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아르코 발표지원 선정작
모서리가 톱밥을 흘릴 때였다
허공을 떠도는 말은 아귀가 맞지 않은 틈처럼 자랐다
꺾쇠의 자세보다 깊어진 옹이들
먹선이 지워질 때마다 맞춤 제작으로 소문난 목공소에도 사람들이 떠나갔다 귀로 몰려간 뒷말이 마지막 인사처럼 길어질 때면 숭숭하게 불어오는 휘파람에도 헛것들이 몰려간다는 소문이다
이제는 녹슨 이야기만 남은 곳
한쪽으로 부는 바람도
허밍으로 들썩이는 화술 같았다
꽃가루 같은 말은 어디까지 날아갔을까 심지 굳은 목수의 대패질은 달아난 말을 두껍게 깎을 뿐이다 장도리를 든 팔뚝에 힘줄이 돋는 동안 웃자란 말에 못을 박는 오후
통째로 날아간 말은 꽃이 되지 못했다
구부러진 대못 사이로 누런 잇몸만 기웃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