 된 교육을 동반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오히려 본격적인 정식 교육에 임할 때 더욱 어려운 상황에 처하거나 잘못된 사용으로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여러 매체에서 산책 교육에 도움이 된다고 가볍게 소개한 헤드 칼라 같은 경우는 비인도적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크며 최후의 수단으로 해당 도구를 완벽히 이해한 전문가를 동반하여 사용되어야 한다고 경고되는 도구이다.


강아지에게 산책 줄은 안전을 위한 도구라는 것을 기억하자.

통제 또한 안전의 범주 안에 들어가야 한다.

통제가 우선이 되면 그것은 산책을 위한 줄이 아니라 행군을 위한 줄이 되어버린다.

산책 교육을 한답시고 행군을 가르치려 하지 말기를,


제대로 된 산책 교육은 줄이 없어도 산책을 할 만큼의 매너를 가르치는 것이다.

그저 편안하고 즐겁게 걷고 풍경을 바라보고 공기를 느끼며 함께 걷는 것이 산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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