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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은 운명을 어떻게 재설계하는가

리더들을 위한 명상 소사이어티 '센터원' - 고요의 바다 2기(5회기2)

by 기미우 Mar 17. 2025

위빠사나에서 강조하는 아니짜(Anicca, 무상)는 모든 형성된 것이 본질적으로 영원하지 않음을 뜻한다. 순간순간 변화하는 몸의 감각과 감정들을 있는 그대로 지켜보면, 우리는 점점 더 깊이 자기 자신을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이 무상의 진리를 몸과 마음으로 체득하는 것이야말로, 위빠사나가 궁극적으로 일깨우려는 통찰의 핵심이다.



부처가 설한 ‘대념처경’이나 고대 수행 담론들은, 이미 인류가 오래전부터 몸의 움직임과 감각을 정밀하게 지켜보며 ‘모든 것은 변화한다’는 지혜를 체득해왔음을 알려준다. 하지만 이 지혜는 단지 고대 종교 전통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현대 뇌과학 또한 이 수행이 실제로 우리 뇌에 미묘한 변화를 유도함을 밝혀내며 부가적인 설득력을 제공한다. 즉, 인간은 알아차림과 관찰을 통해 시냅스를 재배열하고 감정의 자동 반응 패턴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즉 매 순간 의식적으로 감각을 좇아가면서 “아, 지금 이만큼 분노가 올라오고 있구나”, “이렇게 즐거움을 갈망하고 있구나” 하고 성찰하는 순간마다, 우리 뇌 신경망은 새롭게 연결되고 재구성되며 의식의 차원은 높아진다.



관찰이 일상에 깊이 뿌리내리면, 비록 바쁘게 움직이는 순간에도 의식은 확장되어 간다. 걸을 때나 먹고 마실 때, 심지어 대소변을 볼 때조차 내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미세한 변화를 분명하게 감지해본다면, 일상이 곧 명상의 장(場)이 될 수 있음을 자연스레 깨닫게 된다. 앉아서 호흡에만 집중하는 것만이 명상이 아니라, 모든 순간에 깨어 있고 주의를 기울이는 태도가 곧 명상이다. 이렇게 육체와 정신 사이에 자리 잡은 무의식적 반응을 하나씩 의식의 빛 속으로 불러오는 과정을 거듭하다 보면, 이른바 ‘번뇌즉보리(煩惱卽菩提)’—번뇌가 곧 깨달음이라는 말—의 진의를 온몸으로 깨닫게 된다. Asi님이 말했듯, 분노나 감정적 번뇌가 갑자기 치솟는 순간이야말로 절호의 기회다. 그 감정이 일어나고 있음을 알아차리는 즉시, 곧장 휩쓸리지 않고 오히려 미세한 변화를 차근차근 지켜보면서 ‘왜 그것이 생겨났는지’를 관찰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원인을 비추어보는 그 순간부터 번뇌는 스스로 소멸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그리고 결국 그런 감정적 동요 자체가 본래 얼마나 불안정한 것인지, 몸소 경험으로 깨닫게 된다.



그렇게 모든 순간을 분명하게 알아차리는 ‘삼빠자나(sampajāna)’의 태도가 습관화되면, 지극히 단순한 행위 속에서도 생멸하는 감각의 흐름이 한층 선명하게 드러난다. 결국 이것은 자기 운명을 스스로 바꾸는 가장 빠른 길이 된다. 운명은 거창한 신비가 아니라, 바로 내 무의식의 근저에 자리한 패턴들이 빚어내는 현실의 총합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는 이 여정은 오롯이 자기 내면을 관통하며 자각을 넓혀가는 과정이다. 모든 것이 변화한다는 사실을 내면 깊숙이 체화한 사람은 더 이상 그 무상함에 매달리지 않는다. 결국 위빠사나가 던지는 메시지는 단순해 보이지만 인간 인식의 거대한 지평을 열어젖히는 열쇠다. 그것은 우리가 결코 바꿀 수 없을 것 같았던 고락의 윤회에서 벗어나, 마침내 순수한 알아차림 속에 머무르는 법을 깨치는 일이다. 그리고 그 길 위에서 우리는 매번 더 깨어 있는 존재가 된다.

30~50대 사업가들이 매주 토요일 오전 해방촌에서 모여 마음공부 수업을 하고 있다. /센터원 제공








<고요의 바다 교육 안내>

일정 : 4/5 개강, 5/10 종강

일시 : 매주 토요일, 오후 2-5시(3시간)

구성 : 총5회기

대상 : 명상 입문자, 명상을 체계적으로 배우고 싶으신 분

장소 : 서울 용산구 신흥로 11 센터원 3층 (해방촌)

교육비: 95만원 (입금 계좌: 우리은행 1005-500-407305 (주)캐럿글로벌)

*교육 기간 중 수업과 별도의 리트릿이 진행될 수 있습니다.


<고요의 바다 둘러보기>

1회기: 고요로 들어가는 문

2회기: Sati를 잡는 호흡법

3회기: 깊은 고요에 머무르기

4회기: 바라보기의 시작

5회기: 순수의식의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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