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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이 Jan 28. 2022

이것이 글이 될 수 있을까

 “생각이 가는 대로 써내려갔으므로 두서가 없어 수필이라 했다.” -홍매-



 참 아름다운 문장이다. 생각이 가는 대로 써내려갔다. 생각 없이 써내려간게 아니라 생각이 나아가는 방향으로 써내려갔다. 지금 내 글이 그렇다. 생각이 가는 대로 써내려가고 있다.

 이 글자들이 모여 글이 될 수 있을까?

 나는 오늘 곰곰이 생각했다. 나는 무엇을 하며 하루를 보내는가? 내 하루는 온전히 나의 하루를 보내고 있는가?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이 너무 철학적인가? 아니면 겉멋이 든 건가? 글을 주기적으로 쓰면서 쓸데없는 생각이 든다. 이게 쓸데없는 생각일까? 또 생각을 던진다. 엊그제 읽은 그림책 한 권이 떠오른다. ‘생각하는 개구리’, ‘또 생각하는 개구리’

 개구리가 이 길은 누구의 길일까? 이 길의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생각한다. 팔짱을 끼고 생각한다. 나를 보는 것 같다. 그냥 하루 종일 이런저런 생각을 한다. 이 생각이 글이 될 수 있을까? 이 글이 이번 주제랑 맞을까? 이 글을 누군가에 시간을 내서 읽을까? 일어나서도 생각하고 앉아서도 생각한다. 그리고 누워서도 생각한다.

 밥을 하다가 이 생활이 글이 될 수 있을까 생각한다. 아이를 씻기다가 이 육아의 현장이 글이 될 수 있을까 생각한다. 글이 된다는 건 무엇일까 또 생각한다.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문다. 그리고 끝내 생각을 끝맺음하지도 못한다. 그래서 글을 쓰지 못한다. 그래서 또 생각을 한다. 글을 쓰기 위해서… 다른 사람의 글을 읽다 보면 내 글이 하찮게 느껴진다. 그냥 내 방식대로 쓰는 거라 무언가 다른 사람 눈에 못 배운 티가 나는 글일까 겁이 난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나의 날 것의 글들을, 나의 날 것의 단어들을. 다른 사람이 봤을 때 감탄사가 나와야 꼭 글인가? 좀 뭔가 부족한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어도 글이지 않을까? 하지만 막상 글을 누군가에게 보여줘야 하는 순간이 오면 겁이 난다. 이게 나의 생각의 글이고, 나의 생각이 자꾸 반복되는 일상의 쳇바퀴가 되었다. 이렇게 생각 가는 대로 써 놓고 또 생각한다. 이게 글이 될 수 있을까? 이 글이 수필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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